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사회 정서 - 5~7세 평생 관계의 기초가 되는 5가지 사회 정서 학습법 ㅣ 바른 교육 시리즈 49
박밝음 지음 / 서사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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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유독 신경 쓰이는 순간이 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지, 자기 마음을 제대로 말하는지, 속상한 일이 생겼을 때 잘 풀어가는지. 별일 아닌 것 같다가도 아이가 친구 때문에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쓰인다.


'다섯 살 사회 정서'도 그런 마음으로 읽을 만한 책이다. 아이가 친구들과 조금 더 잘 지냈으면 좋겠고, 자기 몫은 스스로 챙길 줄 알았으면 하는 마음. 그래서 처음에는 이럴 때 아이에게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사회성을 길러주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한 교육법이나 비법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 사이의 따뜻하고 안정적인 관계입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아이가 친구 문제로 속상해할 때 마음을 충분히 들어주기보다 해결 방법부터 알려주려고 했던 것 같다.


다음에는 싫다고 말해.

친구한테 먼저 이야기해 보면 되잖아.

그 정도는 괜찮아.


아이를 도와주려고 한 말인데, 생각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의 속상한 마음보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먼저 배운 셈이다.


아이들이 놀이에서 원하는 역할을 맡지 못해 울거나, 친구의 작은 반응에도 마음이 흔들리는 여러 상황이 나온다. 어른이 보기에는 정말 사소한 일들이다. 그래서 그런 걸 가지고 뭘 그래라는 말이 쉽게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다섯 살 아이에게는 그런 하루하루가 사람과 관계를 맺는 연습이라는 것이 이 책의 이야기다.


아이에게 실패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실패한 뒤 다시 해보는 경험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에서 질 수도 있고, 친구에게 거절당할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놀이를 친구가 싫다고 할 수도 있다. 부모가 그런 순간을 모두 막아줄 수는 없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속상해도 다시 해보고, 관계가 틀어져도 다시 말을 걸어보는 경험일 수 있다.


사회성이 좋다는 말을 나 역시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던 건 아닐까 싶었다. 친구가 많고, 어디에서든 잘 어울리고, 싸우지 않는 아이를 흔히 사회성 좋은 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성이란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잘 맞춰주는 능력만을 뜻하지 않았다.


싫을 때 싫어라고 말하는 것, 친구와 생각이 다를 때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것, 거절당했을 때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 그리고 속상하고 화나는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까지 모두 관계를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다섯 살 사회 정서'는 아이에게 자기 마음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힘을 어떻게 길러줄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꾸 무언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마음이 앞선다. 잘못하면 바로잡아줘야 할 것 같고, 부족해 보이면 채워줘야 할 것 같다. 특히 친구 관계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 마음은 더 급해진다.


그런데 어쩌면 아이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밖에서 마음껏 부딪쳐보고, 친구 때문에 울기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기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닐까?


“오늘 마음은 어땠어?”


그 이야기를 편하게 들려줄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것부터가 아이의 사회성을 키우는 시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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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의 법칙
김주환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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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의 법칙'은 고객을 억지로 설득하는 기술이 아니라, 고객의 욕망과 두려움을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제목만 봐서는 계약을 잘 따내는 화법이나 영업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활용할 만한 방법들이 많이 나온다. 내가 얼마나 말을 잘하느냐보다 상대가 어떤 마음으로 선택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아직 매수인이 없는데 있는 것처럼 꾸미기보다, 어떤 사람이 이 물건을 필요로 할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라고 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상품이라고 말하는 대신 누구에게, 어떤 이유로 좋은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영업뿐 아니라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여러 상황에도 통하는 말이다.


특히 사람은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움직이기도 하지만,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무언가를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기도 한다. 그래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만큼 무엇을 잃기 싫어하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만 이런 심리를 이용해 불안을 부추기는 것과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 책에 나온 기술들도 결국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좋은 설득이 될 수도, 부담스러운 영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고객 대신 선택하지 말라는 태도도 기억에 남는다. 좋은 영업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장단점과 판단 기준을 보여주고, 고객이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상품이라도 설명하는 방법은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영업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거절이다. 거절을 나라는 사람 전체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한다. 운동하면서 조금씩 무게를 늘리듯 거절도 경험하면서 견디는 힘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거절당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거절당해도 다시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어쩌면 영업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일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소개하는 매수인 설정, 손실 회피, 협상, 클로징 등의 기술도 결국은 사람은 어떤 마음에서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물론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에는 빠지는 것도 많다. '판매의 법칙'에는 33가지 기술과 실제 부동산 거래 사례, 협상과 계약, 고객 응대, 직원 육성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오랜 현장에서 경험한 방법들을 하나씩 꺼내 보여주는 실전형 책이다.


