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의 탁월함을 추구하던 메디치 가문의 리더들은 동질적인 것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 오히려 그들은 다른 것, 생소한 것, 이질적인 것에 희망을 두었다. - P83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개별자는 이데아와의 완벽한 합일을 위해 존재한다. 개별적인 존재(현상)와 보편적인 이상(초월)이 부딪치게 하는 것, 바로 이것이 바로 코시모 데 메디치가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면서 이룩하고자 했던 ‘생각의 빅뱅‘이었다. - P83

이질적인 것, 상이한 것에 희망이 존재한다. 서방과 동방이 만나고,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이 만나고, 현상과 초월이 만났을 때, 코시모가 이끌던 피렌체와 이탈리아, 그리고 유럽이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되었다. - P84

세상과 단절된 채 폐쇄적인 성격이 강화되면서 메디치 가문의 사람들은 점점 더 작아져갔다. 르네상스의 창조정신을 견인하던 긍정적인 세계전망이 사라지고, 사적인 향락추구가 일상사가 되었을 때 피렌체의 위대했던 가문도 쇠퇴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 P92

가문의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가문의 정신이다. - P96

"사업상 볼 일이 있는 것처럼 하면서 공연히 시뇨리아 궁 주위를 어슬렁거리지 마라. 시뇨리아 궁에서 소환장이 왔을 때만 그곳에 가고, 소환된 사무실만 방문하고, 다른 곳은 절대로 출입하지 마라. 다른 사람들이 널 주목하게 만들지 말고,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라. 만약 사람들 앞에 서야 한다면 꼭 필요한 곳에만 너의 모습을 보여주어라. 대중들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절대로 대중들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지 마라." - P96

메디치 가문의 진정한 리더십은 끝까지 은둔의 미학을 지켰던 코시모의 삶에서 분명하게 나타났다. 후대의 코시모들이 이름만 따르고 그 정신을 따르지 못했을 때, 메디치 가문은 멸문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 P100

가문의 대는 끊겼으나 가문의 정신은 지금도 살아 숨 쉰다. - P100

이 엄청난 보물 중에 보티첼리의 <코시모 데 메디치의 메달을 들고 있는 청년>이 있다. 언제나 변치 않는 신중함과 겸손함으로 피렌체 시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고, 이탈리아의 국부로 불렸던 코시모 데메디치의 정신이 피렌체 청년의 품에 영원히 간직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 P101

위대한 정신이 위대한 가문을 낳았다. 그 정신이 쇠퇴하자 가문은문을 닫았다. 메디치 가문은 정신의 위대함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역사적 선례를 남겼을 뿐 아니라, 그 위대한 정신이 쇠퇴하면 그 역사도 끝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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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욕망이 서로 충돌하고 집단과 사회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전투구(泥田鬪狗)에 몰두하는 혼란 속에서 지도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 P61

대중들의 환호성에, 혹은 대중들의 야유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지도자의 덕목이 아니다. - P63

코시모란 인물은 가업을 승계한 1429년부터 1446년까지의 행적을 통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교훈을 남겼다.
첫째, 그는 현실을 직시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 P69

평범한 개인으로서 산다면 모를까, 지도자로서 한 시대를 이끈다는 것은 갈등의 현실을 똑바로 바라볼 용기를 요구한다. 개인의 욕망이 충돌하고, 집단과 국가가 서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투쟁을 전개할 때, 지도자는 각기 다른 개인과 집단이 추구하는 힘의 역학관계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 P69

둘째, 그는 위기의 순간에도 미래를 생각하는 지도자였다. 위기나기회가 찾아왔을 때, 냉정하게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지도자의 덕목이다. - P70

마지막으로 그가 제시한 ‘힘의 균형‘ 정책은 조직과 집단에 활력을불어넣는 리더십의 모범이다. - P70

메디치 가문은 다양한 생각, 서로 다른 분야가 서로 만나서 충돌을 일으키도록 유도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동서 사상의 빅뱅을 앞장서 이끌었던 메디치 가문의 융합 리더십 덕분에 이른바 전성기 르네상스의 찬란한 예술적 결과물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 P73

