가뿐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법 -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좋은 사람들에게
바바라 베르크한 지음, 장윤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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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아니요라고 말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애초에 아니라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아니라고 말해놓고 그 다음 일이 두렵기까지 하다. 내 마음 속에서는 아니라고 말하는데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이 아이러니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아니'라고 말하기까지에는 총 3개의 단계가 있다. 첫번째는 세상의 모든 사소한 것들과 거리를 두는 것이다. 한 두번쯤은 다들 들어봤겠지만 결코 쉽지 않은 남과 나의 경계를 구분 짓는 일을 말하는 것이다. 아니라고 말을 하고 싶다면 연결된 것이 아니라 경계를 지어 나 자신을 되찾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한다. 내 일이 아니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내 일로 다가오게 되면 이것부터가 결코 쉽지 않다. 저자의 말 중에서 기억 남는 구절이 하나 있었다.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도 도움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도움을 받을 의향이 있어야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해서 모든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는 생각의 지옥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아니라는 생각을 마음 속으로 하고 있지만 말을 못하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머릿속에 떠오른다. 이게 바로 생각의 지옥이다. 저자는 이 지옥 같은 생각들에게 부드럽게 말을 걸어 마음을 가라앉히라고 말하고 있다. 정말 다양하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우리의 머릿속을 떠다니기 시작하면 우리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우리를 보호하려고 하는 이 생각들로부터 잘 벗어나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이로운 생각으로 바꾸게 하는 연습 노트도 준비되어 있다. 세 번째는 드디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아니라고 말을 하는 것은 단호하게 잘라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부탁, 이해, 존중 등의 단어가 함께 등장하는 데 '아니'라고 말하는 거절과는 참 상반된 단어들이지만 이 단어들과 함께 할 때 비로소 우리는 거절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거절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책에서는 거절 뒤에 오는 다툼도 어떻게 하면 잘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당장 가뿐하게 아니라고 말을 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노력하거나 연습할 수 있다. 우리 자신을 존중하고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이해를 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거절할 때 시간을 조금 가지며 현명한 판단을 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차근차근 우리는 제대로 된 거절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잘 습득해 가는 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었을까란 생각으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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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좋은 행동 습관 - 심리적 맹점을 파악해 불행을 피하는 방법
류쉬안 지음, 원녕경 옮김 / 정민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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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좋은 행동 습관이라는 것이 있을까란 생각이 먼저 들게 한 책이었다. 아마 어떤 습관들인지 궁금해 할 '어른'이 꽤 많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에는 총 3개의 파트로 어른들을 위한 행동 습관을 제시한다. 3개의 파트는 불상사, 속임수, 소인으로 말미암은 불행을 피하는 법이라고 명명되어있다. 읽어보면 왜 이 3가지의 주제가 어른들을 위한 좋은 행동 습관인지 아주 잘 알게 된다. 가장 먼저 다루는 '불상사'에 대한 이야기는 진짜 불상사로부터 시작된다. 아마도 어른이 아닌 아이들에게는 발견되지 않나 싶긴 하지만 어릴 땐 그런적이 없었던 기억이다. 어른이 되어서야 고정된 습관들로 인해 생긴 불상사를 말하는 것인데, 예를 들자면 나의 뇌가 이미 습관화되어 있는 부분들은 절전 상태를 유지하며 당연히 행동들을 진행하는 것이다. 


출근할 때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머리를 정돈한 후, 옷을 챙겨입는다. 그런데 어느 날 집을 나오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뭘 빠뜨린 게 있었던가. 저자는 우리가 양치질을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하는 것도 이 습관 속에 녹아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습관화된 상황들에서 우리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그 다음의 습관을 이어 나간다고 한다. 그게 바로 불상사의 시작이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기로 했는데 잠깐 커피를 사러 간 후, 바로 출근을 했다. 아이는 차에 둔 채로 말이다. 커피를 샀으니 바로 출근을 해야 한다는 습관이 발동한 것이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우리는 버그를 만들어야 한다. 평소다운 습관들 속에 하나씩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우리가 당연시 움직이는 것들로 인해 잃어버리는 것을 막아볼 수 있다.


