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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절반만 먹겠습니다 - 나와 지구를 지키는 희망의 약속
브라이언 케이트먼 지음, 김광수 옮김 / 애플북스 / 2023년 6월
평점 :
육식과 채식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는 듯 하다. 어느 쪽이 정확하게 옳다와 그르다를 말할 수 없지만 각자의 입장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책은 채식주의자로써의 삶을 살아가려는 (채식주의자였다가 아니다 한다) 저자의 이야기와 그와 관련된 모든 육식과 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일단 저자는 채식주의자로 살아가려고 노력은 한다. 하지만 살면서 채식을 한다는 것은 아직까지 꽤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모임에 갔을 때 자신만을 위한 채식 메뉴를 만들어달라고 할 수 없으니, 직접 맛이 없게 생긴 채식 버거를 준비해 간다고 한다. 물론 이 결과는 예상치 못하게 바베큐의 맛있는 냄새를 이기지 못하고 채식 버거는 버거대로 먹고, 바베큐는 바베큐대로 먹었다는 것이다. 육식을 해왔던 사람으로써 채식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이 말고도 저자의 웃픈 히스토리가 있었는데, 나름의 소개팅 자리에서였다. 자신을 채식주의자 외에는 선택할 수 없던 선택지로 인해, 채식주의자로 알고 만나게 된 자리에는 상대방 역시 채식주의자가 나왔다. 하지만 저자는 스테이크를 주문했다는 것, 그로인해 소개팅의 만남은 마지막 만남이 되었고 여기서 우리는 육식에 대한 성 고정관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도축을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상황들, 그리고 그로인해 얻는 육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선호하고 있다. 아주 오랜시절부터 인류가 육식을 해왔다는 증거들이 발견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육류를 생산해내는 공장화가 진행된다. 이 책에서는 이런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온전한 채식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 제목 그대로 고기의 소비를 줄여나가자는데 의의가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 봐진 부분이 바로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된 육식과 채식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성스러운 음식과 남성스러운 음식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여성이 먹기에 적당한, 여성스러운 음식을 말하라고 한다면 과일, 채소 등을 떠올리게 된다. 반면에 남성이 먹을만한 음식, 남성스러운 음식을 떠올리라고 하면 우리는 아마 머릿속에 고기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음식에 남성스러움과 여성스러움이 왜 담겨있는지 모른채 우리는 이 기준을 알게 모르게 갖고 있다. 이 때 앞서 말한 저자의 소개팅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남성스러움을 보여주기 위해 스테이크를 주문하기도 한다고 한다.
여타의 채식주의를 논하는 책과는 달리, 육류에 대한 완벽한 반대가 아닌 입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우리가 왜 육류를 다른 음식에 비해 더 참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미래의 육식에 대한 입장, 그리고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육식의 주소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