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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하루 - 캠핑의 모든 순간
생활모험가 지음 / 소로소로 / 2021년 1월
평점 :
한 사람은 사진을 찍고 한 사람은 글을 쓴다. 이 조합만으로도 뭔가 기대가 한 껏되는데 이 두 사람은 다양한 형태의 캠핑까지 다니는 중이다. 이 책은 두 사람이 캠핑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과 그 때의 느낌을 적은 글이다. 캠핑에 대한 정보를 얻기 보다는 캠핑이라는 것을 가면 어떤 기분을 느낄 수 있는지, 어떤 준비를 해가는지에 대한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는 캠핑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두 사람의 목표는 최대한 가볍게 짐을 챙겨 떠나는 것이라고 한다. 백패킹도 있고 자전거를 타고 떠나는 캠핑도 있다. 최대한 가볍게, 그리고 아니 온 듯 돌아오는 것이 그들의 캠핑이다. 매주 주말마다 캠핑을 떠나는 두 사람은 수차례의 캠핑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을 책에 그대로 녹여두었다. 그래서인지 몇 페이지를 넘기면 여름이 느껴지고, 몇 페이지를 더 넘기면 겨울이 느껴지기도 했다.
요즘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늘었다. 짐을 가득 챙겨서 차에 우겨넣고 나면 짐을 푸는 것도 일, 짐을 싸는 것도 일이 된다. 저자는 이 점을 콕 찝어서 그렇게 가는 캠핑은 자연을 즐기기 어렵다고 한다. 온전한 자연을 즐기고 그곳에 파묻혀서 도시의 일을 잊고 싶은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짐, 그리고 약간의 불편함쯤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 페이지마다 저자가 찍은 사진이 실려있는데 작품 사진과도 같은 사진 속에서 글에서 말하는 것들이 전부 느껴지고 있었다. 오랜 시간 같이 한 컵 2개는 낡아버리긴 했지만 그 컵만이 가진 것이 있어 결코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실려 있는 컵 2개의 사진은 오래도록 바라보게 했다.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점은 일본 시즈오카에서 캠핑을 하는 축제(?)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마다 캠핑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을테지만 후지산이 보이는 풍경을 앞에 두고 하는 캠핑이란 색다르게 보였다. 시즈오카 캠핑은 대개 차를 가져와서 어마어마한 장비를 보여주는 사람도 있지만 두 사람은 공항에 내려 2시간을 고속버스를 타고 도착했다. 거기서 알게 된 일본 친구와 소주 이야기는 슬며시 웃음이 나는 이야기였다. 지금까지는 백패킹에 대한 두려움, 차박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굳이 가야한다면 오토 캠핑을 추구했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가벼운 캠핑도 즐겨볼만 할 것 같고, 가끔은 캠크닉도 괜찮을 듯 하다. 그리고 차박을 통해 뭔가 좀 더 단단한 지붕을 가진 집에서 자 보는 것도 또 하나의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캠핑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 또는 캠핑을 다니기는 하는데 내가 제대로 즐기고 있는지 알 수 없었던 사람은 이 책을 통해서 누군가의 캠핑이 이렇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고 지금보다 좀 더 비워내는 캠핑을 시도해 볼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