그 다음은 속임수와 소인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불상사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른으로써 살아내면서 생기는 문제점들에 대한 행동, 그리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이 표지와 다르게 내용은 아주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을 읽는 내내 했다. 중간중간 그림으로 표현한 부분들이 등장하는데, 읽은 내용에 대한 이해를 더 높여주는 효과를 주기도 했다. 딱 3가지로 압축해서 어른을 위한 좋은 행동 습관이 무엇인지, 우리가 살면서 불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떼어놓고 잘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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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5-17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치질 여부를 기억하는 것도 습관이란 표현에 빵 터지게 하네요.ㅎㅎ
 
정체성 수업 - 자신에게 몰두하는 일은 왜 인생을 망치는가
로버트 프리츠.웨인 스콧 엔더슨 지음, 박은영 옮김, 알렉스 룽구 감수 / 라이팅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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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색다른 접근이라고 생각되었다. 모두에게 자존감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가 많을 때가 지나고 이제 더이상 자존감 따위, 정작 성공한 사람들은 자존감에 대해 생각도 안 하고 살았다고 하니 신박한 접근이 아닐 수 없다. 저자의 말인 즉슨, 자존감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답지 않은 모습을 만들어내고 유지하는데 시간을 쏟지 말라는 것이다. 그 예로 '레이디 가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레이디 가가는 보여지는 모습이 정말 누구에게나 놀라울법한 성과를 얻어냈지만 실상 그녀 역시 하나의 인간이라는 존재와 다를바 없다. 저자는 이를 정신을 놓는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정체성이라는 것에 대한 다른 접근이라고 생각된 부분이 바로 여기에서부터였다. 자신이 스스로 생각해 낸 '이상'과 그렇지 않은 '현실' 사이에서 사람들은 괴로워한다. 그리고 이를 이룰 수 없음을 알게 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루기 위하여 '긍정적 사고'를 하려고 하지만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연구결과 또한 속속 제시되고 있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가지라는 말을 우리는 종종 들어왔다. 정체성이 무엇인지 모르고 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를 때가 많다. 자신이 만들어 낸 정체성을 유지하려 '노력'이 아닌 '애'를 쓰다보면 우리는 결국 얻게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스트레스이다. 이 스트레스는 만성 스트레스로 이어져서 우리에게 질병 또한 가져다 준다고 한다. 하지만 근본적 구조 변화는 이 만성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하고 우리에게 좋은 변화를 가져온다고 하니, 다시금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저자는 또한 재능과 능력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재능과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과연 우리가 이것을 꼭 활용해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하모니카를 잘 분다고 해서 하모니카 전문가가 꼭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재능을 활용할지 말지에 대한 것은 개인의 선택이고, 완벽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어리석은 목표나 다름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좀 다른 시각으로부터 오는 괴리감이 있었다. 하지만 서평을 쓰면서 곱씹다 보니,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삶을 위해 꼭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어쩌다보니 저자의 단호한 이 결론들이 반면에 다정한 위로를 가져다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한 번쯤 들어본 내용들로 이 책은 마무리가 된다. 우리는 비로소 혼자일 때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체성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정체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준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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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조각가들 - 타이레놀부터 코로나19 백신까지 신약을 만드는 현대의 화학자들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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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만큼 매우 흥미로운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분자 조각가들'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이 책은 타이레놀, 코로나 치료제와 같은 약의 발견에 대한 것들을 담아내고 있다. 아주 오래전 과학 '기술'이라고도 할 것 없는 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우연한 기회에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개발해 냈다. 그런 과학적인 기술이 쌓이고 쌓여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데, 사실 저자의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그 당시에는 절대 할 수 없는 것들이 꽤나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의 사람들은 그걸 결코 발견하거나 개발할 수 없음을 알지 못했다. 아마 지금의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연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 책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무엇이든 화학적인 결합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던 시대였다. 왜냐하면 저자의 말처럼 아이가 어른이 되는 것처럼 물질도 자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결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그 당시에는 알 수 없었다. 실제 연금술이 가능하게 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능했을 법한 이야기라고 한다. 하지만 그땐 그걸 알지 못했다.


