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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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불안한 일상 속에서 만난 《중용》

요즘 하루하루가 휩쓸리듯 흘러가다 보면, 나라는 중심이 흔들릴 때가 많다.

그러다 우연히 집어든 책이 바로 박찬근 저자의 '중용'.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이라는 부제가 괜히 붙은 게 아니다.

고전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리감 대신, 이 책은 현대적 사고와 감각으로 번역된 성찰의 언어로 다가왔다.


딱딱한 철학서라기보단, 생활 속에서 숨 쉬는 지혜서에 가깝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가르치는 대신, 어떻게 살아야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가를 끝없이 묻는다.

요즘처럼 매일이 소란스럽고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 이 질문은 단순한 옛 말씀이 아니라 지금 여기를 위한 철학으로 변한다.


☕ 낡은 머그컵 같은 따뜻함

책을 펼치자마자 다가온 인상은 묘하게도 오래된 머그컵 같았다.

손잡이가 조금 낡고 색이 바래 있는데도 이상하게 손에 착 감기는 감각.

화려하진 않지만 매일 아침 커피를 담아주는 그 컵처럼, '중용'은 번잡한 삶 속에서 잊고 있던 균형과 중심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었다.


책장을 넘길수록 그 ‘중용’이란 말이 단순히 무난함이나 절충의 미덕이 아니라,

극단의 양끝을 이해한 뒤 스스로의 중심을 세우는 지적 근육의 훈련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조화란 타협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질서를 단단히 다지는 일.


“진정성은 결국 드러나게 마련이다.”

아무리 꾸며도 본심은 드러나고, 숨겨도 성실한 마음은 반드시 빛을 발한다.


💡 삶 속에서 떠오른 순간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문득 내 일상이 스쳐 갔다.

회사에서 보고서를 꾸미느라 밤을 새운 적이 있다.

그럴수록 겉만 화려하고 안은 텅 비어버리기 일쑤였다.

반대로 서툴고 허술했지만 정성껏 준비한 발표는 언제나 진심이 통했다.


그때 알았다.

중용이 말하는 중심은 타협의 결과가 아니라 진심이 닿은 자리라는 것을.

겉모습보다 내면의 힘, 보여지는 균형보다 살아내는 균형.

이 책은 그 오래된 진리를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일깨워준다.


“중용은 단순히 중간을 택하라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균형과 진심에서 나오는 힘,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지키는 지혜다.


🥣 된장찌개 같은 고전의 맛

읽는 내내 이 책은 화려한 불꽃놀이가 아니라, 은근히 오래 가는 숯불 같았다.

처음엔 뜨겁지 않은 것 같지만, 곁에 두고 천천히 음미하면 오래도록 따뜻함을 전해주는 그런 힘.


삶 속 사소한 물건이나 음식에 빗대자면, 중용은 매일 꺼내 먹는 된장찌개 같은 책이었다.

소박하지만 깊은 맛, 매일 곁에 두어도 질리지 않는 위안.

그 안에는 격렬한 주장 대신 묵묵한 신념이 있고, 조용한 문장 안에 오래된 지혜가 숨 쉬고 있다.

책장을 덮고 나면, 마음 한구석에 숯불처럼 은근한 온기와 단단함이 남는다.


🌌 책을 덮고 난 뒤

어지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중용은 마치 주머니 속 작은 조약돌 같다.

가볍지만 늘 손끝에서 묵직한 존재감으로 나를 일깨운다.

책을 덮은 뒤에도 문장들이 오래도록 귓가에 머물렀다.

“지금의 나는 과연 균형 잡힌가?”, “내 진심은 어디에 있는가?” — 그런 질문이 조용히 떠올랐다.


그래서 오늘은 낡은 머그컵에 커피를 따라놓고 천천히 마시며 이렇게 적어본다.


“중용은 결국 나를 지켜내는 가장 따뜻한 습관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오래 쓰는 물건처럼, 일상의 소박한 습관 속에 스며드는 고전의 힘.


📚 마무리 감상

중용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조용히 나를 붙드는 문장들의 집합이었다.

불확실한 시대에 이토록 잔잔하게 마음을 다잡아주는 책이 또 있을까?

