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고양이마을, 책, 까마귀, NHK수금원, 박쥐, 해시시,
임신, 후쿠스케 머리, 감시, 납치, 아버지의죽음, 공백, 상실,
미끄럼틀, 손, 1Q84, 수도고속도로, 하나의달, 1984.

새로운 세계에서
다시 맞잡은 손.

당신의 하늘에는 몇개의 달이 떠 있습니까.
머릿속에 있는 어딘가의 세계에서.
하늘을 보게 된다.
이젠 현실로 돌아와야 할 때.

p56
˝희망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시련이 있다.
네 말이 맞아, 그건 확실해.
단지 희망은 수가 적고 대부분 추상적이지만
시련은 지긋지긋할 만큼 많고 대부분 구체적이지.
그것도 내가 내 돈 들여가며 배운 것 중 하나야.˝

p284
˝내가 그렇게 한 건
병문안이나 간병만이 목적이 아니었어요.
내가 어떤 곳에서 태어났는지,
내 피가 어떤 곳에 이어져 있는지,
그걸 알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런건 아무려나 상관없어요.
어디에 이어져 있건, 어디에 이어져 있지 않건,
나는 나야.
그리고 아버지는 내 아버지라는 사람이고.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어요.
이걸 화해라고 할 수 있는지 어떤지 나는 모르겠어요.
어쩌면 나는 나 스스로와 화해 한 건지도 모르죠.˝

p450
˝정말 기묘한 세계로군.
어디까지 가설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인지,
그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져.
이봐 덴고, 자네는 소설가로서 현실이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겠나?˝
˝바늘로 찌르면 붉은 피가 나는 곳이 현실세계에요.˝

p677
˝덴고.˝ 아모마메가 귓가에 속삭였다.
낮지도 않고 높지도 않는 목소리,
그에게 무언가를 약속하는 목소리다.
˝눈을 떠.˝ 덴고는 눈을 뜬다.
세계에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한다.
˝달이 보여.˝ 아오마메가 말했다.

p740
이곳이 어떤 세계인지, 아직 판명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구조를 가진 세계이건
나는 이곳에 머물 것이다.
아오마메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곳에 머물것이다.
이 세계에는 아마도 이 세계 나름의 위협이 있고,
위험이 숨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세계 나름의 수많은 수수께끼와 모순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어두운 길을
우리는 앞으로 수없이 더듬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괜찮다.
기꺼이 그것을 받아드리자.
나는 이곳에서 이제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는 단 하나뿐인 달을 가진 이 세계에
발을 딛고 머무는 것이다.
덴고와 나와 이 작은 것, 셋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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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5-12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송비 때문에 예전부터 보고도 싶고 중고도 많은 1권을 샀어요. 읽고 있는 책 보고나면 어서 저도 읽을래요~

콜라 2016-05-12 15:30   좋아요 1 | URL
저도 예전에 좀 보다가, 왜 그랬을까 덮어놨었어요 ㅎㅎ 이번에 다시 완독했는데 좋았어요~
 

무기중개상, 여검사, 해장국집, 킬리만자로, usb,소설,
사마천, 유생석정, 아야촌, 살수, 풀장, 활 궁, 조문할 조,
문진대회, 공자, 논 답, 집 가
포세이돈, 500억, 발음기호, 동이족, 요하문명, 심포지엄.

흥미로운 소재.
액자소설.
아쉬운 결말.
소설은 소설로 읽자.

p177
가장 무서운 함정은
알면서도 걸어들어가는게 아니겠느냐.

p179
해내고 못해내고를 결정하는 건
그 일의 어려움이 아니라
일에 임하는 사람의 마음이다.

p222
이것은 침략이다.
창과 칼의 침략보다 몇 배는 무서운 침략.
천년이 흐르도록 우리를 지배하고 천하를 발 밑에 두겠다는
무서운 음모를 가진 침략이다.
천하의 온 사람들로 하여금 저들을 흠모하고 숭배하게 하며
스스로를 멸시하게 만들겠다는 무시무시한 침략이다.

p273
물 수와 밭 전을 합한 글자는 논 답으로
가장 먼저 생겼어야 할 글 자다.
그런데 모든 한자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황하족,
즉 한족에게는 이 논 답이란 글자가 없다.
그런데 어째서 모든 한자를 한족만이 만들었다고 할 것인가.

