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다시 읽는 친절한 세계사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김진연 옮김 / 제3의공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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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누가 썼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사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저자에 따라 달라지는 관점은 역사서를 읽는 또 하나의 재미로 볼 수 있다. 세계사는 학창시절에 교과서로 접했던 정보, 때때로 교양 다큐멘터리에서 접한 이야기 정도가 세계사 수준의 전부였다. 그리고 최근에 들어서야 청소년을 위한 세계사를 읽을 기회가 생겨, 세계사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때 느꼈던 것이 저자에 따라 달라지는 사관이었다. 특히 해외 저자가 쓴 세계사를 읽다보면 우리나라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 더 꼼꼼하게 살펴보게 된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처음부터 다시 읽는 세계사>를 읽는 내내 우리나라를 언급한 부분을 찾았으나 구체적으로 언급된 부분은 없어 약간의 섭섭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분보다도 중요한 것은 누군가에게, 또는 나에게 낯선 세계사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잘 안내해주는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어려운 용어, 익숙하지 않은 왕과 황제의 이름, 낯선 지명들이 세계사와의 친해지는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처음부터 다시 읽는 친절한 세계사>는 그간 낯설고 어려웠던 부분을 해소해주는 '친절한' 역사서이다. 일단 처음 시작은 텍스트가 아닌 지도로 시작된다. 지도 역시 모르는 사람이 볼 때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도록 크고 간략하게 필요한 부분만 정리되어 있다. 세계사를 주도했던 역사 속으로 사라진 나라, 또는 명칭이 바뀐 채 유지되고 있는 나라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도에서부터 시작한다. <처음부터 다시 읽는 친절한 세계사>의 구성은 대지구대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주 먼 과거에서부터 시간 순서에 따라 크고 작은 변화들을 따라오다보면 현재와 비슷한, 그리고 현재까지 세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읽는 내내 느꼈던 점은 지금의 우리가 있기까지 과거에 일어났던 수 많은 일들이 사실은 작은 필요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 일들은 초기에는 먹고 살기 위해서 시작했고, 지형적인 문제로 타인의 것을 빼앗거나 정복할 수 밖에 없었으며, 그러다보니 집단에서 국가의 발전까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각자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국가를 통치하고, 종교가 등장하였으며,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도 하였다. 이러한 모든 작고 평범한 필요에 의한 일들이 쌓여 지금의 우리가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하니, 읽는 내내 그 때의 상황이 그려지는 듯 하였다.

 

다른 역사서에 비해 한 주제에 대해 깊게 파고들기 보다는 당시의 상황에서 주요한 인물, 사건 등을 빼놓지 않고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깊었다. 어디서 한 번 쯤 들어본 인물과 사건 등이 등장하면 다른 책에 비해 어렵고 구체적인 설명이 진행되기 보다, 거기서 딱 좋다는 생각이 들만큼의 내용으로 설명이 진행된다. 이러한 적당한 완급 조절이 이 책이 무엇보다 "친절한 세계사"로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계사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거나 조금은 쉽게 세계사를 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딱 좋은 <처음부터 다시 읽는 친절한 세계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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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경제학 - 살면서 필요한 최소한의 경제 수업
연합인포맥스 한컷경제팀 지음 / 다산3.0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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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라는 분야와 여전히 친해지지 못한, 또는 친해지려는 노력 속에 작게 싹튼 익숙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경제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두꺼운 책이나 어려운 용어와 그래프로 구성된 누군가에게는 쉽지만 나에게는 어려운 경제서와는 다른 <1cm 경제학>이 나타난 것이다. 책 표지를 넘기는 순간 "어?"라는 놀라움을 받게 될 것이다. 경제학이라는 분야가 이렇게 가볍고 흥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 것이었나라는 의문감도 함께이다.