코시모는 신중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었다. 개인의 알량한 도덕성으로는 지도자의 책무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려운 결단,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 리더의 책무다. - P74

세상에 나타나고 있는 개별적 현상에는 모두 일정한 법칙과 원리가 존재한다고 보았던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은 피렌체 종교회의를 통해 큰 도전을 받게 된다. 각각의 개별적 현상 가운데 나타나는 법칙이나 원리에 선행하는 어떤 원형(이데아, The One)이 존재한다는 플라톤주의 사상은 서방 유럽인들에게 새로운 지적 충격이었다. 피렌체 공의회를 계기로 유입된 동방 비잔틴의 사상, 특히 플라톤 사상으로 새로운 생각의 가능성이 열렸다. 눈에 보이는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설명이 가능하다고 보았던 사람들에게 플라톤 사상은 새로운 차원을 알렸다. 모든 개별자 가운데에 보편성이 존재하고, 그 궁극적인 보편성을 추구하는 노력을 통해 신과의 합일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지적 도전이 허용되었다. 신비로운 이데아를 향한 열망으로 인간의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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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는 단순히 부를 창출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유지, 발전시켰던 기업 가문의 이름이 아니다. 메디치 가문의 사람들은 시대적 효능을 다한 중세의 노후한 시스템을 마감시키고 새롭게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그들은 경영이나 통치의 술(術)을 부린 것이 아니라 한 시대의 업(業)을 이끌었다. 따라서 메디치는 한 가문의 이름이기보다는 인간성(humanity)의 한 꼭짓점을 찍었던 시대정신(Zeitgeist)이라고 할 수 있다. - P8

메디치 가문은 사람의 마음을 얻어 새로운 시대를 태동시켰다. 그들은 사람을 뒤에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끌어당김으로써 위대한 가문의 역사를 펼쳐낼 수 있었다. - P9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바꾸는 우리들의 시각을 먼저 수정하는 것이다. - P11

"세례자 요한의 손가락을 보라! 우리 가문은 한번 맺은 인연은 절대로 변치 않는다! 이것은 세례자 요한의 손가락이며, 또한 우리 가문의 정신이다!" - P37

강자와의 경쟁을 피하고 몸을 낮추되, 언제나 대중의 편에 서라는 것이 조반니 디 비치가 세운 메디치 가문의 가훈이었다. - P38

유능함을 드러내지 말고 뒤로 물러설 것! 온화하게 몸을 낮추며 조용히 처신할 것! 이러한 유약겸하가 메디치 가문이 세상을 열어가는 첫 번째 신조였다면, 언제나 대중의 편에 서서 피렌체 시민들과 함께 한다는 여민동락의 정신은 메디치 가문의 두 번째 신조였다. 보통 사람들의 눈높이에 시선을 맞추고, 피렌체 시민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그들이 싫어하는 것은 추진하지 않았다. - P39

메디치 가문은 대중이 원하는 일이라면 손해 보는 일도 했고, 대중이 원하지 않는 일이라면 이문이 남는 일도 과감히 포기할 줄 알았다. 동양의 사상으로 보자면, 메디치 가문은 유약겸하와 여민동락의 정신으로 출발한 것이다. - P39

동서고금의 변치 않는 진리가 또 있으니, 바로 대중의 편에 서는 것이다. 옳은 일을 해야 기업도 지속 가능하다. 그 지속 가능을 도모하는 기업은 메디치 가문처럼 여민동락해야 한다. 시민을 위하고, 그들과 기쁨을 함께했던 메디치 가문의 사람들은 이렇게 하여 새로운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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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신이 누군지 제가 모를까? 제 모습을 제 마음대로 결정하지못하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친구는 제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었지만 제 자신은 선택하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한 인간이고 싶은 것에 관해서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했다.
인간은 무엇일까? - P13

소피는 자신이 이 세계에 존재한다는 점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내 이렇게 늘 이 세계에 있을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P14