판매라는 큰 테두리 안에는 꼭 물건을 파는 사람만 영업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누군가를 설득하고, 서로의 조건을 조율하며 살아간다.


판매란 상대를 내 뜻대로 움직이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가 무엇 때문에 움직이는지를 이해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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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를 위한 여백 육아 - 다 해주고 싶은 부모를 향한 가장 다정한 경고 ㅣ 바른 교육 시리즈 50
최현주(주주쌤) 지음 / 서사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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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먼저 보듬어줘야 할까, 아니면 잘못한 이유와 기준을 먼저 알려줘야 할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주 부딪히는 문제다. 친구와 다투고 온 아이나 자기 마음만 앞세우는 아이를 보면 부모 마음도 덩달아 복잡해진다. 아이 편을 들어주고 싶다가도 버릇이 잘못 들까 걱정되고, 단호하게 이야기하려다가도 아이가 상처받을까 마음이 쓰인다.


그런 부모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여기서 말하는 여백은 아이를 마냥 내버려두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감싸주는 것도 아니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바로 잘잘못부터 따지기보다, 그 행동 뒤에 어떤 마음이 있는지를 한 번쯤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친구와 놀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도 그렇고, 친구 관계가 마음처럼 풀리지 않을 때도 그렇다. 겉으로는 고집을 부리거나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처럼 보여도 그 안에는 서운함이나 불안,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부모가 그 마음까지 바라봐줄 때 아이도 자기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아이가 억울하다고 하면 부모는 자연스럽게 아이 편을 들게 된다. 우리 아이가 얼마나 속상했을까 하는 마음이 먼저 드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아이 마음을 충분히 받아주는 것과, 무조건 아이 말이 맞다고 편들어주는 것은 다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아이가 힘들어할 때 정말 아이의 마음을 보고 있었을까. 아니면 빨리 상황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더 앞섰던 건 아닐까. 아이가 울거나 속상해하면 마음이 급해져서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같은 말부터 꺼내게 될 때가 있다. 그런데 아이에게 먼저 필요한 말은 해결책보다 속상했겠다는 한마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아이의 기분만 맞춰주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준 뒤에야 필요한 기준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가 아이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완벽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아이에게는 아이의 삶이 있고, 부모에게도 부모의 삶이 있다.


생각해보면 부모가 된 뒤에는 쉬는 시간에도 마음은 잘 쉬지 못한다. 아이가 친구와 잘 지내는지, 숙제는 했는지, 공부는 괜찮은지, 혹시 내가 놓친 건 없는지 계속 신경을 쓴다. 그러다 보면 아이도 지치지만 부모도 함께 지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여백은 아이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도 필요하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일상에서 실제로 겪을 법한 장면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것이다. 친구 관계, 학교생활, 자존감, 훈육처럼 부모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상황들이 나와서 어렵지 않다. 부모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는 느낌이다.


“지금 나는 아이의 행동만 보고 있는 걸까, 그 행동 뒤의 마음까지 보고 있는 걸까.”


완벽한 부모가 되는 것보다, 아이와의 사이에 그 질문을 떠올릴 작은 여백을 남겨두는 것. 가장 오래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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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그렇게 흔들리며 살아갑니다
때지타로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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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면서도 내 방식대로 다시 살아가는 법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모두가 그렇게 흔들리며 살아갑니다'는 제목부터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책이다. 남들은 다 자기 길을 잘 찾아가는 것 같은데 나만 뒤처진 것 같을 때,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따라주지 않을 때, 사람 때문에 마음이 복잡할 때 옆에서 다들 그렇게 흔들리면서 살아라고 말해주는 그런 느낌의..