이제 내게 중용은 머그컵 속 따뜻한 커피처럼,

매일의 중심을 지켜주는 작고 단단한 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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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스몰 토크 이렇게나 쉬웠다니
김영욱 지음 / 모티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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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영어 울렁증 말기 환자의 웃픈 첫 만남

영어만 나오면 심장이 쿵 내려앉아 어, 어.. 하다가 결국 말문이 막히는... 그런 사람들 있다. 이번에 회심의 일격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려 달변가 영쌤님의 책, '영어로 스몰 토크 이렇게나 쉬웠다니'를 모셨다.


책을 처음 펼친 날이 마침 휴일이었다. 오늘은 꼭 DAY 15 'I think I should' 패턴까지 끝낸다!는 비장한 각오로 아침부터 책상에 앉았다. 그런데 역시 공부엔 든든한 간식이 필수! 꼬들꼬들하게 끓인 신라면을 옆에 두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No wonder you're in a bad mood. (그래서 기분이 안 좋았구나) 같은 실용적인 표현들을 밑줄 쫙 그어가며 열심히 보는데, 하필 와~ 국물 진짜 진하네 감탄하던 그 순간! 콰당! (맞다. 국물을 튀겼다. 표지에 작게 빨간 얼룩이 생겼는데, 마치 내 영어 공부의 역경을 보여주는 훈장 같달까? 😂)


📝 짧지만 확실해서 '각인'되는 마법

하지만 이 책, 겉모습은 얼룩졌어도 내용은 정말 물건이다.


내가 늘 영어 공부에서 실패했던 이유가 뭘까? 너무 어렵고 방대한 문법과 단어 때문이었다. 이 책은 그런 부담을 확 덜어준다. 딱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는 표현 90개와 패턴 50개에 집중한다.


특히 책 속에서 I used to be very shy. (나는 되게 수줍음이 많았는데.) 같은 used to 패턴을 공부할 때. 예전에 쓰던 표현들을 살펴보니, 뻔하고 교과서적인 문장이 아니라 진짜 실생활에서 나 이런 사람이었지를 말할 수 있는 예문들이라 좋았다. 옛날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입에 붙었다.


또 하나, I hate it / I can't stand / I'm sick of 처럼 싫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다양한 뉘앙스를 알려주는 부분도 정말 도움이 됐다. 그저 I don't like만 외치던 내가, 상황에 맞춰 짜증과 불만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 거다.


💡 '영쌤'의 감성 코칭, 영포자에게 위로를 주다

이 책의 백미는 단순히 표현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Everything will be fine. Everything will work out ok. Everything will fall into place. 처럼, 한글 문장 걱정 마. 다 잘 될 거야. 에 대한 세 가지 다른 뉘앙스의 영어 문장을 보여주는 페이지에서는 왠지 모를 위로를 받았다. 영어 공부가 힘들 때마다 이 문장들을 노트에 적으며 스스로를 응원하곤 했다. (첨부 사진처럼 손으로 직접 써보는 공부법, 완전 강추!)


달변가 영쌤이 잘 가르친다보다 웃기다는 말을 더 좋아하신다는 저자 소개처럼, 책 곳곳에서 느껴지는 유쾌함과 함께 영어 앞에서 움츠러들었던 독자들에게 즐거움과 자신감을 선물하겠다는 진심이 와닿았다.


💖 당신의 영어, 이제 '이렇게나 쉬웠다니'

이 책은 어려운 문법 용어나 현란한 단어를 쓰지 않는다. 그저 가장 쉽고, 가장 자주 쓰는 말로 우리의 입을 열어준다. 영어를 못 해서 짧은 표현도 생각 안 나던 나 같은 사람에게, 이 책은 막힌 숨통을 틔워주는 시원한 사이다 같았다. 이제는 외국인과 마주쳐도 I don't know if I should quit my job. (퇴사를 고민할 때) 같은 문장으로 스몰 토크를 시도해 볼 작은 용기가 생겼다.


