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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산수화 테마 한국문화사 6
고연희 지음 / 돌베개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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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취미로 하는 저에겐 전통미를 알 수 있는 최고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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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PD의 파리와 연애하기 - 파리를 홀린 20가지 연애 스캔들
김영섭 지음 / 레드박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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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연애하기’는 낭만적인 겉 속에 숨쉬고 있는 현실이 숨쉬고 있었다. 과연 이렇게 보는 것이 이 책을 대하는 정답인지 좀 혼란스럽다. 그러나 이 책은 드라마에서의 환상을 만드는 PD가 썼다고 하기엔 매우 이질적인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은 처음부터 나에게 거짓말 같은 동화였다. 그리고 그 동화와 함께 하는 현실에 난 무척 당황스러웠다.
파리의 상징어가 낭만, 사랑, 그리고 환상 등으로 되기까지 예술은 큰 도움을 주었다. 김영섭 PD의 개인적 여행수기의 제목을 ‘연애’라는 단어를 허락하도록 한 것은 파리의 오랜 역사와 예술, 그리고 그에 따른 우리들의 환상이 한 몫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호칭들이나 상징들이 파리에 쓰인다고 큰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다. 그리고 그런 상징은 프랑스가 오랜 동안 써왔던 파리 알리기 전략이기도 했으니까. 어쩌면 그런 동화적 이미지를 통해 뭔가를 얻기 위한 프랑스의 전략은 너무도 인간적이다. 핑크색 속에 숨어있는 동화는 처음부터 그렇게 다가왔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사랑이란 공통점으로 엮어졌지만 다양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피엔딩보단 불행이나 비극이 훨씬 많았다. ‘팔레 가르니에’ 천장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샤갈은 내가 좋아하는 화가이다. 그의 아내, 벨라와의 불멸의 사랑은 매우 유명했지만 김 PD의 서정화 작업은 그들의 사랑은 더욱 아름답게 창조되었다. 개인적으로 샤갈과 벨라의 마음에 다가갈 것만 같았고, 그녀가 떠난 후 샤갈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하늘 위에 있는 여인의 모습에서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것만 같았다. 보고 싶은 그런 모습.
그러나 이런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오직 하나만 있었다. 샤갈과 벨라의 이별이 이별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인간적 여운이 남는다. 이후부터 김영섭 PD는 솔직한 사랑 이야기를 읊기 시작한다. 세탁선에서의 피카소와 올리비에의 연인관계는 시작의 여유로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질투로 엉망이 되었고, 다이에나와 도디 파예드와 관련된 리츠 호텔의 이야기는 바람기가 있는 영국 왕세자의 변덕에 희생당한 여자와 그녀를 사랑한 비운의 아랍계 사업가의 불행을 이야기한다. 루이 14세와 15세의 왕들의 기이한 바람기를 함께 했던 여자들의 마지막 불행은 왜 여자들이 결혼하고 싶은지를 이해할 것 같다. 애첩은 그냥 애첩일 뿐이다. 즉 어떤 혜택도 보장받기 힘든 애첩은 언제나 바람 앞에 등불일 뿐이었다. 하지만 황제란 계급의 최정상에서 후손을 남기기 위해 전처를 내쫓아야만 했던 나폴레옹 이야기는 자유주의의 전도사였던 어느 혁명 정치가가 결국 구세대적 관계에 빠져 주변상황에 끌려가야만 하는 불행한 인간의 단면도 보여준다. 상처 받았기에 사랑을 두려워했던 샤넬의 사랑 포기는 책 제목을 의심하게까지 했다. 불 같은 사랑은 좀체 보기 힘들었다. ‘물랭 루즈’에서의 에디트 피아프와 이브 몽탕 이야기는 사랑을 악용한 이야기로까지 보인 사례로 보였다. 이 책은 앞서의 실사와 다른 가상의 이야기인 ‘퐁네프의 연인들’와 소설 ‘개선문’과 같은 이야기도 포함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조차도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어쩌면 ‘마이걸’이나 ‘떼루아’와 같은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가 환상일 뿐이란 것을 김 PD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환상의 상업성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어쩌면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즉 사랑이란 소재의 현실감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휴가라는 황금의 여유로운 시간을 할애했을 것이다. 파리의 사랑 유적지를 보면서 작가는 사랑의 문제를 넘어선 인간의 문제를 보고 싶었고 또한 솔직하게 쓰고 싶었을지 모른다. 낭만 아닌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독한 면을 굳이 보여주기 위해서 종이를 낭비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알아달라는 것이다. 사랑의 낭만성 뒤편에 있는 인간의 현실을 알면 알수록 사랑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을 알아야만 올바른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모르거나 외면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은 아니다. 봐야만 할 것을 직시해야 진정한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것처럼 작가는 정직함 속에서 값진 사랑과 인생을 만들어가길 독자들에게 충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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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 한 장 - 사랑하는 나의 가족, 친구에게 보내는 작별인사
베아테 라코타 글, 발터 셸스 사진, 장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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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죽음을 앞둔 시점에 입원하는 병원에 관한 책. 이런 독특한 소재는 내 개인적 경험과 함께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에겐 의지했고 서로를 이해했던 둘째 형에 관한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그 형은 나를 세상에 남겨놓고 다른 세상으로 갔다. 그런 생각이 언제나 마음 속 어디선가 숨쉬고 있는 시점에서 이 책은 나에겐 과거의 생각뿐 아니라 죽음에 대한 문제를 일깨우고 있다.
