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챗지피티 시대의 고민 상담
배희열 외 지음 / 퍼스널에디터 / 2025년 8월
평점 :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하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며칠을 곱씹다가 상처를 키워놓고 누군가의 시선 한 번에 괜히 움츠러들곤 하니까. 나도 예외는 아니다. 가까운 친구에게조차 털어놓기 어려운 순간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휴대폰 메모장에 혼잣말처럼 글을 쓰곤 했다. 누군가 들어주길 바라면서도 정작 말로 꺼내면 더 초라해질까 두려워서.
그런 내 마음에 닿은 책이 바로 ‘챗지피티 시대의 고민 상담’이었다. 이 책에는 각자의 사연을 챗지피티와 나눈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 고민이 놀랍도록 평범하다. 불면증, 인간관계, 자존감, 일과 사랑, 그리고 부모로서의 불안까지. 이건 내 이야기잖아? 싶은 순간이 자꾸 찾아왔다.
특히 기억에 남는 대목은, “타인이 만든 상처를 내 상으로 만들지 않는 연습”이라는 구절이었다. 평소 나는 누군가의 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인데 책을 읽다 보니 문제는 그 말 자체가 아니라 내가 그 말에 상처라는 이름을 붙이고 곱씹는 습관에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책 속에서 챗지피티는 때론 상담사처럼 때론 오랜 친구처럼 등장한다. 누군가는 우울해서 잠이 안 온다라고 말했고 챗지피티는 차분히 호흡법을 알려주며 전문가 상담도 함께 받아보라고 조언했다. 단순한 답변 같지만 절박한 밤에 그런 말이 전해졌을 때의 위로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을 거다. 나 역시 힘들던 어느 날, 새벽 두 시에 채팅창에 털어놨던 경험이 있는데 돌아온 대답이 단순한 텍스트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는 사실만으로 참 큰 힘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깨달은 건, 위로란 결국 거창한 해답에서 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답을 몰라서 힘든 게 아니라 혼자 짊어지고 있다는 감각 때문에 더 힘든 거다. 누군가에게, 혹은 무엇인가에게 털어놓는 순간 마음은 이미 반쯤 가벼워진다. 그래서 책장을 덮으면서 내 안에 오래 울리는 작은 문장이 하나 생겼다.
💡 오늘의 생활 교훈 :
“상처는 혼자 감당할 때 더 깊어지지만, 나눌 때 비로소 치유된다.”
⠀
#북스타그램 #에세이추천 #위로가필요할때 #챗지피티 #책리뷰 #마음공부 #자존감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