영어로 대화하는 게 이렇게 쉽고 재밌는 건지 처음 알았어요!라는 책 속 45만 영포자들의 찐 후기가 절대 과장이 아니었다. 라면 국물 자국이 남아도 계속 손이 가는 이 책. 매일 하루 한 패턴씩, 묵묵히 따라 한다면 여러분도 곧 영어로 스몰 토크, 이렇게나 쉬웠다니!라고 외치는 날이 올 거다.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지 말기를. 다 잘 될 거다. 이 책과 함께라면, 여러분의 영어도 분명 fall into place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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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모른다면 인생을 논할 수 없다
김태환 지음 / 새벽녘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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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철학이라는 질문 앞에 서다

한때 나에게 철학은 책상 위 먼지 쌓인 고전이었다. 매일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데카르트의 사유나 니체의 초인 같은 개념은 그저 시험지 한 귀퉁이를 채우는 지식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바쁘게 살면 살수록 마음은 왜 이리 텅 비는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혹시 타인의 말 한마디에 내 하루 기분이 좌우되고, 누군가의 기대에 맞추느라 내가 진짜 원하는 건 잃고 사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만 커져가던 어느 날, 이 책 '철학을 모른다면 인생을 논할 수 없다'를 읽었다.


책 표지의 데카르트, 니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 철학자들의 얼굴이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 같았다. 마치, 너, 이래도 인생을 논할 수 있다고 생각해?라고 묻는 듯이 말이다. 그리고, 당신은 지금 삶을 직접 선택하고 있나요, 아니면 타인이나 상황 탓하며 살고 있나요?라는 질문이 나를 멈춰 세웠다. 그 순간, 내 삶의 주도권이 어디에 있는지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이 책은 내 삶의 본질을 묻는 거울이었다.


고통을 겪고 있다면, 당신은 강해지고 있다

요즘 나는 일과 관계에서 연속으로 꽝을 맞은 시기였다. 애써 괜찮은 척했지만 밤마다 찾아오는 자괴감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고통을 극복한 사람은 잘 알겠지만, 힘든 고통은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용기를 흔들어 깨운다고 말한다. 스토아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메시지처럼,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덤덤한 위로가 이토록 따뜻하게 느껴질 줄 몰랐다.


특히, 에픽테토스가 말한 나를 위해 살지 않으면 남을 위해 살게 된다는 구절은 뼈를 때리는 듯했다. 늘 타인의 시선에 맞추느라 정작 나의 삶은 뒷전이었던 나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 같았다. 아, 내 삶의 기준이 나가 아니라 남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허전했던 거구나라는 깨달음이 섬광처럼 스쳐 지나갔다. 단순한 철학 해설서가 아니라, 내 인생의 방향키를 스스로 쥐는 법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같았달까. 에리히 프롬의 사랑에 대한 통찰,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까지, 27명의 철학자들의 지혜가 내 불안한 영혼을 촘촘히 감싸주었다.


철학은 뜨끈한 위로의 뚝배기

이 책은 단순히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질문과 기록 페이지를 통해 스스로 사유하게 만든다. 내가 비교하고 있는 삶은 누구의 삶이고, 그 비교는 나를 어떻게 만들고 있나요? 같은 질문에 답을 채워나가다 보면, 철학이 더 이상 멀리 있는 학문이 아니라 내 삶의 가장 깊은 곳에 뿌리내리는 실천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된다.


힘든 날, 이 책을 읽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책은 내게 소스 묻은 종이컵 같은 위로였다. 겉보기엔 좀 지저분하고,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 안에 담긴 뜨거운 커피는 혼자만의 시간에 가장 깊은 위안을 주니까.


책을 통해 나만의 단단한 철학이 생겼으니, 나는 이제 어떤 고난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난 오늘도 책 덮고 라면 뚝배기를 지켰다. 철학적 사유를 끝냈으니, 이제는 현실적인 배를 채울 시간. 삶이란 그런 것, 지혜를 채웠으면 배도 채워야 균형 잡힌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아니겠나! 인생이란 뚝배기처럼 뜨끈하게, 그리고 나만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거니까.


