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 The Fighte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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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그래도 가족이 힘이다. 부담이긴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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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3월 2주


현빈이 군대에 갔다. 그것도 해병대에. 감히 해병대라니. 이런 모습을 보면 현빈은 강한 남자의 전형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가장 강한 군대에 속하는 해병대에 입소한 그를 생각하면 강한 액션작품에 많이 출연했을 것만 같지만 그의 영화 이력에 그런 영화는 물론 드라마도 눈에 뜨이지 않는다. 처녀작 '돌려차기'가 가장 강력한(?) 액션물이다. '친구'가 드라마에선 진정한 액션작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TV 작품이다. 영화에서의 그의 출연작들은 거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드라마 히트작 역시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드라마에서의 사랑 영화도 극과 극을 걷는데 버르장머리(?) 없고 철없는 잘 사는 까도남으로 출연한 것들은 대박이 났는데 '눈의 여왕'같은 사랑 영화에선 까도녀를 위한 헌신적인 사랑을 보였지만 그냥 저주받은 걸작(개인적인 생각이지만)으로만 남았다. 그는 오직 한 가지 모습으로만 소비되는 배우다. 영화나 TV 에서나. 까도남으로 나와야 히트치는 비극, 그는 그런 남자배우이고 그냥 여성을 위한 Pet 정도의 배우일 수도 있다. 그래도 그를 보는 것은 재미있다. 특히 영화에선 까도남보단 평범하고 진지한 남자로 나온다. 그것도 최근 말이다. 그래서 군대 가서 이제 몇 년간 보기 힘든 그가 어떤 영화에 나왔는지 나열하고 싶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큰 히트를 친 작품들이 없다는 사실이고 그 흔한 까도남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도리어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이고, 그의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다수다. 그것도 최근 작품이 무려 세 편이나 있는데 그의 진면목이 이런 영화들 속에 비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리카의 눈물  

이 영화를 갖고 현빈도 나오지 않았는데 왜 올렸느냐고 비판한 분들이 많은 것은 알겠지만 그의 마음이 가장 따뜻하게 드러난 영화다. 사실 어떤 배우에게나 요청을 해도 다들 참가했을 나래이션이겠지만 왜 현빈을 택했을까 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가 좀 따뜻한 인간미가 있어 보여서 그러지 않겠느냐 하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이것도 여러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아무튼 슬픈 대륙의 고통을 이 영화를 통해, 그리고 따뜻한 목소리의 현빈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했으면 한다. 스토리보단 화면을 통한 영상이 중요한 영화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2011)  

이혼을 준비하는 부부의 이야기다. 갑자기 아내가 이혼하자고 이야기하는 이 황당한 스토리는 그러나 이젠 오늘을 사는 부부에겐 일어날 수도 있는 이야기가 됐다. 그래서인지 남일 같지가 않다. 아내 영신(임수정)가 남자가 생겼다고 하면서 나가겠다고 한다. 즉 나 불륜하는데 법으로 막지 말란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울고 불고 해야 할 것도 같은데 남편 지석(현빈)이 순순히 받아들인다. 이쯤 되면 지금까지 왜 같이 살았는지 모르겠고, 울고불고 하면서 저주하는 한국의 각종 불륜 드라마와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정말 Cool 한 인간관계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그들의 복잡한 마음과 왠지 모를 아쉬움 등 그래도 좀 미진하나마 서로 간의 여운을 갖고 있는 모양새를 보인다. 그리고 묘한 심리를 형상화한 영화이기도 하다. 사실 이런 심리 사랑 이야기는 흔한 소재이기는 하지만 현빈과 임수정이라면 볼 만은 하다. 여기서의 현빈은 확실한 도시남이다. Cool하기도 하고. 이런 쿨함이 비인간적일 수도 있지만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겐 매우 필요한 자세이고, 그래야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요새 Cool 해야 살지 쿨하지 못하면 미쳐버릴 것만 같은 세상에 우린 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요새 쿨한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고, 도덕적으로까지 요구되고 있다. 현빈의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이다. 전작들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모습이기도 하고. 국제영화제에 기대를 했지만 아쉬운 결과만을 남겼다.  