p318
이것은 전쟁이에요.
과거 문명이 생기고
글자가 만들어지던 때로부터 시작된 전쟁.
피해 회복은 범인을 잡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오류를 바로잡는 데 났어요.
한둘의 범인이 아닌 수천만,
수억의 의식을 바꾸는 데 있단 말이에요.
그게 나의 전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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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5-06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제가 콜라님의 글에 처음으로 댓글 다는 것 같군요. 콜라님의 글을 보면 항상 시작 부분에 해시태그 비슷한 단어가 나열되어 있는데, 제가 생각한 게 맞나요? 궁금해서 여쭈어봅니다. ^^

콜라 2016-05-06 20:57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제 나름대로의 기록입니다 ㅋ
순식간에 잊어버려
뭐든 메모해 놓는 습관이 있는데,
이렇게 해 놓으면 나중에 봐도 단어를 따라서 기억이 나더라고요~

영혼을위한삼계탕 2016-05-07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자 에 대한 해석 같은데
아직읽지 않아서 흥미롭네요~^^

콜라 2016-05-07 13:07   좋아요 0 | URL
호불호는 갈리지만
소재는 충분히 흥미로워요~
제목도 그렇구요~
 

마지막 임무, 신일본학술예술진흥회, 신포니에타, 권총,
걸프렌드, 길고강한두팔, 고양이마을, 리더, 스킨헤드,
포니테일, 마비, 산양, 리틀피플, 도터와마더, 고무나무,
미끄럼틀, 수도고속도로, 공기번데기, 소녀아오마메.

p211
˝내게는 친구가 없어요. 단 한사람도.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초차 사랑하지 못해요.
왜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가.
그건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그런 행위를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거예요.
내가 하는 말, 알아들어요?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못하면서 자신을 올바르게
사랑할 수는 없어요.˝

p233
˝어둠 속에서는 오히려 잘 보이지.˝
남자는 아오마메의 마음속을 읽은 듯이 말했다.
˝하지만 어둠이 있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빛이 있는 지상 세계로 돌아가기 어려워.
어느 선에서 끝을 맺어야 해.˝

p341
˝당신이 바라는 대로 당신을 이 세계에서 소멸시키죠.
고통 없는 한 순간의 죽음을 주겠어요.
덴고가 살아남게 하기 위해.˝

p440
˝그건 내게는 소중한 풍경 중 하나야.
항상 내게 뭔가를 가르쳐 줘.
혹은 뭔가를 가르쳐 주려고 해.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런 것이 필요해.
말로는 설명이 안 되지만, 의미를 가진 풍경.
우리는 그 뭔가에 제대로 설명을 달기 위해
살아가는 그런 면이 있어.
난 그렇게 생각해.˝
˝그게 우리가 살아가기 위한 근거 같은게 된다는 얘기인가요?˝
˝아마도.˝
˝내게도 그런 풍경이 있어요.˝
˝그걸 소중히 간직하는게 좋아.˝
˝소중히 간직할게요.˝ 아오마메는 말했다.

p422
˝아마도 내가 길을 너무 멀리 돌아온 거 같아.
그 아오마메라는 이름의 여자애는, 뭐랄까,
오래도록 변함없이 내 의식의 중심에 있었어.
나라는 존재의 중요한 누름돌 역할을 해왔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그게 너무도 내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도리어 그 의미를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거 같아.˝

p585
이 세계에 달이 한 개밖에 없건,
두 개가 있건 세 개가 있건,
결국 덴고라는 인간은 단 한 사람밖에 없다.
거기에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오디에 있더라도 덴고는 덴고일 뿐이다.
고유의 문제를 안고 있고,
고유의 자질을 가진 한명의 똑같은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 이야기의 포인트는 달에 있는 게 아니다.
나 자신에 있는 것이다.

p593
이대로 도망칠 수는 없다.
언제까지고 겁에 질린 어린애처럼
내 앞에 닥친 일들에서 눈을 돌리고
살아갈 수는 없다.
진실을 아는 것만이 올바른 힘을 부여해준다.
그것이 설령 어떤 모습의 진실이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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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이모네 국밥집, 세친구, 아지트, 가투, 화월각,
일본 앞잡이, 불란서, 일본, 화과자, 강제징용, 탄광촌, 칠복,
위안부, 요릿집, 미친 바람이 지나간 자리, 메리야스 박사,
아버지의 죽음, 거짓말, 해방, 결혼, 부산.