#철학을모른다면인생을논할수없다 #인생철학 #불안한영혼을위한책 #데카르트 #니체 #에픽테토스 #스토아철학 #인문학추천 #자기계발도서 #인생뚝배기 #김태환작가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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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생존법 - 슬기로운 생활 70가지
조정호 지음 / 성안당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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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슬슬 인생 2막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이 깊어지는 요즘, 운명처럼 '100세 시대 생존법: 슬기로운 생활 70가지'를 읽게 됐다. 제목부터 묵직하게 생존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37년 차 베테랑 직장인이자 건설안전 전문가인 조정호 작가님의 현실적인 조언들로 가득하다. 마치 오랜 경력의 옆집 아저씨가 따뜻한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진솔하게 털어놓는 이야기 같다.


💼 회사, 가정, 그리고 내 삶의 균형을 찾아서

책을 펼치면 크게 회사, 가정, 일상 세 파트에서 마주하게 되는 슬기로운 생활 70가지 조언이 펼쳐진다. 특히 저자가 건설안전 분야에서 30년 넘게 현장을 지킨 분이라 그런지, 안전만큼이나 삶의 안정성에 대한 이야기가 깊이 있게 다가왔다.


내게 가장 와닿았던 건 회사 행사에 가족과 함께하기에 대한 조언(p.53)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 회사 체육대회에 따라갔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당시에는 그냥 신나게 뛰어놀기만 했는데 책을 읽으니 아, 아버지가 저런 곳에서 땀 흘리며 일하셨구나 하고 어렴풋이 그 무게를 짐작하게 되었다. 저자는 자녀들이 부모의 일터를 간접 경험하며 부모님을 더 존경하게 된다고 말하는데 정말 진심으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또, 자녀 앞에서 절대 싸우지 마십시오(p.180)라는 부분도 있다. 책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불만 사항을 이야기하고,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은 절대 삼가라고 단호하게 충고한다. 이 부분은 100세 시대를 넘어 당장 오늘부터 실천해야 할 가정의 생존법이 아닐까 싶다.


🧭 나만 몰랐던 '슬기로운' 삶의 비밀

이 책의 매력은 거창한 성공 신화나 추상적인 철학이 아니라 취업한 자녀에게 용돈 받는 요령, 자격증을 마흔 전에 따야 하는 이유 같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팁들에 있다. 누구는 저런 것까지 알려줘야 해?라고 할 수 있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우린 그런 사소한 생활의 지혜가 없어서 발목 잡히곤 한다. 저자의 36년 현장 경험과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조언들은 딱딱한 매뉴얼이 아니라 따뜻한 길잡이 같다.


특히 감정을 다스리는 지혜(p.200)에 대한 조언도 인상 깊었는데 화가 날 때 60초 동안 모래시계의 모래가 아래로 흐르는 것을 상상하며 천천히 숫자를 세어보라는 내용은 정말 실전 꿀팁이었다. 분노로 인해 후회할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시간 벌기를 해주는 거다.


💖 진정한 위로는 결국 내 삶의 실천에서 온다

책의 리뷰를 쓰신 한국CM협회 배영휘 회장님의 말씀처럼 이 책은 인생 후반부를 위한 따뜻하고 실천적인 조언의 집합체다. 건강, 재정, 관계 등 삶의 본질적 가치를 되돌아보게 해주고, 용기와 웃음을 더해주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책을 덮고 나니 마음속에 뭔가 단단한 것이 채워진 느낌이었다. 100세 시대를 걱정하며 막연한 불안감만 키우기보다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슬기로운 실천을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는 현실적인 위로를 받은 거다.


결국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이거 아닐까? 노후는 갑자기 뚝 떨어지는 운명이 아니라 오늘 내가 쌓아 올린 지혜와 실천의 결정체라는 것.


이 책은 마치, 매일 출퇴근길에 마주치던 평범한 돌멩이가 알고 보니 인생이라는 거친 강을 건너기 위해 꼭 필요한 징검다리였음을 깨닫게 해주는 순간과 같다.


