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세계사 - 풍요의 탄생, 현재 그리고 미래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장영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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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의 관심사일 것이다. 이 '부'가 과거에는 어떤 모습을 갖고 있었는지, 그 과거로 인해 현재는 어떻게 되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바로 <부의 세계사>이다. 이 책은 총 14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크게는 총 3부작으로 되어 있지만 각각의 주제들이 가진 개성이 있어 큰 제목으로는 분류를 해 둔 정도이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주제는 성장의 원천이다. 성장이라는 것은 바로 부의 성장을 이야기한다. 아주 오래 전 과거에는 부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와 관련하여 재산권에, 자본시장, 운송과 통신의 발달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부와 운송과 통신의 발달이 무슨 상관이지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부를 이루는 데 있어 하나의 역할을 해왔다. 한 부분을 소개하자면 근대 이전에는 효율적인 운송과 통신이라는 것이 부재하였다. 


예전(아주 오래전)의 우리를 생각해보면 산넘고 물을 건너 '한양'에 갔던 그 시절 말이다. 그 때와 비슷하게 도로가 없던 중세 시절이 있었다. 도로와 운송 방식의 부재는 그대로 상업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재산권에 대한 부분이 인상깊었는데 과거의 재산권 인정과 그로 인한 결과들, 그리고 공유지의 비극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공유지의 비극은 많이들 접해보았을 것이다. 또한 지적 재산권 역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재산권의 보장은 현재의 부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누고 있다.


꽤나 두꺼운 두께를 자랑하는 이 책은 부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부가 어떻게 이루어져 왔으며 국가를 구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해왔으며, 그리고 현재의 모습까지 다루고 있어 읽는 데 있어 꽤 긴 여정이 필요하다. 소장해 두면 한 권의 '부'의 역사서로써 책장의 한 켠을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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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명화 탁상 달력 : 클로드 모네 ‘빛을 그리다’ - Claude Monet Schedule Calendar
언제나북스 편집부 지음 / 언제나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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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중의 한 사람으로 1800년대부터 1900년대에 이르기까지 작품을 남겼다. 모네의 그림을 미술관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서 한 번쯤은 접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명화 탁상 달력(찾다보니 벽걸이 달력도 있는 모양이다)으로 모네의 그림을 12개월 동안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보통 새로운 해가 시작되기 전에 탁상 달력이든 어떤 형태의 달력이든 준비하고는 한다. 요즘은 벽에 못을 박거나 하지 않아서 벽걸이 달력 보다는 탁상 달력이 조금 더 추세인 듯 하다. 벽걸이 달력도 예전과 같은 형식이 아니라 낱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테이프로 고정시킬 수 있는 형식들도 많다. 한 해 동안 사계절을 지나면서 함꼐 할 탁상 달력을 고르는 것은 일년짜리 다이어리를 고르는 것만큼 신중한 일이다.


모네의 작품은 셀 수 없이 많지는 않다. 그중에서도 1900년대 마지막에 그려진 '수련'은 돋보이는 작품 중의 하나인데, 그 작품이 바로 이 달력에 실려 있다. 각 작품마다 작품명이 적혀 있어 무심코 달력에 눈길을 주다가 작품명과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매월 바뀌는 작품들로 인해 어느 순간 미술관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도 느낄 수 있다. 종이의 재질은 반들반들한 재질로, 샤프와 같은 연필 유형보다는 볼펜이 무엇인가를 적기에 더 적합해 보인다. 부드럽게 쓰여질 종이 재질이라서 달력에 많은 것을 적는 사람이라면 이 달력의 공간들이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아래쪽에는 체크리스트가 있어서 매월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 체크리스트를 이용해도 된다.


명화 탁상 달력으로 이름 붙여진 이 달력은 총 14개의 모네 작품을 싣고 있다. 작게 볼 수도 있고 크게 볼 수도 있고 앞면 뒷면 할 것 없이 전부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비어진 공간 하나 없다. 일년 내내 모네의 작품과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만한 달력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탁상 달력의 크기는 보통의 달력 사이즈 정도 된다. 사무실에서 두고 쓰기에도 좋고, 너무 작은 사이즈를 찾는 사람만 아니라면 이 달력의 크기는 보통의 탁상 달력의 크기와 같다. 무게는 그렇게 무겁지 않기 때문에 어디 올려놓고 쓰기에도 적당하다. 좋은 그림과 한 해를 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탁상 달력으로 한 해를 시작해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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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열림원 세계문학 4
헤르만 헤세 지음, 김길웅 옮김 / 열림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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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라는 제목으로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으로 싯다르타는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그려내는 종교 소설이다. 종교 소설이라는 점에서 접근하기를 어려워 하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종교 소설이어서 이 책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종교의 여부와 상관없이 내면의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귀한 시간이 되어 줄 것이다. 싯다르타는 인도 브라만 계급의 아들이다. 또 다른 브라만의 아들 고빈다와 함께 고행의 길을 떠난다. 브라만 계급으로서 신께 기도하는 길이 아닌 탁발승이 되어 자신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자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브라만 계급인 싯다르타의 아버지는 극심한 반대를 한다. 


