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교토를 사랑하는 이유 -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교토 골목 여행
송은정 지음 / 꿈의지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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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는 두어번 방문했었다. 매번 교토를 갈 때마다 교토만을 누리고 와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게 아직까지 아쉬움이다. 교토는 오사카를 거쳐서 들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오사카를 또 두고 갈 수 없다.  교토는 일본의 다른 지역이 갖고 있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주 정도가 되려나. 일본의 과거를 그대로 품고 있으면서 유지되고 있는 그 자체가 교토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교토를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보통의 여행 책자들은 어디가 맛집, 어디가 관광지를 찍어주며 바삐 움직임을 재촉하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여행 책자들이 가르쳐주지 않은 골목, 그리고 그 어딘가 따스한 햇살이 내리쬘 것 같은 장소들을 하나씩 차분하게 소개하고 있다.


교토의 매력을 충분히 살린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교토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어느 순간 길을 잃기도 한다. 여행이라는 것이 헤매는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헤매다 마주한 그곳에서 교토의 매력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교토 여행에서 언젠가 마주한 이름 모를 상점을 이 책에서 만났을 때 뭔가 이제야 깨달음을 주는 것 같았다. 또한 누구도 알려주지 않던, 여행 책자에도 소개되지 않았던 소소한 상점들이 반갑게 느껴졌다. 저자처럼 교토를 이렇게 누려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까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언젠가는 한 번 교토를 이렇게 누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교토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교토에 '온전히' 빠져들고 싶어할 것이다. 아직 온전히 빠져듦을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교토의 지명 하나하나가 새롭게 다가오고, 그 때의 그곳이 이런 지명을 갖고 있는 곳이었구나라는 회상이 드는 시간이었다. 교토 자체로도 너무 매력적인 곳이라서 오랜 시간 머물러도 다 누리지 못한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그곳에서 살지 않기 때문에 모를 수 있는 매력에 대한 부분이 이 책에 담겨 있었다. 길가다 마주친 고양이, 오랜만에 방문한 음식점에서 나를 기억하는 사장님 등 모든 추억이 소담하면서도 정갈하게 책에 머무르고 있다. 길게 머무르며 오래도록 누리고 싶은 교토, 다시금 한 번 떠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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