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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해방 - 세계적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의 담대한 제언 ㅣ 아포리아 6
피터 싱어 지음, 함규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빈곤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어떤 답을 내놓을지에 대해 궁금해 지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적인 실천윤리학자로, 빈곤, 기부에 대한 철학을 세운 사람이다. 책을 읽을 때 내용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 저자인데, 이 책은 내용을 읽다보면 저자에 대한 생각이 저절로 떠오른다. 이 분이라서 이런 이야기가 가능했고, 여러 가지 사례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 때문이다. 저자는 빈곤에 대해서 일반적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과 누군가를 도와야 하는 상황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할 때, 상식적으로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것을 선택하지 않으면 비난 받는다는 것을 안다. 저자가 설명한 사례 중에 하나를 좀 설명하자면, 자신이 갖고 있던 전재산이나 마찬가지인 돈으로 차를 샀다고 한다. 부가티는 꽤나 비싼 차고, 값 어치가 나가는 차이다. 그런데 이 차를 사자마자 건널목에서 열차가 오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데 그 열차가 지나가는 위치에 아이가 있다. 이 아이를 구하려면 열차의 경로를 변경해야 하는데, 그러면 방금 자신의 전 재산과 바꾼 값비싼 부가티가 박살나게 된다. 자, 여기서 우린 어떤 선택이 비난 받지 않는다고 생각할까? 당연히 아이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이를 구하지 않고 부가티를 살리는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비난할 것이다. 하지만 이 사례에서 부가티를 선택한다.
저자는 이런 유형의 사례를 앞 부분에서 많이 보여주는데, 그 이유가 뒷 부분에서 이어진다. 우리에게 기부를 한다거나 누군가를 도우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딱히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을 수 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려고 했던 부분은, 우리가 살면서 딱히 필요하지 않은 (물론 부가티는 전재산과 다름 없어서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물건을 사거나 무엇인가를 소비한다고 했을 때, 이 소비를 줄이고 기부를 하는 것이 빈곤 해방의 첫 걸음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예쁜 옷, 멋진 구두 등 우리가 소비할 수 있는 모든 품목에서 한 두 개 사지 않는다고 우리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빈곤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모두 쓸데 없는 소비를 줄여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저자는 자신이 버는 금액에 맞춰 기부할 수 있도록 설계해 두었다. 상위 1%는 상위 1%에 맞는 기부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야 한다. 우리는 종종 자선단체를 통한 기부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저자는 이걸 어떻게 알았지 싶게, 한 꼭지로 이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어떤 단체를 통해서 어떤 기부를 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고 있다.
빈곤 해방이라는 제목 때문에 전 세계에서 빈곤으로 삶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빈곤한 상태가 아닌 평균 상태의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부의 사람들을 위해 우리는 기부를 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느끼는 것은 가장 광고, 홍보, 마케팅 등의 꾸며낸 느낌 없이 기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철학적으로 깔끔하게 잘 설명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기부를 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며, 하지 않는 이유를 5가지나 들며 설명하고 있다. 기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일부 사람들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인식 모두를 흡수하고, 반전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빈곤과 기부는 우리가 꾸준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실천적인 면이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고 실천에 앞장서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