 

만추 (2011)  

 

영화 내적이기 보단 외적으로 말이 많다. 중국에서 현빈과 송혜교의 결별이 탕웨이 때문이란 이야기가 중국에서 그럴 듯 하게 나오는 것이고 보면 말이다. 아무튼 아쉽다. 잘 됐으면 했는데 헤어지는 것이 대세다 보니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인가 보다. 이 영화는 전작이 있는 영화다. 그때 영화의 영상이 많은 영화인들에게 영향을 줬고, 그래서 다시 한 번 제작된 영화다. 장소는 국제적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서안해양성 기후로 날씨가 변덕이지만 분위기는 최고로 만들어주는 시애틀이다. 안개는 환상을 낳고 시애틀의 독특한 풍광은 잿빛과 가을을 묘하게 결합시켰다. 알렉스의 건조하면서도 따뜻한 노래가 참 어울리는 영화다. 잠시 동안의 자유를 얻은 여자 수감자 애나와 도망자 신분이면서 돈도 벌어야 하는 훈의 기이한 사랑 이야기다. 그들의 사랑의 결말은 흔한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사랑의 과정이고 얼마나 멋지게 표현하느냐가 영화의 대중성을 결정한다. 그래도 사랑의 사생아인 기다림의 고통은 좀 가슴아프게 하는 비극으로 많은 이들의 감성을 적실 것이다. 탕웨이의 매력이 매우 돋보였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현빈의 탕아적이고 도시적인 매력 역시 절정을 보여준다. 알몸만이 그의 매력이 아님을 보여준 그의 연기력도 그가 군대 갔다 오고 나서 더욱 성숙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도록 해준다.   

 

백만장자의 첫사랑(2006) 