수많은 사람을 상담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일과 성공, 불안, 인간관계, 연애처럼 우리가 살면서 자주 부딪히는 고민들이 담겨 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남은 건 결과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이야기였다. 잘될지, 사람들이 좋아해 줄지, 내 선택이 맞을지는 아무리 고민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의 내 몫에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행운과 불운은 선택할 수 없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기운은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노력한다고 언제나 좋은 결과가 오는 것은 아니고 때로는 타이밍과 환경도 작용한다. 그러니 바꿀 수 없는 것까지 붙잡고 자신을 괴롭히기보다 내가 움직일 수 있는 부분에 힘을 써보자는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걱정 역시 무조건 없애려 하기보다 최악의 상황을 한번 생각해보고, 실제로 닥쳤을 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라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인간관계에서는 관계는 취미처럼이라는 표현이 좋았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도, 모든 인연을 끝까지 붙잡을 필요도 없다. 잘 맞으면 가까워지고 맞지 않으면 조금 멀어질 수도 있다. 관계 하나가 잘되지 않았다고 나까지 잘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에게 지칠 때가 있지만 결국 또 사람에게 위로받는 것이 우리 삶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과에 대한 집착은 내려놓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해보고, 맞지 않으면 방향을 바꿔보자고 말한다. 괜찮다는 말 뒤에 작은 행동 하나를 권하는 점이 좋다.


무엇보다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 자신도 흔들리고 시행착오를 겪었던 사람으로서 이야기를 건네기에 부담이 없다. 그래서 어떤 문장은 먼저 비슷한 길을 걸어본 사람이 건네는 경험담처럼 다가온다. 잘 살아야 한다는 부담보다 일단 오늘을 살아보자는 마음을 갖게 해준다.


완벽한 모범생이 되려고 애쓰다 지쳤다면 조금 가벼운 모방생이 되어도 괜찮다. 남의 좋은 방법을 한번 따라 해보고, 나와 맞지 않으면 또 다른 길을 찾아가면 된다. 인생에 꼭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오늘 흔들렸다고 잘못 살고 있는 것도, 조금 늦었다고 길을 잃은 것도 아니다. 실패는 있어도 추락은 없다. 모두가 그렇게 흔들리며 살아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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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왕이 될 수 없다면 왕을 만드는 자가 되어라 ㅣ 한국철학전집 3
정도전 지음 / 결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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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은 이성계를 왕으로 만든 킹메이커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역사 속 인물을 통해 성공 전략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으로 책을 읽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더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정도전이 누구를 왕으로 만들었느냐보다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했느냐였다.


정도전은 좋은 왕 한 사람에게 나라의 운명을 맡기기보다, 왕이 부족하더라도 나라가 굴러갈 수 있는 제도와 원칙을 만들려고 했다. 특히 정몽주와 정도전, 두 사람 모두 고려의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정몽주는 기존 질서 안에서 고치려고 했고 정도전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고 했다. 단순히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판 자체를 바꾸려 했던 사람이라는 점이 새롭게 보였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리더 한 사람의 능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조직이 얼마나 불안정할 수 있는지도 생각하게 됐다. 뛰어난 사람이 있을 때만 잘 돌아가는 조직보다, 사람이 바뀌어도 일정한 방향을 유지할 수 있는 조직이 결국 더 오래 간다. 정도전이 만들고 싶었던 것도 어쩌면 그런 나라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권력 획득의 기술이라기보다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백성을 사랑해야 한다는 따뜻한 말에 그치지 않고, 백성이 무너지면 결국 나라도 무너지기 때문에 백성을 살려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자비라기보다 나라를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판단에 가까웠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냉정하고 현실적인 정도전의 모습이었다.


의외로 지금의 직장생활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도 많았다. 억울한 일을 계속 해명하는 데 매달리기보다 그 경험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무엇을 만들 것인지 생각하라는 이야기가 특히 그랬다.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이름은 빠졌지만 자신이 만든 업무 방식은 조직에 남는 사례를 보면서 사람의 이름은 지워져도 그 사람이 만든 구조는 남을 수 있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성과라고 하면 흔히 승진이나 직책, 눈에 보이는 결과부터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좋은 성과란 내가 있을 때만 빛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리를 떠난 뒤에도 누군가가 이어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나 기준을 남기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의 인정과 오래 남는 영향력은 반드시 같은 것이 아니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역사 이야기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고민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정도전을 잘 몰라도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읽다 보면 조직과 관계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돌아보게 된다.


다만 역사 속 복잡한 인물을 현대의 자기계발이나 직장생활에 연결하다 보니 조금은 이야기가 깔끔하게 정리된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정도전을 역사적으로 깊이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부족할 수 있지만, 역사 속 인물을 통해 지금의 삶을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부담 없을 것 같다.


처음에는 왕이라는 단어에 눈이 갔는데, 오히려 만드는 자라는 말이 남았다.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보다 내가 없어도 계속 작동할 무언가를 만드는 것. 사람보다 오래 남는 원칙과 구조에 관한 이야기로 기억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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