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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유교경
영화 지음, 상욱.현안.김윤정 옮김 / 어의운하 / 2023년 4월
평점 :
어려울 거란 생각은 했지만 어려운 책이 정말 맞다. 하지만 한 문장씩 차분하게 읽다보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불유교경은 부처님의 마지막 설교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길지 않은 내용이지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이 전부 담겨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었다. 서분, 정종분, 유통분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서분이라는 것은 경전을 소개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사실 기본적인 개념 외에 다른 부분들은 읽어가면서 이해하는 것이 조금 더 이 책을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책의 구성은 원문과 그에 대한 해석이 짧게 제시되고, 자세한 해석이 그 뒤를 잇는다. 원문은 아마도 잘 아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내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고, 짧게 제시된 해석은 읽으면서 이해가 되는 부분,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럴 때에는 뒤를 잇는 자세한 해석을 읽으면 되는데 누가 읽어도 다 이해가 될정도로 단어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계율을 지켜야 하는 것, 그리고 그 계율을 다 지킬 수 없음을 알고 있다는 말씀 등이 나오는데 인생사 모든 것이 이 안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이 괴로움을 얻지 않을 수 있고, 이 괴로움이라는 것 또한 잊을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된다. 부지런히 정진해야 하며 아첨을 금해야 한다.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나쁜 것들은 이 책에서도 나쁨을 가르치고 그렇지 않은 좋은 것들을 정진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이치는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렇게 바르게 살기가 참 쉽지 않다는 생각 또한 함께 들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은 마지막 설교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일 것이다. 부처가 아닌 일반 중생들이 살아가야 할 인생에 대한 방향, 길잡이가 담겨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왜이렇게 빨리 떠나게 되는지에 대한 아쉬움 또한 담겨있다. 어느 새 읽다보면 경전의 느낌보다는 인생에 도움되는 말이 참 많이 실려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불유교경의 유는 남기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한자라고 한다. 부처가 남기는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오래두고 반복해서 읽으면 좋은 책들이 있다. 종교의 여부를 떠나서 이 책은 인생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서라도 두고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