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드 : 20세기를 지배한 연기 테크닉 - 20세기를 지배한 연기 테크닉
아이작 버틀러 지음, 윤철희 옮김, 전종혁 감수 / 에포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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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배우가 메소드 연기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정확하게 이 '메소드'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자면  '극 사실주의 연기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 극 사실주의 연기 스타일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아주 자세히 설명해 놓은 책이 바로 <메소드>이다.  저자는 메소드 연기를 직접하는 사람은 아니고 (어린 시절에는 아역 배우이자 메소드 연기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 연출가이자 평론가로 알려진 '아이작 버틀러'이다. 그가 써내려간 '메소드'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의 역사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오래전에 '사실적인 연기'가 아닌 '흉내내는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그런 연기를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한 사람이 러시아의 스타니슬랍스키였다. 당시의 시대상이 연기에 대한 검열도 있었던지라, 생동감 있는 연기를 하는 것이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그는 다양한 연출이나 무대 장치를 통해 살려보려고 노력했지만 그마저도 소원했고,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 '경험 연기'였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이런 고민이 있을 때만해도 '메소드'라고 칭하지는 않았다. 당시의 명칭은 '페레지바니예'였고, 메소드가 본격적으로 탄생하게 된 것은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서부터이다. 미국에서는 살아있는 연기를 보고 무척이나 놀라워 했으며, 그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메소드 연기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배우들에게 트라우마를 건드리게 했고,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기게 된다. 1차 세계대전, 극단의 생성과 소멸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메소드 연기는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물론 지금은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메소드는 배우와 배역이 하나가 되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간혹 배우들의 인터뷰에서 배역에 몰입되어 있어서 무척 힘들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그런 경우가 메소드 연기라고 볼 수 있다.  메소드가 무엇인지 몰랐던 사람조차 메소드의 역사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메소드라는 '장르' 자체가 주인공이기에 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준다.


책이 좀 많이 두꺼운 편이라서 읽는 데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꽤 재미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연기에 대한 관심과 흥미만 있다면 누구나 쭉쭉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접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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