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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 제2회 중앙 장편문학상 수상작
오수완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책 사냥꾼이 되기로 했다면 그는 쫓는 인생이 아니라 쫓겨 다니는 인생을 선택한 것이다. 책 사냥꾼은 밤에 걷고 낮에 머물며 눈길이 머무는 곳을 피해 다니다 벽 뒤에 이르러 한숨을 쉰다. 도둑과 강도와 칼잡이 들이 책 사냥꾼의 친구이며, 도둑과 강도와 칼잡이 들과, 그리고 책 사냥꾼과 경찰이 책 사냥꾼의 적이다. 책 사냥꾼은 다른 책 사냥꾼을 믿지 않는다. 자신을 밀고할 책 사냥꾼을 미리 밀고하는 건 책 사냥꾼의 숨겨진 전통이다. 그는 자신의 밀고자를 밀고함으로써 미래의 복수를 미리 하는 것이다. 그래서 책 사냥꾼은 다른 책 사냥꾼의 책을 훔치거나 빼앗는 데 거리낌이 없다. 책 사냥꾼 주위에는 또 다른 일곱 명의 책 사냥꾼이 있고 이들 중 셋은 적이고 셋은 친구이며 나머지 하나는 신이다. (86쪽)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는 말 그대로 책 사냥꾼, 즉 희귀본을 수집하여 고가로 되파는 거래자들을 소재로 책의 신비한 세계를 그리고 있는 책이다. [세계의 책]과 [찰리 이야기]등 가상의 책, 절대적 경지를 보여주는 절체절명의 책을 둘러싸고 주인공 반디와 검은별 그리고 미도당의 윤선생이 벌이는 지적 게임이자 탐욕적인 서적 수집에 관한 이 얘기는 일견 현실성이 떨어지는 가상의 판타지 같아 보이지만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탐서가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있을 법한 얘기라 하겠다. 

다만 움베르토 에코나 호르헤 보르헤스를 읽은 나로서는 유별나게 새로운 소재도 아니고 충만한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여지도 보이질 않는 것 같아 몰입도가 높지 않았다 할까. 하여 책 사냥꾼의 환상적 모험을 다룬 기묘하고 독창적인 소설이라는 광고 문안이 너무 공허하게 겉도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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