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섹시해지는 인문학 지도 - 막힘없는 상식을 위한 14개의 교양 노선도
뤼크 드 브라방데르.안 미콜라이자크 지음, 이세진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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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단순 암기 과목으로 대했던 역사에 대해 맥락을 짚어가며 제대로 배우려고 한다면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 물론 '인류의 조상' 또는 우리나라 역사라면 '단군'이라고 할 것이다. 역사는 흘러온 시간에서 일어난 일들이니 인류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출현부터 알아보는 것도 좋겠지만, 역사를 보다 쉽게 접근하려 한다면 흥미로운 역사 인물들부터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아이들에게 역사 공부를 하게 할 때 위인전부터 주는 것이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학습법이다. 

역사보다 더 큰 범주의 인문학도 배움의 흥미유발 면에서 '인물 먼저'라는 말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문 곧 인간과 인간이 남겨놓은 그 무엇에 대한 연구와 성과에 대해서 알고자 한자면, 인문학자 또는 인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것이 주효하다.

하지만 곧 우리는, 누구에 대해 알아볼 텐가라는 문제에 직면한다. 철학자, 역사학자, 언어학자, 심리학 등은 있어도 인문학자는 없다. 인문학을 공부하려고 하는데 文, 史, 哲 모두를 한꺼번에 봐야 하는지 그 중 어느 것부터, 누구부터 알아보아야 하는지 난감하다. 이 책의 저자는 현대인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프랑스 지하철 노선도를 모티브로 인문학 노선도를 만들어 놓았다. 이것이 인문학의 첫걸음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예를 들어 철학은 1호선, 모델은 2호선, 체계는 3호선으로 각 호선마다 인문학의 한 분야에 속한 인물의 이름을 따서 역으로 명명해두었다. 그리고 여러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플라톤은 철학과 윤리학, 창의성 세 개의 노선이 교차하는 일종의 환승역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문학의 범주는 매우 넓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문학 관련 서적은 특정 분야 하나만을 서술 대상으로 하거나 여러 분야를 대상으로 하였어도 연관성에 대해 어렵게 서술한 부분이 아쉬웠다. 자 이제 저자의 인문학 지식 열차를 타고 헤겔, 볼테르, 탈레스, 쥘 베른, 마리 퀴리, 찰리 채플린, 메르카토르 등으로 명명된 역을 하나씩 거치며 인문학 지도 곳곳을 누벼보자. 그리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인문학 노선도를 디자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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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숨기는 기술
플레처 부 지음, 하은지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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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숨기는 기술이 있다면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지금도 마음을 숨기는 기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전한 생각이다. 예전보다는 덜 표 나게 마음을 숨기기도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마음을 숨기는 기술’은 다양한 FBI사례를 통해 각 상황별로 마음을 숨기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역으로 마음을 잘 숨겨서 나름의 성공한 사례들도 볼 수 있다. 마음을 숨기는 기술이라고 해서 몇 가지로 정의되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처럼 몇 단계의 순서가 필요하다. 가장 중심이 되는 단계는 마음을 숨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에 평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의 마음이 온전하지 않은데 타인에게 그 마음을 숨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마음을 숨기는 기술이 있다고 해서 마법처럼 책을 읽기만 하면 생기는 기술은 아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자신의 마음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그 마음을 숨길 수 있는 기술이 생기게 된다. 마음을 숨기지 못하면 사람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표정의 변화가 생긴다. 좋은 일에 대한 기쁨을 숨겨야 할 때거나 나쁜 일에 대한 슬픔을 숨겨야 할 때 모두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은 순간적으로 진심을 나타내는 표정을 보인다고 한다. 비록 순간적이지만 그러한 표정조차 숨길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마음을 숨기는 기술을 습득했다고 볼 수 있다. 마음을 숨겨서 무엇을 하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나 역시 마음에 담아 놓은 것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아야 삶을 시원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또는 경우에 따라 마음을 숨겨야 한다면 심리적인 부분도 파악하여 완벽하게 숨길 필요성은 있다.

 