 그의 첫영화는 아니지만 그나마 존재감이 뚜렷한 영화는 ‘백만장자의 첫사랑’이다. 지금 최고의 미모를 뽐내고 있는 이연희와 함께 출연한 이 영화는 안타깝게도 평가가 좋지 못하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현빈의 풋풋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이연희의 앳된 매력은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이제 그의 이런 매력을 더이상 볼 수 없을 것이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다 그런 것이니까. 그의 풋풋한 매력을 더 보고 싶다면 논스톱 시리즈로 가야 겠지만 그래도 영화 속에서 사랑스런 그를 보는 것으로 재미있을 수 있다. 지금 그는 군대에 있으니까. 삼순이 열풍으로 기대를 어느 정도 했던 것 같지만 결과는 안타깝다. 그래도 그를 볼 수 기회는 물론 설익었지만 그의 진면목을 조금 볼 수 있을 것 같다. 건방진 까도남의 재벌 남자 이미지 말이다. 안타까운 것인지 모르지만 그의 드라마에서 이런 류의 캐릭터로 그의 성공이 이어졌다. 성공은 했지만 어두운 그를 만든 원인이기도 한데, 대중성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영화 예술인으로서의 그를 보고 싶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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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 토토 The Collection 1
조은영 글.그림 / 보림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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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잔혹동화, 참 슬픈 이야기다.
  어린이의 눈엔 말이 매우 좋은 구경거리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동화 같은 이야기가 경마장이란 곳에선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 경마장, 오늘의 감정으로 읊는다면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소외된 자들이 마지막으로 일확천금을 얻기 위해 그곳에서 그들의 마지막을 보내는 곳 정도란 느낌이 든다. 그래서일까? 그림에 나오는 이들의 얼굴은 짙은 붓터치 만큼 어둡고 두꺼우면서도 매우 치열해 보였고, 어쩌면 초췌해 보였다. 그 속에 나란 소녀가 있다. 매우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소녀.
  말이란 동물은 입장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니나 보다. 소녀에게 말은 아마도 즐거움을 환기시키거나 동물원의 동물처럼 즐거움을 전달해주는 대상으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경마장과 동물원은 다르다. 경마장은 단순한 입장료로 소통될 수 있는 공간이 결코 아니다. 그리고 경마장에서 말은 인생의 마지막으로 갈지 모르는 절박한 사람들에겐 인생의 모든 것이 걸린 문제다. 그래서 그들의 얼굴은 초췌하다 못해 절박하다. 그리고 순간순간 보이는 애절함과 갈망, 그리고 짜증스런 모습들, 바로 이런 것들이 경마장에선 흔하게 보이고 그림책에서도 매우 흔하게 널려 있다. 짙은 붓으로 그린 듯한 어두운 모습들은 그런 것들을 상징한다.
  그런데 그런 모습들이 너무 낯설지 않다. 차라리 일반적인 모습들이라고 할까? 감정이입이 확실하게 되고, 어딘지 동료와 같고 내 이웃과 같다. 바로 이런 몰골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오늘날의 우리들의 동네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동화책 속의 말들은 모두 전투를 치를 말처럼 씩씩거리고 공포스럽게 보일 뿐이다.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토토와 비슷해 보이는 9번 말이 어린 소녀에게 더 이상의 동화 같은 즐거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달려 토토’는 어느덧 성장통을 겪는 소녀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감당해야 할 웃음기 없는 현실을 대변하는 경마장 속에서 그녀는 점차 싫증을 낸다. 자신이 좋아한 대상을 이입시킨 말이 사실은 자신을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맹렬하게만 달리는 말이란 사실을 점차 느끼면서 그녀는 어느덧 어른처럼 실생활의 본질을 감정적으로 우선 느끼기 시작하는 것이다. 적자생존의 장소 속에서 그녀가 느꼈던 것은 싫증과 혐오였다. 마치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숨막히게 느끼는 그런 감정인 것이다. 경마장과 동물원을 혼동하고 있었던 그녀의 인식은 거친 세상 앞에 깨지면서 경쟁만이 숨쉬는 경마장의 실체를 느끼는 장면과 내용은 어린 소녀의 성장을 의미하지만 매우 쓴 경험인 것이다
  이런 것이 성장인지 모른다. 어른, 혹은 성장은 결국 독한 세상의 맛을 느끼는 그 순간부터이다. 현실에서 생존을 위한 갈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하는 순간이 바로 그 지점이다. 하지만 성장이 곧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이 어린 소녀도 알 것이다. 다만 그 시간이 과거보다 매우 빨라졌다. 그래서 소녀는 현실의 우악스러움을 더 일찍 경험할 것이다. 그리고 거칠어져만 가는 현실에 저항하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는 시점도 매우 빠를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어른이 되는 것이다. .
  부자연스럽다. 어린 소녀의 말 인형으로 세상을 보고 싶었지만 동물원과도 같을 것만 같았던 경마장의 말은 자신을 기쁘게 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어린 소녀와 대조되는 어른들의 초췌한 모습은 화려한 옷을 입은 말의 기수들 역시 초췌한 어른일 뿐이다. 어린 소녀 역시 어느 순간 그런 얼굴을 한 어른이 될 것이다. 하지만 동일한 공간에서 살아가면서도 전혀 다른 인식을 갖고 산다는 것은 무척 불행한 모습이다. 그리고 어린이의 마음 하나도 보듬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과연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 자성하게 만든다. 가벼운 것이 무거운 것을 지탱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희망이 단순한 동화로만 끝나선 안 되는데 계속 동화로만 끝나는 것 같다. 어쩌면 잔혹동화의 늪에 너무 빠진 것만 같다. 그래서 이 동화책은 참 슬픈 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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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 - 중국인의 삶은 왜 여전히 고달픈가