정말 오래 전부터 시작된 과학에 대한 관심, 무엇인가에 대한 우연한 발견 (하다못해 플라스크를 닦다가 발견한 현상으로 천을 염색하기도 한다) 등이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약, 치료제 등을 개발하게 만들었다. 예전과 지금이 다를 바 없는 게 있다면 생각보다 많은 누군가들에 의해 기존의 것들은 진화하고 새로운 것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타이레놀, 암 치료제 등 다양한 약들이 시대를 거치며 등장하게 되는데, 그 안에서 누군가의 죽음, 희생 등이 함께 했다. 몇 년간 우리의 생활을 바꿔놓은 코로나에 대한 치료제는 여전히 돈이 되는 부분이기는 한 모양이란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초창기에는 치료제 개발이 몇 년 안에 해결되리란 생각을 아무도 하지는 못했다) 지금은 또 코로나 이전과 같은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 일명 과학자, 연구자들을 보면서 다른 시대에 살면서도 그들의 호기심과 연구에 대한 집념, 탐구 등은 모두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지금 조금 더 편안한 삶을 누리게 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분자 조각가'라고 표현할만한 결과물도 없지 않았겠는가.


우리가 지금 잘 알고 있는 약에 대한 궁금증, 아주 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그들의 연구와 호기심 등이 이 책 안에 다 담겨있다. 무엇하나 부족할 것 없이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자의 위트 있는 장난 같은 몇몇의 문장들이 책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어려운 과학책이라는 생각은 저 멀리 던져도 될 것 같다.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이 아주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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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유교경
영화 지음, 상욱.현안.김윤정 옮김 / 어의운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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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거란 생각은 했지만 어려운 책이 정말 맞다. 하지만 한 문장씩 차분하게 읽다보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불유교경은 부처님의 마지막 설교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길지 않은 내용이지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이 전부 담겨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었다. 서분, 정종분, 유통분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서분이라는 것은 경전을 소개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사실 기본적인 개념 외에 다른 부분들은 읽어가면서 이해하는 것이 조금 더 이 책을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책의 구성은 원문과 그에 대한 해석이 짧게 제시되고, 자세한 해석이 그 뒤를 잇는다. 원문은 아마도 잘 아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내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고, 짧게 제시된 해석은 읽으면서 이해가 되는 부분,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럴 때에는 뒤를 잇는 자세한 해석을 읽으면 되는데 누가 읽어도 다 이해가 될정도로 단어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계율을 지켜야 하는 것, 그리고 그 계율을 다 지킬 수 없음을 알고 있다는 말씀 등이 나오는데 인생사 모든 것이 이 안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이 괴로움을 얻지 않을 수 있고, 이 괴로움이라는 것 또한 잊을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된다. 부지런히 정진해야 하며 아첨을 금해야 한다.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나쁜 것들은 이 책에서도 나쁨을 가르치고 그렇지 않은 좋은 것들을 정진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이치는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렇게 바르게 살기가 참 쉽지 않다는 생각 또한 함께 들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은 마지막 설교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일 것이다. 부처가 아닌 일반 중생들이 살아가야 할 인생에 대한 방향, 길잡이가 담겨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왜이렇게 빨리 떠나게 되는지에 대한 아쉬움 또한 담겨있다. 어느 새 읽다보면 경전의 느낌보다는 인생에 도움되는 말이 참 많이 실려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불유교경의 유는 남기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한자라고 한다. 부처가 남기는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오래두고 반복해서 읽으면 좋은 책들이 있다. 종교의 여부를 떠나서 이 책은 인생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서라도 두고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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