물론, 결론은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싯다르타의 뜻대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이 책에서 한 두 페이지 분량 정도로 표현되어 있는데, 싯다르타의 굳은 심지가 느껴진다. 아버지가 자신의 의지를 허락해 줄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시간을 보낸다. 아버지는 침상에 들었다가 아들의 걱정으로 시간마다 일어나서 작은 창문을 통해 아들을 살핀다. 그때마다 아들은 미동 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팔장을 낀 채로 서 있었다고 한다. 이 장면에서 싯다르타가 생각하는 옳은 방향, 그리고 그것을 이끌고 나가겠다는 강렬한 의지의 표현이 돋보였다. 결국 아버지의 허락이 떨어진 이후에 흔들리는 다리에 힘을 주는 묘사까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 이후의 싯다르타의 삶은 고빈다와 함께 수행이 이어진다. 때로는 좋은 스승을 만나서 배우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끝내 싯다르타가 찾은 삶의 비밀은 자신을 깨부수고 버리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인 싯다르타를 버리지 않는 것이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었던 것이다. 싯다르타는 결국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이르는데, 그가 내린 결론은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계속되는 깨달음의 길에서 싯다르타 옆에는 항상 고빈다가 있었다. 마지막까지 고빈다는 싯다르타 곁에 남아 있는데, 이렇게 함께 수행하고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또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종교 소설이지만 자신의 인생 책이라고 소개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우리가 직접 수행을 하고 깨달음을 얻을 것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책을 읽는 내내 인생에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방향'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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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교토를 사랑하는 이유 -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교토 골목 여행
송은정 지음 / 꿈의지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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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는 두어번 방문했었다. 매번 교토를 갈 때마다 교토만을 누리고 와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게 아직까지 아쉬움이다. 교토는 오사카를 거쳐서 들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오사카를 또 두고 갈 수 없다.  교토는 일본의 다른 지역이 갖고 있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주 정도가 되려나. 일본의 과거를 그대로 품고 있으면서 유지되고 있는 그 자체가 교토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교토를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보통의 여행 책자들은 어디가 맛집, 어디가 관광지를 찍어주며 바삐 움직임을 재촉하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여행 책자들이 가르쳐주지 않은 골목, 그리고 그 어딘가 따스한 햇살이 내리쬘 것 같은 장소들을 하나씩 차분하게 소개하고 있다.


교토의 매력을 충분히 살린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교토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어느 순간 길을 잃기도 한다. 여행이라는 것이 헤매는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헤매다 마주한 그곳에서 교토의 매력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교토 여행에서 언젠가 마주한 이름 모를 상점을 이 책에서 만났을 때 뭔가 이제야 깨달음을 주는 것 같았다. 또한 누구도 알려주지 않던, 여행 책자에도 소개되지 않았던 소소한 상점들이 반갑게 느껴졌다. 저자처럼 교토를 이렇게 누려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까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언젠가는 한 번 교토를 이렇게 누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교토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교토에 '온전히' 빠져들고 싶어할 것이다. 아직 온전히 빠져듦을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교토의 지명 하나하나가 새롭게 다가오고, 그 때의 그곳이 이런 지명을 갖고 있는 곳이었구나라는 회상이 드는 시간이었다. 교토 자체로도 너무 매력적인 곳이라서 오랜 시간 머물러도 다 누리지 못한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그곳에서 살지 않기 때문에 모를 수 있는 매력에 대한 부분이 이 책에 담겨 있었다. 길가다 마주친 고양이, 오랜만에 방문한 음식점에서 나를 기억하는 사장님 등 모든 추억이 소담하면서도 정갈하게 책에 머무르고 있다. 길게 머무르며 오래도록 누리고 싶은 교토, 다시금 한 번 떠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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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드 : 20세기를 지배한 연기 테크닉 - 20세기를 지배한 연기 테크닉
아이작 버틀러 지음, 윤철희 옮김, 전종혁 감수 / 에포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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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배우가 메소드 연기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정확하게 이 '메소드'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자면  '극 사실주의 연기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 극 사실주의 연기 스타일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아주 자세히 설명해 놓은 책이 바로 <메소드>이다.  저자는 메소드 연기를 직접하는 사람은 아니고 (어린 시절에는 아역 배우이자 메소드 연기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 연출가이자 평론가로 알려진 '아이작 버틀러'이다. 그가 써내려간 '메소드'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의 역사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오래전에 '사실적인 연기'가 아닌 '흉내내는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그런 연기를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한 사람이 러시아의 스타니슬랍스키였다. 당시의 시대상이 연기에 대한 검열도 있었던지라, 생동감 있는 연기를 하는 것이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그는 다양한 연출이나 무대 장치를 통해 살려보려고 노력했지만 그마저도 소원했고,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 '경험 연기'였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이런 고민이 있을 때만해도 '메소드'라고 칭하지는 않았다. 당시의 명칭은 '페레지바니예'였고, 메소드가 본격적으로 탄생하게 된 것은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서부터이다. 미국에서는 살아있는 연기를 보고 무척이나 놀라워 했으며, 그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메소드 연기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배우들에게 트라우마를 건드리게 했고,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기게 된다. 1차 세계대전, 극단의 생성과 소멸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메소드 연기는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물론 지금은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메소드는 배우와 배역이 하나가 되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간혹 배우들의 인터뷰에서 배역에 몰입되어 있어서 무척 힘들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그런 경우가 메소드 연기라고 볼 수 있다.  메소드가 무엇인지 몰랐던 사람조차 메소드의 역사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메소드라는 '장르' 자체가 주인공이기에 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준다.


책이 좀 많이 두꺼운 편이라서 읽는 데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꽤 재미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연기에 대한 관심과 흥미만 있다면 누구나 쭉쭉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접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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