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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 깊고도 가벼웠던 10년간의 질주
척 클로스터만 지음, 임경은 옮김 / 온워드 / 2023년 8월
평점 :
지난 세대가 한 시대를 살아왔듯이 우리 역시 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급진적인 발전을 이룬 1990년대 이후부터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책은 90년대를 살아온 X세대, 그들이 살아온 시대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도 무슨 세대라는 말이 있다. 신조어처럼 생겨나는 이 세대에 대한 명칭은 그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세대 간의 갈등은 여전하다. 서로가 서로의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이 자신보다 편하게 사는 것에 대해 '안일함'을 느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살아온 세대보다 후 세대가 우리보다 더 바쁘고 절박하게 살아간다면 그게 바로 문제인 것이라고 말이다. 생활이 조금 더 나아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다음 세대들은 지금보다 수월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 맞다.
시작은 X세대 용어의 등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X세대라는 말이 어디서 등장했고, 이 등장에 얽힌 뒷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작가에 의해 논픽션으로 쓰여질 책이 소설로 쓰여지면서 붙여진 그 책 이름이 바로 X세대이다. 이 세대를 이해하는 과정을 총 12장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X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게 그렇게 많은가라는 의문이 생기겠지만 근 10년의 시간동안 많은 것이 변화했다. 아주 쉽게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 보던 영화, 듣던 음악이 지금과 많이 다른 것을 생각해 보면 된다. 지금보다 앞선 시대의 음악은 CD였고, 그 이전은 카세트 테이프였으며, 더 윗 세대들은 LP판을 이용했다. 지금은 구하기조차 힘든 LP판이고, 들고 다니며 음악을 들을 수도 없었지만 그 시대의 낭만을 책임지고 있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무한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누군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손쉽게 스마트폰을 통해 검색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예전에는 TV가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누군가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더라도 실시간으로 찾아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물론 이에 대한 진위여부 역시 불분명하다. 저자는 이 시대가 정보 과잉의 시대로 많은 사람들이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 한다. 물론 지금 세대의 문제점은 기억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TV가 전부였던 시절에는 지금처럼 내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바로 다시볼 수 있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느림의 미학, 기다림의 철학이 공존하는 시대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90년대라는 제목으로 90년대에 일어났던 모든 사건, 사고, 그리고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전부 탈탈 털어서 다루고 있는 책이다. 90년대를 살아왔다면 이 책이 조금더 공감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세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