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영한 대역본> 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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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영한대역 (영문판 + 한글판 + MP3 CD)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뭔가를 잃어버렸을 때는 녹초가 될 정도로 지치는 게 좋아(17쪽)
아빠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마저 잃고 친척들이 돌보아주어야 할 상황에 놓인 작은 나무, 그 위축된 아이를 보고 할아버지가 걱정이 되어 한 말이다.
그런데 할아버지를 따라 산길을 조금만 걷더니 산이 손을 벌려 온몸으로 감싸주는 듯한 기분이 들고 주위에 뭔가 꿈틀거리는 것들이 있는 듯 하더니 만물이 다시 살아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속삭이는 소리와 숨소리들이 나무들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것을 느끼며 작은 나무는 단번에 아픔을, 곤경에 처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수 있게 되었다.
다정스레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불러주던 할머니의 부들운 노래도 작은 나무를 일으켰다.
숲도 가지를 스치는 바람도
이젠 모두 그가 온 걸 알지
아버지 산이 노래 불러 맞아준다네
아무도 작은 나무를 무서워하지 않아
작은 나무가 착한 걸 아니까
모두가 소리 높여 노래하지 "작은 나무는 외톨이가 아니야."
They now have sensed him coming
The forest and the wood-wind
Father mountain makes him welcome with his song
They have no fear of Little Tree
They know his heart is kindness
And they sing "Little Tree is not alone." (22-23쪽)
노래 속의 작은 나무가 바로 자기라는 사실을 알고 산형제들이 모두 자기를 좋아하며 같이 있고 싶어한다는 걸 느낀 작은 나무는 울지도 않고 편안히 잠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자연 치유 능력을 믿는다. 딱히 병이 든 경우가 아니어도 자연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온 가뿐한 게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충만함에 몸이 절로 흥겨워하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병든 도시의 아침, 그것도 우중충한 날씨에 밀린 일까지 생각하며 일어나는 날은 온 몸이 천근만근 이러다 어떻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들기도 할 정도인데 말이다.
체로키 인디언의 피를 물려받은 작은 나무는 자연과, 또 자연 친화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교감하고 공존하며 상처를 딛고 일어서게 된다. 내면과 더불어 온 몸이 치유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은 누릴 수 없는 소중한 알짜 경험들을 하면서 무럭무럭 커나가게 되었는데 그 때가 비록 물질이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영혼은 더 없이 따뜻했다는 것을 순간순간 느끼게 된 것이고.
작은 나무의 행복한 순간을 담은 이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고 짠하게 다가온다. 곁들여진 영어 원문과 대조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래서 이 건 한번 쓱 읽고 말게 아니고 두고두고 마음 심란할 때 마다 꺼내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할까. 아끼는 지인에게 빌려주고도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