랑셴핑 지음, 이지은 옮김 / 미래의창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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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적인 MBA School인 U of. Pennsylvania의 Wharton School을 다닌 사회과학자의 작품이라고 하기엔 개인적 수필이란 느낌이 든다. 객관적인 사실을 근간으로 자신의 주장을 펴는 상황에서 가급적이면 자신의 견해를 피하고 자료를 통해 이야기를 진술해야 한다는 내 생각이 선입견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매 장마다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표현하는 저자의 독특한 문장력은 보는 이를 당황하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런 느낌을 삭제하고 이 책을 본다면 중국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것도 사실이다.
  제목인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은 작가의 관심과 걱정을 보여준다. 국가적으로 부강해지고 있는 중국의 겉모습과는 달리, 국민들의 생활수준은 그다지 나아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 표현은 책내용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이런 현상을 일으킨 원인으로 특히 저자가 지목하는 대상은 국가 행정력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 공무원들의 능력과 그들의 책임의식이다. 특히 원색적이라고 할 만큼 저자의 비판의 강도는 드세다.
  저자가 다루는 영역은 이 책 한 권에서도 매우 다양하다. 소득, 의료, 교육, 물가, 부동산, 환경과 같은 국내문제는 물론, 미국과 독일과 같은 국가와의 외교문제에까지 다양하다. 아마도 중국의 모든 문제를 다룬 총집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내용이다. 이런 내용들은 중국에 대한 저자의 강한 비판의식은 매우 집요하고 강하다. 국내문제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은 예외로 하더라도, 총체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저자의 집념이 대단하게만 느껴졌다. 다만 그것이 비판을 위한 비판이란 느낌이 든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옳지만 그에 대한 해법이 유일하다는 식으로 기술되는 점은 자칫 객관적인 시각에서 멀어질 수도 있는 서술이다.
  국내문제에서의 그의 해박한 이해와 해결방법의 제시는 저자의 능력을 충분히 이해하게 한다.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 혹은 임금이 낮은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이나 OEM 방식으로 운영함으로써 해외기업에 의해 통제되는 중국 내의 경제상황 등의 분석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직설적으로 왜 중국상품이 미국상품보다 비싼지에 대한 분석은 충분히 공감한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빈곤하게 된 중국인들의 현 상황과 그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과도한 물질주의 확산을 중국방송에서의 남녀 짝짓기 프로그램과 연결하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또한 중국의 문제점을 다른 국가들의 좋은 사례와의 대비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제안 역시 사회과학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과 독일과의 외교적 관계에서 중국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무엇인가 해낼 수 있는 국가 능력을 원하는 그의 모습은 보다 훌륭한 중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을 달성하려는 노력하는 학자로서의 면모도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하고 넘어가선 안 되는 것이 있다. 국제적 사안에서 관료들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근저에 민족주의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국내문제를 다루는 항목에서도 이런 중화주의적 사고가 깔려있는 인상을 받기도 한다. 외교적인 거래에 있어 언제나 국내언론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손해 보는 장사라는 표현을 쓰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것은 황색 저널리즘의 대표적인 대상이다. 이것은 아마도 국제적인 통과의례처럼 보일 지경이다. 어떤 사항에서도 Trade-off는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희생하는, 그래서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내용이 있기 마련이다. 황색 저널리즘의 속성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 표현들이 회담이 끝나고 나서 언제나 나오기 마련이다. 문제는 자국의 약점을 부각하면서,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식의 표현은 과한 것이며, 회담 Partner들에 대한 다소 과한 부정적 표현들은 결국 회담당사자들 모두가 철저히 중국의 적이란 인상을 덧칠할 수도 있는 위험한 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철저한 우적이론으로 상대의 음모에 무조건 당했다는 식의 표현은 아마도 중국 국민들의 피해의식을 증폭할 수밖에 없는 수사이다. 그런 소견 속에 있는 것은 결국 민족은 단결해야 한다는 식의 민족주의를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회담을 통해 중국이 얻은 것이 무엇이고, 그것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를 다각도로 살펴야 할 내용임에도 책은 한 쪽으로만 몰고 가는 인상을 주고 있다. 다소 위험한 인식임은 분명하다.
  중국은 개인적으로 무척 가까운 곳이다. 일정 기간 동안 내 삶의 고장이었고, 지금도 그곳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활력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낭만 속에서도 현실의 중국은 많은 부분에서 아파하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을 보면서 한국의 문제점을 중국도 유사하게 겪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중국의 발전전략에서 한국을 따랐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부동산 문제는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건설경기부양을 통해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것이 한중일 삼국이 유사한 것을 보면 말이다. 건설경기에 대한 저자의 신랄한 비판은 마치 한국정부에게도 적용되는 것이다. 아직도 한국은 선진사회로 가는 성장통을 앓고 있는 이 시점에서 중국이 그런 과정을 한국보다 짧게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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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원자 - 세상만사를 명쾌하게 해명하는 사회 물리학의 세계