 

<1cm 경제학>의 내용은 마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처럼 구성되어 있다. 심지어 글자만 있는 에세이가 아니라 사진과 그림까지 함께이다. 그래서인지 빡빡한 텍스트 위주가 아니라 1차 마음의 안도감, 사진과 그림으로 2차 마음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경제'를 공부하지만 '경제'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주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포함되어 있는 사진들은 결코 예사롭지 않다. 일반적인 '경제'라는 분야를 나타낼 때 볼 법한 그림들이 아니라 역사서 같은 느낌도 가져다 준다. 저자가 설명하고자 하는 경제학 개념과 관련된 당시의 상황의 사진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해 두었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경제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마치 가볍게 재미있는 글 한 편 읽고, 사진 한 점 감상하면서 경제에 녹아들 수 있게 만들었다.

 

읽다보면 기본적인 경제 용어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데 대부분 두괄식 구성이다. 처음부터 저자는 지금부터 경제 용어를 설명하겠습니다가 아니라 이야기를 풀다가 이 이야기의 끝이 결국 경제 용어 "어떤 것"과 관련 있음을 알려주는 형식이다. <1cm 경제학>은 경제 기본 개념이 부족한 사람도 경제 기본 개념이 있지만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도 적합한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제목과 같이 1cm씩 자라고 있는 경제학 지식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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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7-09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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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
빈스 에버트 지음, 장윤경 옮김 / 지식너머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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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는 크게 보자면, 계획되어 일어나는 일, 그리고 계획되지 않고 우연하게 일어나는 일이 있다. 계획된 일은 계획대로 되면 참 만족한 삶을 살 수 있겠지만, 대부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일상다반사이다. 도리어 계획되지 않은 일 속에서 계획된 일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하고, 계획되었던 것보다 더 계획적일 때도 있다. 이러한 계획과 계획되지 않은 일에 대한 우연학을 살펴볼 수 있는 책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이다.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우연”이라는 기제를 통해 세상에 일어나는 재미있고 유쾌하고 발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에 대한 생각은 사라지고 내가 알고 있는 “우연”이 진정한 우연인가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은 인문학서이다. 혹자는 나와 같이 흥미와 재미를 위한 책으로 이 책을 선택할 수도 있다. 물론 아예 흥미와 재미를 잃은 딱딱한 인문서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우연”에 다소 놀라웠다는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스스로가 계획한 책의 내용과 다른 방향이기에 놀라움과 감탄의 연속을 얻을 수 있었단 것은 덤이다. 세상에는 꼭 계획대로 되는 일만은 없다. 이 책에서도 사랑, 직업, 연구 등 각각의 분야에서 우연으로 인한 발견, 계획되지 않은 불확실성에 대한 기대감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인간의 삶이 결코 계획과 같이 흘러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우연학은 우연하게도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과 딱 맞아 떨어진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당장 6개월 뒤에 삶이 끝난다고 생각했을 때,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의 삶의 태도를 고수할 것인가,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당연히 그 누구도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는 다르게 살아보려고 6개월 간의 짧고도 긴 노력을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은 6개월의 시간이 계속 연장된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착오로 결코 삶이 끝날 일이 없다고 생각할 때, 어째서 사람들은 현재의 모습을 바꿔볼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일까란 말이 큰 감흥을 남겼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살아지기에 살고 있다는 말 역시 계획과는 무관한 일이다. 물론 그 속에서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여러 가지 계획을 통해 가능한 맞춰보려고 수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진정한 “우연학”이 아니다.

 

한 번쯤은, 또는 더 늦기 전에 진정한 “우연학”이 말하는 “우연”을 통해 삶이 자유롭게 흘러갈 수 있도록, 그래서 그 속에서 진짜 행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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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 스토리콜렉터 55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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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TV에서 재방송으로 한 스파이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별 생각 없이 돌린 채널에서 적당한 코믹을 섞어 스파이 영화로 만들어서인지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주인공은 전혀 스파이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평범한 여자, 다른 잘 나가는 스파이들에 비해 외모가 출중하지 않아 사무직으로 만족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마치 폴리팩스 부인처럼 말이다. <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은 스파이 영화를 떠올리게 했고, 소설과 영화가 어떤 점이 다르게 구성되었을까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책 표지만으로 보고 판단하자만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마음 좋은 할머니가 예쁜 꽃 모자를 쓰고 있다. 아마도 누구나 이 사람을 폴리팩스 부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하지만 이 마음 좋은 할머니와 예쁜 꽃 모자는 표지에 그려진 그림처럼 온화하기만 한 삶을 살지는 않는다.

