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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A! 남미여행 100 - 남미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100 ㅣ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
박명화 지음 / 상상출판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어떤 점이 우월하게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름다운 이미지를 담은 사진? 아니면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 뛰어난 줄타기를 한 문장 실력? 잘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남미 여행사로부터 무슨 후원을 받은 어느 정보지 수준 정도로 느끼지 않았다. 깊이 있는 역사적 내용을 담아 냈고, 그를 통해 보게 되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이해하게 됐고, 무엇보다 뛰어난 사진사의 능력 덕분에 예술작품이 되는 뛰어난 사진작품들을 보게 됐다. 그리고 남미를 다시 보게 됐다.
책은 뛰어난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다. 아름다운 사진, 뛰어난 문장실력 등이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과 함께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남미에 대한 꼼꼼한 것들로 넘쳤다. 여행지 정보 수준이었다면 간과했을 것들이 듬뿍 담기면서 책은 남미, 아니 중남미에 대한 통상적인 이해를 뛰어넘게 했다. 개인적으로 왜 중남미라 안 하고 남미라 했는지 이해 못 할 정도로 라틴 아메리카란 지역의 풍요로운 것들을 세세하게 보여주면서 책은 중남미를 여행하게 하는 착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 책이 여행하려는 이들에게 와인을 잘 마시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보는 즐거움에만 치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칫 낭만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편중된 정보가 아니라, 중남미 각국의 지형적 특색과 역사적 이유를 잘 묶어 내면서 지역에 대한 뛰어난 안목을 도드라지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라틴 지역을 모르는 이들에게 이 지역을 방문하는 데 뭐가 필요한지를 제대로 알려줬다는 점에서 이 책은 감사할 뿐이다.
또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국가별 특징과 역사적 맥락, 그리고 그 지역의 환상과 현실을 제대로 안배하면서 보여줬다. 라틴 아메리카에 많은 나라가 있다는 것쯤은 알지만 사실 어떤 특색을 각기 갖고 있는지는 모르는 특색 없는 여행가들을 위해 이 책은 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실마리를 그들에게 안겨준 것이다.
브라질에 왕이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브라질에 투자를 하려거나, 아니면 현지화를 하기 위해 직접투자를 고민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그것은 브라질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역적 특색을 모르면서 한국적 특수성에 매몰된 채로 다른 지역으로 삶의 방향을 수정하는 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지역에 대한 고민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리라. 그런 것들을 이 책이 들려준다. 분명 더욱 자세한 것을 알려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작하려는 이들에겐 매우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라틴에 대한 내 개인적 지식이 박약하다는 것을 알려준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좀 더 라틴에 대해 알고 싶은 욕망이 샘솟게 되어 무척 기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