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국어력 - 말과 글에 품격을 더하는 지적 어른의 필수 교양
김범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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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국어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당연히 알고 있는 것이라 여겨지던 것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면서부터였을까, 우리 삶에 있어서 국어는 꽤 필요한 존재였고 여전히 그렇다. 저자는 이런 국어의 중요성도 중요성이지만 어른이 되었을 때 필요한 국어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학창 시절의 국어는 그저 점수를 얻기 위해서 읽어야 하는 교과서 내용에 불과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나서는 꼭 읽어야 할 교과서는 없다. 스스로 찾아서 원하는 책을 고르고 읽기 능력을 키우거나 직접 쓰고 싶은 글의 소재를 찾아야 한다. 물론 말하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가 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누가 주제를 정해주지 않는다. 잘못되거나 잘했다거나 하는 등의 피드백 또한 없다. 이렇게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어른의 국어를 '말하기', '쓰기', '읽기'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른의 읽기란 무엇일까. 대부분의 어른들은 책을 읽는 것이 어렵다. 어려움을 겪어서 어려운 게 아니라 시간 상의 문제로, 어쩌다보니 책을 붙들고 읽을 시간이 없어서 등의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책 읽기 방법은 아무리 바빠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는 것이다. 책이 몇 백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더라도 본인에게 필요한 몇 페이지만 제대로 읽고, 그리고 서가에 꽂아둔다. 추후 또 그 책이 다시 필요해 질 때 우리는 다시 꺼내서 또 일부를 읽으면 된다. 그렇게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책을 읽는 방법을 사용한다면 적어도 부담감만은 덜 수 있다. 


이렇게 읽는 것에 대해 장벽을 허물었다면 그 다음은 말하기이다. 말하는 내용, 말을 듣는 사람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야 하는 말하기는 자칫 실수하면 서로 '개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이 책에도 이 '개싸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최악의 말을 피하고 상대방을 고려해서 하는 말하기는 어른의 말하기의 필요조건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쓰기이다. 쓰기는 의외로 말하기 보다는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해진 체계에 맞춰서 결론이 먼저 등장하게 쓰면 된다. 물론 가장 잘 지켜야 하는 것이 육하원칙이다. 이거 하나면 글쓰기의 모든 것이 해결된다. 비즈니스 메일을 쓰든, 글을 쓰든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


어린 시절의 말하기, 읽기, 쓰기는 어른이 되었을 때와는 다르다. 실수가 실수로 용인될 수도 있고 잘못을 하더라도 그럴 수 있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의 말하기, 읽기, 쓰기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 국어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른의 국어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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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 깊고도 가벼웠던 10년간의 질주
척 클로스터만 지음, 임경은 옮김 / 온워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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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대가 한 시대를 살아왔듯이 우리 역시 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급진적인 발전을 이룬 1990년대 이후부터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책은 90년대를 살아온 X세대, 그들이 살아온 시대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도 무슨 세대라는 말이 있다. 신조어처럼 생겨나는 이 세대에 대한 명칭은 그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세대 간의 갈등은 여전하다. 서로가 서로의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이 자신보다 편하게 사는 것에 대해 '안일함'을 느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살아온 세대보다 후 세대가 우리보다 더 바쁘고 절박하게 살아간다면 그게 바로 문제인 것이라고 말이다. 생활이 조금 더 나아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다음 세대들은 지금보다 수월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 맞다.


시작은 X세대 용어의 등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X세대라는 말이 어디서 등장했고, 이 등장에 얽힌 뒷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작가에 의해 논픽션으로 쓰여질 책이 소설로 쓰여지면서 붙여진 그 책 이름이 바로 X세대이다. 이 세대를 이해하는 과정을 총 12장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X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게 그렇게 많은가라는 의문이 생기겠지만 근 10년의 시간동안 많은 것이 변화했다. 아주 쉽게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 보던 영화, 듣던 음악이 지금과 많이 다른 것을 생각해 보면 된다. 지금보다 앞선 시대의 음악은 CD였고, 그 이전은 카세트 테이프였으며, 더 윗 세대들은 LP판을 이용했다. 지금은 구하기조차 힘든 LP판이고, 들고 다니며 음악을 들을 수도 없었지만 그 시대의 낭만을 책임지고 있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무한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누군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손쉽게 스마트폰을 통해 검색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예전에는 TV가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누군가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더라도 실시간으로 찾아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물론 이에 대한 진위여부 역시 불분명하다. 저자는 이 시대가 정보 과잉의 시대로 많은 사람들이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 한다. 물론 지금 세대의 문제점은 기억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TV가 전부였던 시절에는 지금처럼 내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바로 다시볼 수 있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느림의 미학, 기다림의 철학이 공존하는 시대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90년대라는 제목으로 90년대에 일어났던 모든 사건, 사고, 그리고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전부 탈탈 털어서 다루고 있는 책이다. 90년대를 살아왔다면 이 책이 조금더 공감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세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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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평전 - 음악, 사랑, 자유에 바치다
이채훈 지음 / 혜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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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마주하게 된 사람들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두꺼운 두께에 놀라게 될 것이다. 두께에 압도되어 읽을 수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읽기 시작한 10분도 채지나지 않아 이 정도 두께는 거뜬하게 읽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 것이다. 제목 그대로 모차르트 평전의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자서전이 아니기 때문에 모차르트의 직접적인 이야기는 들어볼 수 없다.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모차르트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남아있지 않고 다섯 살 터울의 누나와 그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 모차르트의 생애 이야기 퍼즐을 맞춰가는 것이다. 이 책이 두께가 두꺼울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한 이유를 보태자면 모차르트는 아주 어린 아이 시절부터 음악성을 갖고 태어났다. 책의 20-30%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는 아직 소년이 아닌 '어린이'에 불과하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어마어마했다. 표현된 문장마다 그의 재능에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이끌리면 그곳에는 항상 모차르트가 있었다.