 

다른 폴리팩스 시리즈를 보지는 않아 모르겠지만 책 뒤에 구성된 시리즈의 제목을 보고 짐작하자면, 아마도 이 할머니는 스파이 활동을 계속하는 분인 것 같다. 이번에는 여덟 개의 여권을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업무를 맡게 되고, 그 업무를 수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인물, 일어나는 사건 등에 얽혀 폴리팩스 부인만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사실 이 부인은 처음 등장할 때는 스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밤에 피는 선인장 꽃을 보기 위한 원예 모임을 하는 사람이었다. 귀한 장면을 보기 위해 촬영을 하고, 그런 모임을 주도하는 마음씨 좋은 할머니라는 생각을 들게 하다가, 알고 보니 이 분이 경력 좀 되는 스파이라는 사실은 심각하기 보다는 유쾌하게 받아들여진다. 아마도 원예 하던 분이 갑자기 스파이 경력자가 되는 괴리감에서 오는 약간의 유머러스함과 유쾌함이 섞인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다.

 

<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은 불가리아를 주도적인 배경으로 삼고, 그 안에서 모든 일이 일어난다. 평소에 불가리아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없었는데, 이 소설을 통해 적잖은 관심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물론 허구에 근거하여 쓰는 소설이지만 어느 정도 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 소설에 등장하는 배경과 그리고 역사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기에 충분했다. 단순하게 재미있는 소설을 한 편 읽었다고도 볼 수 있고, 모르던 나라에 대해 아는 기회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는 <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 기회가 된다면 다른 시리즈도 읽어보고 어떤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는지 알고 싶어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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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 세계 최고 10대 이공계 대학 탐사 프로젝트
설성인 지음 / 다산4.0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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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아니어도 ‘인재’는 어디에나 있고, 필요한 존재였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있는 지금 ‘인재’의 모습은 달라져야 할지도 모르겠다. 준비되지 않은 모든 것들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새롭게 환경이 변한다고 해서 결코 당황하지 않는 ‘인재’의 모습으로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만을 기다리며 인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은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는 준비된 또는 준비 중인 인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이미 4차 산업혁명, 새로움이 도래하는 시대를 준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었을 뿐이다.

 

<4차 산업혁명은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는 전반적으로 해외 대학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익숙한 MIT, 칭화대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학들의 이야기이다. 들어는 봤지만 그들의 공부 방식, 그리고 입학, 학교생활 등 자세한 이야기까지는 사실 잘 모르고 있다. 각각의 학교는 그들의 이름이 유명한 만큼 대단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고, 수행 능력이 있는 학생들을 위한 적합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인을 많이 배출한 대학, 자신들만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대학 등 어디서든 빠지지 않는 역사 또한 가지고 있었다.

 

해외 대학에 대한 이야기와 그리고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도 어떤 것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생각해야 할 점은 다른 부분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대학에서 해외 대학처럼 교육이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점, 암기력 테스트와 같은 시험이 유지되고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 등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단 생각이다. 교육에 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고, 예전과 다른 변화, 그리고 움직임 등이 포착되지만 아직까지 학습자나 교수자의 입장에서 크나큰 변화를 가져오기는 환경적인 문제도 못지 않게 있다. 교육 방식으로 인해 갑자기 학습자의 성취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암기력 테스트에 불과한 방식만큼은 변화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4차 산업혁명은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는 다양한 해외 대학의 이야기, 그들의 창의력과 유연한 사고력의 기원인 교육 방식 등에 대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현재 우리가 받고 있는 교육 역시, 언젠가는 해외 대학 사례를 능가하는 상황이 오길 고대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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