죽을 지도 모르는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하는 평범과 영원한 질문을 이 책은 포기했다. 호스피스 병원에서 살아서 나간 사람은 없었다 라는 자조 섞인 글에서 상징되는 죽음의 그림자는 이 책의 모든 것을 구성하고 있다. 호스피스 병원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혹은 환자들은 자신들의 미래가 이미 결정됐다는 마음가짐으로 들어온다. 그들에게 삶을 유지시킬 수 없단 생각을 갖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환자든, 환자 가족이나 친구든, 심지어 의사까지도. 어느 영화나 소설에서 일어나는 기적은 이곳엔 없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것을 이 책은 대놓고 표현한다. 그래서 이 책의 질문은 다른 것임을 보여 준다. 멋있는 죽음은 있을까?
책 저자와 사진사는 죽음을 앞둔 환자의 죽기 전에 사진 하나를, 그리고 죽은 후에 사진 하나를 남긴다. 그 시차는 일주일은 넘기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그런 사진들과 함께 작가는 환자들의 일상사와 그들의 과거, 혹은 인연과 관계들을 절제를 갖고 서술한다. 다양한 기억들로 채워진 그들의 이야기엔 죽음을 앞둔 자들의 슬픈, 기막힌, 그리고 안타까운 이야기들로 점철돼 있었다. 어린 딸의 죽음을 앞둔 어머니의 심정에서부터 강인함으로 살아왔던 어떤 할머니의 마지막 간절한 부탁을 담은 이야기 등, 이 책은 막바지에 다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생생하게 풀어내놓고 있었다. 특히 아들과 어머니의 죽음이 한 순간에 일어난 사건은 무척 가슴이 아팠다. 이런 죽음에서도 서로간의 불신이 가득해서 따로 살게 된 어느 부부의 화해와 용서는 인간관계의 핵심과 복원, 그리고 용서와 화해, 그리고 불신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슬픈 장면이기도 했다.
23명의 슬픈 인생을 갖고 있는 환자들은 한 명을 빼곤 죽기 전과 죽은 후의 사진을 갖고 있다. 그런 그들이면서도 이 중 한 명을 빼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었고 죽음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강인하기 그지 없었던 할머니가 죽음에 임박해서 옆에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는 모습을 볼 때 인간의 나약함을 이해하게도 되었다. 또한 잘 나가던 광고업계의 중역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그는 물론 그의 친구와 가족이 그렇게 피하려 했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그들의 의지와 욕망, 그리고 현실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인간의 강인함은 어쩌면 위선일지 모른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난 형의 죽음을 죽기 전까지 믿지 않았고 믿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생각났다. 아마 나의 그런 욕심이 형을 더 힘들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형은 우아하게도 행복하게도 떠나진 못한 것 같다. 아마 이 책의 목적은 행복한 관계로의 종결을 담아 내려 한 것인지 모른다. 호스피스 병원에 들어온 환자들과 어떤 점에선 한가지는 포기했다.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그런 마음 속에서 이 책이 주목한 것은 마지막이라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이며 그것을 찾는 노력의 결과가 이 책일 것이다. 죽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도 그 때까지라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인간적 삶과 행복을 마련하는 것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생이 더 짧게 될 수도 있지만 진통제를 부과하고 편안한 마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해주려는 이 책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생의 의미와 나약함, 그리고 소통과 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아마 누군가에게 찾아올 인간의 나약한 모습에 대해 우린 더 생각해 줄 수 있는 아량을 우리와 사회가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조그만 소망을 우아하면서도 슬프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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