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국은 - 우리의 절망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박성호 지음 / 로고폴리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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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부터가 무척 자극적이다. '어쩌다 한국은'이란 표현은 긍정적 의미를 찾으려는 시도를 처음부터 포기한 제목이다. 문제는 한국 상황이 이런 문구에 무척 어울리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고, 그게 좋은 쪽으로 변할 것 같지도 않다는 사실이다. 각 세대들에 대한 표현들을 일반 매체를 통해 확인할 때, 정말이거나 포기가 넘친다. 심지어 포기한게 너무 많아 N포 세대라고 표현하기도 하다. 20대들에 대한 표현이기는 한데 이게 계속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 자신의 삶의 일부나 활력을 포기한 세대들이 넘치고 있는데 결코 포기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위기의식이다. 생물학적인 진화의 결과인 것 같은데 이걸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저자 박성호(물뚝심송)에 대한 정보는 없다. 하지만 저저가 말한 한국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은 갖고 있다. 그런데 그 문제의식을 세분화하고 적절하게 분석하지는 못했다. 그냥 못난 한국이란 정도의 생각일 뿐이었다. 한국 문제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은 하지 않은 채 그냥 문제는 있다라고 생각했을 뿐, 그 이상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알고나 당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들은 너무 가슴아프다. 이 책이 담은 내용들이 과연 남의 일이었을까? 바로 한국인들의 일이었고 문제였는데 너무 외면한체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후유증을 21세기 되고 나서 잔인하게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이 논하는 분야는 다 큰 영역들이다. 노동, 역사, 정치, 언론, 종교, 교육, 국방이 그것들이다. 정말 하나하나 문제만 쌓인 분야다. 이 책의 가치는 그런 분야들을 나열하는 것에 있지 않았다. 이 책은 심각하게 파괴된 분야들에 대해 유럽의 역사와 뛰어난 일반론을 통해 무엇을 해야 할지 분석한 다음, 한국의 현실을 짧은 글 속에서 적나라하게 파헤지면서 그 속의 웅크린 한국 자체의 문제를 제대로 끄집어 낸다. 병원의 외과의사처럼 하나하나 꼼꼼하게 문제를 정리하면서 그 이유를 적시하는 내용들을 보면 사실 좀 무서울 정도 말이다. 한국인들이 그런 곳에서 살고자 하고 발버둥치니 말이다.
  어쩌면 한국에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한국을 포기하고 있는 중일 것이다. N포 세대라고 불리는 20대들은 물론 기성세대 역시 자살을 통해 포기하고 있는 중이다. OECD 평균보다 훨씬 넘는 포기 수치들은 한국을 정떨어지게 만들고 있다. 이혼도 어쩌면 포기인 것이다. 평화롭고 안락한 가정이 못 되니 새 삶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어쩌면 결혼이란 사회적 안전망이 파괴될 날도 멀지 않았다. 결혼을 통해 인구를 늘리는 정책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잇다. 사는 게 비싼데 그걸 누가 감당하겠는가. 한국인들에게 이성이 있다면 사실 한국에서의 삶이 과연 이득인가 따져볼 시점인 것이다. 한국인들끼리 사는게 너무 힘들어지고 있다.
  저자의 해결책이 담긴 마지막 강의였던 8강의 미래는 이 책이 제안한 해결책일 것이다. 시의적절한 것 같기도 하고, 사실 과연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군사정권에 눌렸던 이들이 그것을 벗어나긴 했어도 과연 자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말이다. 지금까지 한국인들은 강자에 대한 편승전략으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 편승을 하지 못한 이들이 희생되더라도 한국인들은 눈을 감고 외면한체 자신들만의 안위를 찾은 이들이 사실 사회의 주도세력이 됐고 앞으로도 그들이 쌓은 성은 공고할 것 같다. N포세대들의 참혹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이들의 실체이기도 하다. 고발하면 깨우칠 수도 있다는 개연성은 있겠지만 과연 세대별로 조각조각 갈라선 한국인들이 그런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전에 한국이란 국명은 남겠지만 허울 뿐인 상태가 될 가능성이 더 많다. 한국은 그런 수준의 나라인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뭔가는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동의한다. 안 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할 때 가만 있어선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8강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공유경제가 갖는 위험 속에서 따뜻한 해결책을 찾아가려는 저자의 도전정신은 분명 주목할 만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주목할 점 뒤에 숨어 있는 바꿔보자는 의도를 확인하면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에 그래서 공감하고 고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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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병 - 가장 가깝지만 가장 이해하기 힘든… 우리 시대의 가족을 다시 생각하다
시모주 아키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살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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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현대인의 질병의 원인이 가족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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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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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우리들을 제대로 반영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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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신해철 - 신해철 유고집
신해철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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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립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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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힐링캠프
권남연 지음 / 꿈꾸는발자국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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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프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은 것 같다. 스위스나 독일, 그리고 이태리와 국경을 접한다는 이야기 정도는 기본 상식일 것 같다. 과거 목숨을 담보로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목숨을 담보로 타국에서 용병으로 살아가야 했던 슬픈 가장의 숙명을 지녔던 스위스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왠지 모르게 한국 남자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정도가 전부였던 것 같다. 평범한 일상에 살다 보니 국내여행도 힘들게 되고 만 지금의 내 모습을 생각하면 알프스는 마냥 먼 곳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 책 ‘알프스 힐링캠프’는 묘한 기분이 드는 책이다. 뭔지 모를 야속한 내 인생에 대한 고민을 들쑤신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부럽기도 한 여행기록으로도 생각된다. 어쨌거나 지금의 나로선 그냥 계획만으로도 벅찬 그런 여행인 알프스를 즐겁게 갔다 온 어느 부부의 이야기는 마냥 시샘하기만 할 것도 같다.
  참 아름다웠다. 명성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하는 아름다운 광경을 담은 사진들은 지금의 나를 박차고 당장 비행기 예약을 하고 싶게 만든다. 현실이야 어떻든 무엇을 하도록 자극하는 이 책의 모든 것은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다. 아줌마들의 로맨스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어쩌면 이 책 속의 여행의 모습들은 로맨스를 꿈꾸게 만든다.
  이 책은 호연지기를 품으면서 산을 오르는 이의 여행기는 아니다. 신랑과 신부의 여행기이면서 그냥 친한 이성친구와의 즐거운 여행을 보는 것 같아 즐거움이 쏠쏠하다. 함께 다니면서 느끼거나 경험했던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깜찍하면서도 소소한 즐거움이 많이 들어 있는 책이다.
  사실 유럽과 그리 친하지 않다 보니 여기에 나온 지명이나 단어들은 나에겐 쌩뚱맞다. 그냥 알프스나 국명이 나오면 반가울 정도 수준이다 보니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분명 나에게 알프스를 언젠가 꼭 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든 책이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수많은 지명들을 열심히 외우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작가가 갔었던 길을 똑같이 따라 가면서 작가의 마음을 한 번 따라가려고 할 것이다. 사실 같은 마음을 느끼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좀 더 업그래이드된 그런 마음들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름다운 곳을 찾아 헤맨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런 거 할 시간에 좀 더 현실적이 도움을 추구하는 것이 세상 사는 지혜일 것이다. 하지만 힐링은 아쉽게도 현실적인 것에서 찾을 수는 없다. 뭔가 색다른 활력에서 찾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알프스는 좋은 기회를 주는 곳일 것 같다. 언젠가 꼭 가겠다. 그리고 그게 나에겐 힐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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