영실, 은화, 정인.
일제강점기 세 소녀의 삶.
마음이 아팠다.

또,
생각나는 한 사람.

미친 바람이 불었던,
세상이 어지러운 시기.
그 어린 꽃들을 안아주고 싶었다.

p181
-자네만 믿겠네.
그간의 사정을 칠복에게 들은 차 씨는
태일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자네만 믿겠네, 라는 말에는
많은 것이 포함돼 있었다.
그 말에는 어지러운 세상을 견뎌야 할
어린 꽃을 보호해 달라는 말도 포함돼 있었다.

p243
우리들 몸이 더러워진 것은
우리 뜻과는 상관없이 일어난 일이에요.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이죠.
우리는 전쟁을 원한적도 없고
전쟁에 미친 군인들을 위무할 생각도 없었어요.
그건 미친 바람이 지나간 자리일 뿐이에요.
바람은 곧 잠들 거예요.

p354
-뭐든 뒤집어지면 새로운 것이 생겨나요.
지금 이 상황,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요.
새로운 시작이 될 테니.
한우가 그렇게 말했다.

p379
지금은 세상이 어지러운 시기, 잘 견디어 내야 한다.
광풍이 불 때는 몸을 낮추고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것이 삶의 지혜다.

p380
오늘은 파도가 잔잔하다.
온 세상을 삼킬 듯 배를 덮치던 그런 바다는 아니었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바다는 고요하고 평온했다.
그러나 영실은 그 바다의 고요를 믿지 않는다.
언제 또 분노한 파도가 세상을 향해 밀려올지 모르므로.

암흑같은 세월이,
힘들고,
더디게,
흐르고 있었다.

p382
곳곳에, 슬픈 눈빛으로 서 있는,
위안부였던 소녀들의 맨발에 신발을 신겨주고 싶었다.
그래서 가슴 저 밑에서부터 끓어오르는 통곡을
함께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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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페론, 소피, 파리, 백화점 점원, 마드무아젤, 화가, 초상화,
사령관, 크리스마스, 점령지 신문, 막사, 강제 수용소
런던, 리브, 데이비드, 글라스 하우스, 폴, 게이바,
신혼여행, 바르셀로나, 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 법정 공방
독일, 스위스.

part1이 너무 좋았다.
중간에 조금 지루했지만
소피의 행적이 궁금했다.
그리고,
나름 마음이 드는 결말.

읽은 후에 제목을 보니
아련
하다.

p21
에두아르.
당신이 돌아올 때는
다시 한번 당신이 그렸던 소녀가 되겠다고 맹세할게요.

p109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있답니다.
제 남편이 저에게 아름답다고 말하면,
그의 눈에는 제가 그렇기 보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말을 믿어요.

p289
이제 그녀는 단지 그 소녀가 아니다.
신혼여행 온 부부들끼리 공유하는 역사의 한조각,
주고받은 친밀한 선물 그 이상이다.
지금 그녀는 실종된,
어쩌면 살해당했을지도 모를,
유명한 화가의 아내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편과 만난 것은 강제 수용소에서였다.
그녀는 사라진 그림이고 소송 대상이고
앞으로의 조사 대상이다.

p482
인생에는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잔뜩 있다는 거에요.

p527
˝그래서 나는 너무 많이 갖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쉼터에 있었을 때 사람들이 늘 물건을 슬쩍했어.
어디에 두어도 소용없어.
침대 밑이건, 사물함 속이건.
나가기만 기다렸다가 가져가는 거야.
그러다 보면 자기 물건을 잃어버릴까봐 겁이 나서
아예 밖으로 나갈 마음이 없어진단 말이야. 상상해보라고.˝
˝뭘 상상해요?˝

˝자기가 잃게 될 것.
그래봤자 별것도 아닌 것에 매달려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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