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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의 법칙
김주환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평점 :
"'판매의 법칙'은 고객을 억지로 설득하는 기술이 아니라, 고객의 욕망과 두려움을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제목만 봐서는 계약을 잘 따내는 화법이나 영업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활용할 만한 방법들이 많이 나온다. 내가 얼마나 말을 잘하느냐보다 상대가 어떤 마음으로 선택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아직 매수인이 없는데 있는 것처럼 꾸미기보다, 어떤 사람이 이 물건을 필요로 할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라고 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상품이라고 말하는 대신 누구에게, 어떤 이유로 좋은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영업뿐 아니라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여러 상황에도 통하는 말이다.
특히 사람은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움직이기도 하지만,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무언가를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기도 한다. 그래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만큼 무엇을 잃기 싫어하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만 이런 심리를 이용해 불안을 부추기는 것과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 책에 나온 기술들도 결국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좋은 설득이 될 수도, 부담스러운 영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고객 대신 선택하지 말라는 태도도 기억에 남는다. 좋은 영업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장단점과 판단 기준을 보여주고, 고객이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상품이라도 설명하는 방법은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영업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거절이다. 거절을 나라는 사람 전체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한다. 운동하면서 조금씩 무게를 늘리듯 거절도 경험하면서 견디는 힘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거절당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거절당해도 다시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어쩌면 영업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일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소개하는 매수인 설정, 손실 회피, 협상, 클로징 등의 기술도 결국은 사람은 어떤 마음에서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물론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에는 빠지는 것도 많다. '판매의 법칙'에는 33가지 기술과 실제 부동산 거래 사례, 협상과 계약, 고객 응대, 직원 육성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오랜 현장에서 경험한 방법들을 하나씩 꺼내 보여주는 실전형 책이다.
판매라는 큰 테두리 안에는 꼭 물건을 파는 사람만 영업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누군가를 설득하고, 서로의 조건을 조율하며 살아간다.
판매란 상대를 내 뜻대로 움직이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가 무엇 때문에 움직이는지를 이해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