마크 뷰캐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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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광오한 자신감이 드러난 문장들을 보면 과학자의 기본적인 자질인 겸손함이 없다는 것에 조금 유쾌하지 않은 느낌이 든다. 또한 특정 학문(물리학은 사실 모든 과학의 아버지라서 보편적일 수는 있겠지만)에 대한 과신이 마치 종교적인 신앙으로 보일 때도 있다. 어쩌면 과대망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거친 표현들이 있지만, 이 책은 그런 마음가짐을 지녀도 괜찮다는 생각을 들만큼 대단히 인상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고 종합적이면서도 뛰어난 설명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현시대의 가치까지 갖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부러운 책이다.
  중세든 근대든 인간에 대한 지나친 믿음은 사실 시대적 문제를 나았고, 마찰을 빚었으며, 오류를 만들어냈다. 사회과학도 그런 부류다. 과학적 탐구를 위해 인간을 단순화하는 것은 맞지만, 인간을 다른 생명체보다 더 위대한 존재로 보거나 특이한 존재로 보는 착오를 드러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은데 그렇다라고 생각하면서 사람에 관한 이론을 만들었으니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그리고 이런 오류는 결국 생명력이 짧은 이론이나 사회를 더욱 위태롭게 하는 사회과학이론들을 양산했다. 여기에 정치권력까지 가세한 상황이고 보면 입증은커녕 제대로 되지 못한 어설픈 주관적 주장에 목숨을 거는 위태로움이 양산되고 만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책의 강력한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저자는 특히 사회과학에서 가장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경제학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경제학자들이 가정한 합리적인 이기주의자라는 인간에 대한 정의로 인해 파생된 시장의 법칙들은 그들이 예상한 것과는 다르게 문제점을 양산하고 말았다는 비판은 현재의 위기를 고려할 때, 매우 날카로운 부분이었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업적을 단일한 책 하나에 묶는 놀라운 능력을 보였다.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물리학을 중심으로 생물학이나 심리학 등에서 얻은 값진 것들을 결합하면서 포괄적이고 세밀한 단순화를 시도한다. 특히 인간의 유별난 특이성을 제대로 삭제하면서 인간의 특성이라는 것도 자연에서 볼 수 있는 개체 정도의 특성을 갖고 있음을 보이고, 저자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사회과학의 기본개체인 인간을 ‘사회적 원자’로 지칭하면서 무척 인상적인 개체의 특성을 일반화하고 그 특성을 기반으로 기존의 경제학이 밝히지 못한 약점들을 하나하나 밝힌다.
  사회적 원자란 단어는 많은 것을 드러낸다. 인간을 완벽한 합리적 이기주의자라는 전통경제학을 비웃으며, 저자는 물리학에서 연구하는 자연 속에서의 원자(Atom)의 유추를 통해 새로운 모습의 인간을 제시한다. 즉 인간은 경험을 통해 세상에 적응하고, 주변을 모방하면서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충성심을 갖는 이기적 이타주의까지 획득하는 존재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집단에 대한 충성심이 다른 집단에 대해서 공격성을 지니는 속성으로 발생하는 민족주의나 대량학살 등의 분석은 인간의 긍정과 부정을 기막히게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무엇보다 생존을 위한 편견에 대한 해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인간이 자연의 원자 중 하나일 뿐이란 사실을 지적한다. 그는 이런 분석을 통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시장과 빈부격차의 문제들을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분석하고 소개한다.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위기는 많은 시사점을 읽게 한다. 효율성을 위해 만든 위계질서가 어느 순간 기회주의자들의 무임승차에 의해 어려움을 겪게 되고, 사회의 경제력이 발전할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에 대한 설명은 무척 신선했다. 경제적 부가 정체되어 평형의 상태로 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흐르는 물처럼 과정 상태에 있는 것으로 투자를 통해 운에 의해 투자수익이 덧셈이 아닌 곱셈으로 증가하며, 그에 따라 빈부의 격차가 심화된다는 내용은 사실 충격적이었다. 이것은 사회과학에서 좌우로 나뉘면서도 아직도 밝히지 못한 가려움을 매우 쉽게 풀어내는 것이며 상당한 가치가 있는 부분이다. 이것은 건전한 사회를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너무 쉽게 이야기해주는 부분이고 현재 많은 이들을 고통으로 몰아놓은 맹목적인 자유시장원칙과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과 그 대안을 제시하는 초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즉, 사회과학의 목표인 문제치유를 통한 건전한 사회건설을 이룰 수 있는 좋은 열쇠인 것이다.
  저자의 자신감처럼 이 책은 매우 신선하면서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인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관점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부상되는 행동경제학처럼 새로운 인식이 특히 경제학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더욱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권력자들 옆에서 함부로 진단하고 예단하는 경제학자들에 대한 무한한 불만이 저자에게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그건 저자만의 의견도 아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 병폐가 지금 만연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타성을 벗어나지 못한 사회과학자들의 옹졸함이 그 원인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사회과학을 배운 많은 학자들도 변해야 한다. 사회과학자들이 어쩌면 생존을 위한 편견을 위해 아집을 부리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변해야 할 때 변한다면, 좀 더 건실한 사회과학이론이 나올 것이며, 인식의 전환을 통해 더욱 큰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전환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이 책은 매우 큰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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