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허설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4월
평점 :
엘리너 캐턴의 데뷔작 ‘리허설’은 끊임없는 연습과 기회, 그리고 그 속의 노력을 보여준다. 마치 우리 모두의 인생과 같은 모습을 한 채 말이다. 엘리너 캐턴에 대해 알게 된 ‘리허설’은 다른 책에 비해 작은 사이즈지만 두께만큼은 다른 책 이상이었다. 리허설은 어떤 학교에서 일어나는 교사와 학생의 스캔들로부터 시작된다. 그에 얽힌 사람들의 각각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각자와 그리고 서로가 느끼는 감정들이 무척 섬세하게 묘사된다. 책을 구성하고 있는 내용보다 작가가 섬세하게 표현하는 감정을 따라가는 것이 이 책의 더욱 큰 매력이자 장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리허설은 내용에 빠져 있는 동안 ‘리허설’이라는 것을 느끼지 않게 한다. 사건이 일어난 후부터 요일별로 나열해가는 작품 속 이야기는 그들의 상황과 감정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다른 생각이 일어나게 하지 않는다. 특히 어른과 학생, 그리고 그 안에서 표현되는 이질감 또는 동질감이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독자를 사로잡고, 그 안에서 펼쳐내는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리허설이라는 내용 안에 배우를 지망하는 ‘스탠리’라는 아이를 따라가다 보면, 그 아이가 채워나가는 감정 속에서 연기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배울 기회도 있다. 평소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놓여있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리허설’, 일어난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없더라도 이런 저런 상상과 생각을 통해 새로운 판을 짜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이야기와 세상이 펼쳐지는 것, 그리고 그를 연기하는 사람들, 그 인생이 바로 우리의 모습과도 같았다.
흡입력이 있어 읽는 내내 속도를 낼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차분히 한 문장씩 곱씹으며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눈에 들어와, 여러번 읽게 만드는 책이다. 조금 진지한 감정을 느끼고 싶은 날, ‘리허설’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