모차르트는 7형제 중 7번째 아이로 태어났다. 그는 음악성을 갖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모차르트의 어머니는 모차르트를 데리고 여행을 다니면서도 그의 예민함을 늘 존중했다. 7번째의 아이로 태어났지만 그 시대의 영유아는 질병으로 인해 사망률이 높았다고 한다. 위로 누나 1명을 제외하고는 어린 나이에 형제들이 모두 사망한다. 모차르트는 천재적인 음악성과 작곡, 연주 능력을 모두 갖춘 사람으로 묘사되고는 한다. 하지만 누나 역시 음악성을 갖고 있었고 피아니스트였다고 한다. 모차르트에 가려져 잘 몰랐지만 모차르트 아주 어린 시절 일화에는 누나가 종종 등장한다. 음악을 먼저 배우고 음악성을 보인 것 역시 모차르트보다 누나였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모차르트는 한 번 들은 음악을 바로 외우기도 하고, 배우지도 않은 바이올린을 연주하기도 했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아버지조차 그의 그런 천재성을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추후에는 모차르트의 그의 누나와 함께 여행하며 귀족들을 위한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고 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이 있었다고 하는데 진실은 그 당시를 살았던 당사자들만 아는 것이 아닐까.


모차르트의 생애는 어린 시절의 천재적 음악성이 절반이다. 그 이후에 자신이 태어난 곳을 떠나 빈에 정착하고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나이들어가는 모차르트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모차르트에 대한 내용은 학창시절 음악 시간에 배운 단편적인 정보가 전부였는데 '모차르트 평전'을 통해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알게 되었단 생각이 들었다. 음악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모차르트의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괜찮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다면 그가 작곡한 음악과 그에 대한 배경, 그 시절에 대한 이해를 통해 조금더 모차르트의 음악과 그 시대의 음악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평전이라는 단어를 달고 있어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지루할 틈 없이 그의 음악성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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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와 함께한 산책
벤 섀턱 지음, 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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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조금 더 깊게 이해하려면 또는 마음에 와닿게 읽고 싶다면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 대해 찾아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그는 서양 고전에서 유명한 산문 문학가이며, 월든 호숫가의 숲으로 들어가 2년 정도 지냈다고 알려져있다. 아주 단출하지만 이 정도의 기본 정보를 알고 이 책을 읽는다면 저자가 왜 소로의 여정을 따라 무작정 걷고 경험하게 되었는지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의 시작에서 저자는 기댈 곳도 집도 없는 완벽한 혼자의 모습이었다. 정처없이 걷고 흔들리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저자에게 그대로 투영되기도 했고, 감정선 그대로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달라진 모습이 보여진다. 물론, 완벽하게 달라졌다고 생각하면 안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잠시 들기도 한다. 변화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는 치유받지 않고 이겨내고 있는 과정일 뿐이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로의 길을 따라 그는 걸으면서 잠들지 못하는 밤에 대한 치유를 하기를 바란다. 바라는 것처럼 되면 모든 것이 좋겠지만 쉽지 않은 나날들이 지나간다. 책 중간중간에 그림이 실려 있는데 자연을 글로 느끼는 것에 부족함이 떠오르지 않도록 적절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천천히 그와 함께 자연 속으로 길을 따라가다보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순간도 있고, 자연 경관에 감탄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크지 않지만 벅찬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저자가 누군가에게 읽혔을 때 이런 감정을 의도하는 것조차 하지 않았겠지만, 이 산책 속에서 우리는 충분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아주 고요하면서도 잔잔하게 흐르는 클래식과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분하게 앉아서 읽다보면 어느 순간 글자만이 가득한 세상에서 푸르른 초원 위를 걷기도 울창해 지기도 한다. 자연속에서 무엇인가를 느껴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 의 길을 함께 따라가며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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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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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그가 가진 특유의 매력이 있다. 몇 페이지 안 넘겼다 생각했는데 절반 이상 읽어버린 그 몰입되는 느낌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듯 하다. 이번에는 외딴 산장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마치 초반에는 다 예상하고 있는 것을 안다는 의미를 담은 듯, "모두가 죽게 된다"라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그 결말은 직접 읽어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저자가 이번에 설정한 내용은 외딴 산장에 모인 연극 오디션 합격자들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디션에 합격해서 누가 어떤 배역을 할지도 정해져 있지 않지만, 그들은 처음에 의심하나 없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이라고 한 연출가가 나타나지 않았고 그들끼리 외딴 산장에 고립되어 있다는 상황을 설정하여 배역을 하나씩 연구해 보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이렇게 시작되는 초반의 이야기는 엄청난 호기심을 자아낸다. 여기에 등장인물들이 무심코 툭툭 던지는 "모두가 죽게되는건가"라는 대사와 우연히 발견한 추리소설의 내용이 모든 등장인물이 죽는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말이다.


외딴 산장에 도착한 그들은 싸울듯 말듯 하면서 하루하루를 이어나간다. 누가 누군가를 의심하기도 하고 자신만이 알고 있다는 오해와 착각 속에서 이야기가 이어져 나간다. 읽는 내내 스릴이 있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기 때문에 마음을 놓아서는 결코 안 된다. 어느 순간 어떻게 이런 반전이 있을 수 있지라고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초반부터 스포가 있는 내용의 소설이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자세한 부분은 밝힐 수 없지만, 마지막까지 생각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지만 마지막 여름을 즐기면서 읽기에 딱 서늘한 내용의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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