마음을 숨긴다고 해서 뭔가 음흉한 구석이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마음을 숨기는 기술을 활용하여 조금 더 나은 삶을 꾸려나갈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다. FBI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고 군더더기 설명 없이 빠른 이해가 가능한 내용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필요한 상황에 있어서는 마음을 잘 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어떻게 하면 잘 숨기는 것인지를, 특히 표정 변화 숨기기, 나름 습득하게 되었다. 속내를 쉽게 드러내고 표정에 잘 드러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변화를 꿈꿀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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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
존 켄드릭 뱅스 지음,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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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내용을 차용한 글을 종종 보게 된다. 동화 속 주인공들이 원래 가진 캐릭터가 아닌 다른 면으로 해석되는 것이 무척 신기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 신기하다는 생각의 대부분은 작가의 아이디어에 대한 것이다. 주인공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는 것도 무척 새롭지만 캐릭터들을 재구성할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무척 더 새롭다.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너무 예전에 읽은 책이라 어렴풋한 기억만으로도 충분히 읽기가 가능한 책이다. 작가의 세심한 배려가 묻어나는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배려가 없다면 엉망진창 나라를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작가는 거의 모든 페이지마다 각주를 붙여 두었다. 어떤 의도로 그 단어를 썼는지 이 주인공은 어디서 어떤 역할을 맡았던 사람인지 말이다.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는 앨리스가 모자장수와 엉망진창 나라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엉망진창 나라라고 하면 어떤 나라인지 일단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앨리스가 도착한 나라는 모자장수가 만든 나라로, 모든 것이 시영화 된 나라이다.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모든 것이 시와 공유하게 되어 있다. 공공재부터 사유재까지 모든 것을 시가 소유한다. 하다못해 개개인의 치아조차도 공용으로 사용한다. 이에 대한 모자장수의 말은 치아 치료에 들어갈 개개인의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 되니 좋다고 하는데, 갸웃거리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이동 수단으로 필수인 열차가 움직이지 않게 만들어서, 모든 사람이 걸어서 이동하고자 하는 장소로 가게 하였다. 멈춰 있으니 사고의 위험성이 줄고 건강에도 좋다는 그의 궤변을 이해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 외에도 살면서 꼭 필요한 자원인 가스, 전화, 그리고 아이들까지 모두가 시의 소유다.

 

모자장수의 말이 되지 않는 궤변에 그럴 수 있다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지기도 한다. 지금 사회에 빗대어 더 나은 점도 더 나쁜 점도 있다. 어쩌면 누군가는 한번쯤 꿈꾼 사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에서처럼 처음에는 그럴 듯 해 보이던 사회가 앨리스의 눈에 조차 도망가고 싶은 사회가 된다. 어떤 세상이 와도 모든 것이 다 변해버린다고 해도, 결국 사람들의 입맛에 딱 맞는 사회가 되기는 쉽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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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오래가는가 - 보스와 통하는 47가지 직장병법
문성후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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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별의별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이직이나 퇴사를 생각하게 되고, 어찌 되었든 이 회사만큼은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결국 답이 없고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스스로의 선택이고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최후의 방법이니 옳고 그름에 대해 따질 수도 없다.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그 별의별 상황을 대체 어떻게 잘 대처해야 하는가는 모두가 궁금해 하는 사안이다. ‘누가 오래 가는가’에서는 직장에서 버티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애를 쓰고 직장에 들어가서도 애를 쓰는 상황에 대해 냉철한 분석과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위안을 남기고 있다. 물론 나름의 해결책이 되어주기도 했다.

 

요즘은 몇 종 스펙이 없으면 명함도 못 내미는 회사가 많다. 많이 줄어들고 전형 단계에서 참고 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사실 없으면 불안한 건 회사가 아니라 지원자의 몫이다. 마치 애초에 스펙이 없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기준선 자체가 이미 스펙이 있는 상태로 그어져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되다보니 스펙을 갖고 있어도 스펙을 가진 것이 되지 않는다. 어차피 기본선이니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회사에서 바로 필요로 하는, 그야말로 쓸모 있는 스펙이 아니라면 그저 무용지물일 뿐이다. 나도 남도 다 가진 스펙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여기서 차별을 주지 않는다면 승진은커녕 유지도 힘들게 된다.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스펙을 찾으려면 괜한 곳을 파지 말고 윗사람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여 나의 꿈을 이룰 꿈터로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오래 갈 수 있는 비법이다.

 

개인적으로 직장을 꿈의 터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뜨끔했다. 하고 싶은 일을 나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꿈을 이루는 터전이라고 생각하기에 점점 버거워지고 있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을 다잡아 보기로 했다. 아직 변화될 시간이 있다면 나의 일이 꿈터로 탈바꿈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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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문학 트렌드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김시천 기획.대담, 박석준 외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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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위기’를 말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인문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라고 했을 때는 불과 몇 년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만 해도 IT 기술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거듭했고 기술의 발전 속도에 못 미치는 인문학을 논하기에는 어떤 면이 부족했던 것일까. 그때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인문학의 중요성이 생각되어지는 이유에 대한 작은 의문이 든다.

 

지금에서는 여러 분야, 심지어 기술 분야조차 인문학과 융합하여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을 하고 있다. 융합은 예전부터 중요시 되고 있지만 사실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부분이다. 모든 분야가 융합으로 연결될 수는 있어도 제대로 된 융합을 시도한다는 것을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책 한 권으로 인문학과 타 분야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가 공생하는 관계를 만들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래 인문학 트렌드’에서 시도하려고 한 인문학과 타 분야의 연결고리는 앞으로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된다. 음식, 치유, 경제, 의료, 영상, 빅데이터, 진화, 생명, 신경, 디지털까지 다양한 분야와 인문학을 접목시킨 글과 대담을 읽을 수 있다. 물론 각 분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덤이다.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인정받기 어렵고 기술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지금, 앞으로의 인문학의 변화가 기대된다. 가끔은 다른 분야의 모든 것들은 변하고 있지만 인문학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분야의 변화와 함께 인문학도 차츰 변화를 꾀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인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책이 아니라 각 분야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 봐도 충분한 책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분야가 아닌 타 분야를 접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니,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분야를 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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