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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
빈스 에버트 지음, 장윤경 옮김 / 지식너머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는 크게 보자면, 계획되어 일어나는 일, 그리고 계획되지 않고 우연하게 일어나는 일이 있다. 계획된 일은 계획대로 되면 참 만족한 삶을 살 수 있겠지만, 대부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일상다반사이다. 도리어 계획되지 않은 일 속에서 계획된 일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하고, 계획되었던 것보다 더 계획적일 때도 있다. 이러한 계획과 계획되지 않은 일에 대한 우연학을 살펴볼 수 있는 책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이다.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우연”이라는 기제를 통해 세상에 일어나는 재미있고 유쾌하고 발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에 대한 생각은 사라지고 내가 알고 있는 “우연”이 진정한 우연인가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은 인문학서이다. 혹자는 나와 같이 흥미와 재미를 위한 책으로 이 책을 선택할 수도 있다. 물론 아예 흥미와 재미를 잃은 딱딱한 인문서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우연”에 다소 놀라웠다는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스스로가 계획한 책의 내용과 다른 방향이기에 놀라움과 감탄의 연속을 얻을 수 있었단 것은 덤이다. 세상에는 꼭 계획대로 되는 일만은 없다. 이 책에서도 사랑, 직업, 연구 등 각각의 분야에서 우연으로 인한 발견, 계획되지 않은 불확실성에 대한 기대감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인간의 삶이 결코 계획과 같이 흘러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우연학은 우연하게도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과 딱 맞아 떨어진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당장 6개월 뒤에 삶이 끝난다고 생각했을 때,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의 삶의 태도를 고수할 것인가,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당연히 그 누구도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는 다르게 살아보려고 6개월 간의 짧고도 긴 노력을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은 6개월의 시간이 계속 연장된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착오로 결코 삶이 끝날 일이 없다고 생각할 때, 어째서 사람들은 현재의 모습을 바꿔볼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일까란 말이 큰 감흥을 남겼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살아지기에 살고 있다는 말 역시 계획과는 무관한 일이다. 물론 그 속에서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여러 가지 계획을 통해 가능한 맞춰보려고 수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진정한 “우연학”이 아니다.
한 번쯤은, 또는 더 늦기 전에 진정한 “우연학”이 말하는 “우연”을 통해 삶이 자유롭게 흘러갈 수 있도록, 그래서 그 속에서 진짜 행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