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모른다면 인생을 논할 수 없다
김태환 지음 / 새벽녘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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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철학이라는 질문 앞에 서다

한때 나에게 철학은 책상 위 먼지 쌓인 고전이었다. 매일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데카르트의 사유나 니체의 초인 같은 개념은 그저 시험지 한 귀퉁이를 채우는 지식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바쁘게 살면 살수록 마음은 왜 이리 텅 비는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혹시 타인의 말 한마디에 내 하루 기분이 좌우되고, 누군가의 기대에 맞추느라 내가 진짜 원하는 건 잃고 사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만 커져가던 어느 날, 이 책 '철학을 모른다면 인생을 논할 수 없다'를 읽었다.


책 표지의 데카르트, 니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 철학자들의 얼굴이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 같았다. 마치, 너, 이래도 인생을 논할 수 있다고 생각해?라고 묻는 듯이 말이다. 그리고, 당신은 지금 삶을 직접 선택하고 있나요, 아니면 타인이나 상황 탓하며 살고 있나요?라는 질문이 나를 멈춰 세웠다. 그 순간, 내 삶의 주도권이 어디에 있는지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이 책은 내 삶의 본질을 묻는 거울이었다.


고통을 겪고 있다면, 당신은 강해지고 있다

요즘 나는 일과 관계에서 연속으로 꽝을 맞은 시기였다. 애써 괜찮은 척했지만 밤마다 찾아오는 자괴감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고통을 극복한 사람은 잘 알겠지만, 힘든 고통은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용기를 흔들어 깨운다고 말한다. 스토아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메시지처럼,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덤덤한 위로가 이토록 따뜻하게 느껴질 줄 몰랐다.


특히, 에픽테토스가 말한 나를 위해 살지 않으면 남을 위해 살게 된다는 구절은 뼈를 때리는 듯했다. 늘 타인의 시선에 맞추느라 정작 나의 삶은 뒷전이었던 나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 같았다. 아, 내 삶의 기준이 나가 아니라 남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허전했던 거구나라는 깨달음이 섬광처럼 스쳐 지나갔다. 단순한 철학 해설서가 아니라, 내 인생의 방향키를 스스로 쥐는 법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같았달까. 에리히 프롬의 사랑에 대한 통찰,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까지, 27명의 철학자들의 지혜가 내 불안한 영혼을 촘촘히 감싸주었다.


철학은 뜨끈한 위로의 뚝배기

이 책은 단순히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질문과 기록 페이지를 통해 스스로 사유하게 만든다. 내가 비교하고 있는 삶은 누구의 삶이고, 그 비교는 나를 어떻게 만들고 있나요? 같은 질문에 답을 채워나가다 보면, 철학이 더 이상 멀리 있는 학문이 아니라 내 삶의 가장 깊은 곳에 뿌리내리는 실천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된다.


힘든 날, 이 책을 읽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책은 내게 소스 묻은 종이컵 같은 위로였다. 겉보기엔 좀 지저분하고,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 안에 담긴 뜨거운 커피는 혼자만의 시간에 가장 깊은 위안을 주니까.


책을 통해 나만의 단단한 철학이 생겼으니, 나는 이제 어떤 고난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난 오늘도 책 덮고 라면 뚝배기를 지켰다. 철학적 사유를 끝냈으니, 이제는 현실적인 배를 채울 시간. 삶이란 그런 것, 지혜를 채웠으면 배도 채워야 균형 잡힌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아니겠나! 인생이란 뚝배기처럼 뜨끈하게, 그리고 나만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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