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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로 바라본 수학적 일상 - 확률이 이끈 지성, 과학 그리고 인공지능의 세계
장톈룽 지음, 홍민경 옮김, 김지혜 감수 / 미디어숲 / 2025년 8월
평점 :
최근 읽은 책 한 권이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바로 '확률로 바라본 수학적 일상' 이라는 책이다. 평소 수학이라면 왠지 모르게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나에게 이 책은 수학, 특히 확률이 우리 삶의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구나를 깨닫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어릴 적, 주사위 게임을 할 때마다 나는 왠지 모르게 짝수만 나올 것 같은, 혹은 홀수만 나올 것 같은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다. 친구들은 그건 다 확률이야라고 했지만, 당시 나에게 확률은 그저 주사위와 동전이라는 좁은 틀 안에 갇힌 개념이었다. 하지만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AI의 판단이 과연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해졌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AI의 핏줄에는 확률이 흐른다!"
"확률은 더 이상 주사위의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AI의 언어다."
책에 나오는 이 구절들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알파고의 승리, ChatGPT의 문장 생성, 넷플릭스 추천 시스템 등 우리가 놀라워하는 AI의 모든 능력 뒤에는 불확실성을 수학적으로 다루는 능력, 즉 확률로 사고하는 힘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공식만 나열하는 지루한 수학책이 아디다. 도박사의 오류에서 시작해 베이즈 정리, 엔트로피, 딥러닝까지, 복잡한 개념들을 일상 속 흥미로운 예시들과 함께 풀어낸다. 예를 들어, 술 취한 사람의 랜덤 워크 모델은 무작위적인 움직임 속에서도 패턴을 찾아내는 확률의 힘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어 이해를 도왔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이지? 했던 내용들이 그림과 함께 설명되니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확률에 대한 주관적 해석과 객관적 해석에 대한 논쟁을 다룬 페이지였다. 동전 던지기처럼 명확한 확률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지진 예측처럼 수많은 주관적 요소가 개입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보며, 확률이 얼마나 심오하고 철학적인 개념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단순히 숫자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경험과 직관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책 곳곳에 삽입된 그래프와 그림들은 복잡한 수식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상호 정보와 결합 엔트로피 같은 어려운 개념들도 벤 다이어그램으로 시각화되어 있어,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개념들이 연결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예전에는 그저 운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현상들이 사실은 확률이라는 과학적인 법칙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확실성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확률적 사고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률로 바라본 수학적 일상은 수학을 전공하지 않았거나, 수학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AI와 데이터의 원리를 확률이라는 핵심 키워드로 풀어낸 이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이제 나에게 주사위는 단순한 놀이 도구가 아닌, 확률의 언어를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여러분도 이 책과 함께 확률의 세계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