'100세 시대 생존법'은 잔뜩 쫄아 있던 나의 마음에 나만의 메뉴얼을 쥐여준 셈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까지 이 책을 완독하고 살아남더라도 결국 남는 건 책의 내용이 아닌 오늘 밤 끓여 먹을 컵라면 국물처럼 짜릿하고 소중한 나의 하루하루일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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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이 나에게 - 인생은 짧고 수영은 길다 나에게
김찬희 지음 / 몽스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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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완벽보다 '지속'을 향한 물결, 내 삶을 닮은 에세이 『수영이 나에게』


오늘은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준 책, 김찬희 작가님의 수영 에세이, '수영이 나에게'를 소개한다. 표지의 잔잔하면서도 깊은 물빛 컬러처럼, 이 책은 "인생은 짧고 수영은 길다"라는 부제 아래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라는 담백한 고백으로 시작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단순히 수영 기술이나 노하우를 배운 게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특히 책에 등장하는 수영하는 일상, 버티는 마음에 관한 기록이라는 문구는 마음을 깊숙이 건드렸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잘 해내려고 애쓰지만 사실 삶은 버텨내고 지속하는 힘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 꾸준함이 빚어낸 일상의 철학

작가님은 무려 11년 동안 수영을 해오면서 겪은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물 흐르듯 잔잔하게 들려준다. 새 수영 장비에 대한 헛된 기대, 강습반에서의 미묘한 심리전, 그리고 무엇보다 슬럼프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현실적이었다.


책 속에서 작가님은 수영을 쉬고 싶어 하는 마음과 싸우며 이렇게 말한다. 100가지라면, 수영을 쉬거나 그만둘 이유는 뽑아봐야 한 가지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재미없어지고 심드렁해졌다는 건 꽤 큰 타격을 안겼다. 이 구절을 읽는데, 나의 회사 생활 슬럼프가 그대로 겹쳐졌다.


나는 작년까지 15년 차 직장인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일이 재미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습관처럼 출근하고 있었다. 잘 하는 사람이 되려고 미친 듯이 달렸던 신입 때의 열정은 사라지고 그냥 꾸역꾸역 버티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 우울했다. 수영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가 재미없음 단 한 가지인 것처럼 내 직장 생활이 힘든 이유도 큰 문제 때문이 아니라 마음의 동력 상실 때문이었던 거다. 거창한 위로 대신, 이 담백한 문장 앞에서 나는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삶이란 원래 지속의 문제구나 하고 큰 안심을 얻었다.


🌊 느려도 괜찮아, 구부러져도 괜찮아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자녀의 수영 강습에 관한 에피소드였다. 작가님의 아이가 남들과 다르게 평영 발로 자유형 팔 동작을 하자 코치가 당황스러워했다. 그때 아이가 아빠, 다를 뿐이지 틀린 건 아니에요. 느릴 뿐이지 못한 건 아니잖아요라고 말한다.


나는 늘 네모반듯하게 살려고 애썼던 것 같다. 정해진 커리어 패스, 완벽함, 흐트러짐 없는 모습... 이 장면은 나에게 꼭 네모반듯할 필요는 없다. 구불구불하고 휘어진 골목길이 있어야 도시가 숨을 쉴 수 있다는 작가님의 메시지로 다가왔다.


몇 년 전, 내가 프로젝트에서 실수했을 때 상사에게 꾸중을 들었던 날이 떠올랐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던 나는 내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했고 그 실패 때문에 한동안 무력감에 빠졌다. 하지만 아이의 다를 뿐이지 틀린 건 아니에요라는 말과 이어지는 구부러졌다고 쓸모없는 게 아니라는 작가님의 깨달음은 내 삶의 흉터에 따뜻한 연고처럼 발렸다. 자유형을 하다가 어깨가 아프면 평영으로 바꿔도 되고 정해진 자세를 고집하지 않아도 되는 수영처럼 내 삶도 완벽한 정답이 아니라 유연한 흐름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


'수영이 나에게'는 수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분들에게도 버티는 삶의 미학을 전해주는 책이다. 물속에서 오직 숨쉬기만을 생각하며 물살을 가르는 행위처럼 우리의 삶도 결국은 욕심을 버리고 힘을 뺄 때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완벽하지 않아도, 느려도, 가끔 구부러져도 괜찮다. 우리 모두 각자의 속도로 계속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오늘 밤은 이 책을 덮고, 내일의 물살을 헤쳐나갈 작은 용기를 얻어본다.


수영이 주는 고요한 위로처럼, 당신의 오늘 하루도 잔잔하게 흘러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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