‘지금 난 이 세계에 있어. 하지만 언젠간 사라질 수도 있잖아.‘
죽은 뒤에 또 삶이 있을까? - P14

삶과 죽음은 같은 것의 양면이었다. - P15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나 시작이 있게 마련이다. - P17

훌륭한 철학자가 되려는 우리에게, 필요한 오직 한 가지는 놀라워 할 줄 아는 능력이다. - P29

슬픈 사실은 우리가 자라면서 중력의 법칙에만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지. 동시에 이 세계 자체에 길들고 있는 거다.
어쩌면 우리는 유년 시절을 보내는 동안 세상에 대해 놀라워 하는능력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로 인해 무엇인지 근본적인 것을 상실하고 말았지. 즉 철학자들이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는 그 무엇을 말이다. 그 무엇은 우리 마음 속 어딘가에 있으면서 우리에게 인생은 하나의 거대한 수수께끼라고 늘 속삭인다. 우리는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훨씬 전부터 이 무엇을 몸소 체험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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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인도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내가 미나에게묻는다.
"긴장을 풀고 쉬는 법, 겹겹이 겹쳐져 있는 여러 개의 삶을 사는 법을 배울 수 있겠죠. 인도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져요. 그래서 우리는 불완전한 것들을 많이 수용하죠. 미국인들도 그 점을 배울 수 있을 거예요." - P486

인도인들은 가족과 친구를 깊이 아끼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존재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인도의 가정집들은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지만, 대문에서 몇 발짝만 밖으로 나가면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이다. 집 밖은 인도인들이 아끼는 대상의 범주 안에 들지 못하니까. - P488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안 돼요. 마음속에 아무것도 없어야 해요.
생각을 많이 할수록 행복이 줄어들 거예요. 행복하게 살고, 행복하게 먹고, 행복하게 죽으면 돼요." - P489

가진 것이 거의 없는데도 행복하다는 허구. 통계적으로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은 또한 가장 행복하지 않은 나라이기도 하다. 인도도 분명히 거기에 해당한다. 이 나라는 루트 벤호벤의 행복 스펙트럼에서 낮은 쪽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 P489

가난은 행복을 보장하지도, 행복을 빼앗아가지도 않는다. - P490

나는 또한 캘커타의 빈민들이 미국의 빈민들보다 행복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고 생각한다.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은 전생에 자신이 쌓은 업이나 운명이나 신들 때문에 지금 자신이 가난하게 산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가난이 자기 탓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의 가난한사람들은 가난을 개인적인 실패, 성격적인 결함의 탓으로 돌린다. - P490

"욕망은 슬픔의 근원이지만, 행동의 근원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의욕을 주는 욕망이 없을 때, 어떻게 하면 행동의 마비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P493

"진정한 인간은 자신이 한바탕 연극이며 아주 기운차게 그 연극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다." - P495

이 정신없는 곳을 이제 떠나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이곳에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모순이라고? 맞다. 하지만 이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모순이다. 나는 심지어 이 모순을 즐기는 법까지 배울 수 있다. - P496

누구에게는 낙원인 곳이 다른 사람에게는 지옥이 될 수 있다. - P509

항상 한 발을 문 밖에 놔둔상태로는 어떤 장소도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 - P516

사람이 죽음을 이기고 살아나면 더 강인해질 뿐만 아니라 더 정직해진다. - P517

아이슬란드에서 어떤 영화감독이 내게 해준 말이 기억난다. 그는 사람의 진정한 고향이 어딘지 알아낼 수 있는 간단한 질문이 하나 있다고 했다. "어디서 죽고 싶어요?"라는 질문이었다. - P519

행복은 미꾸라지 같다. 여행을 하면서 나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일들을 많이 만났다. 스위스인들은 틀에 박힌 삶으루사는데도 행복하다. 태국인들은 느긋한 성격이며 행복하다. 아이슬란드인들은 흥청망청 술을 마시는 데서 기쁨을 찾고, 몰도바인들은 오로지 불행밖에 보지 못한다. 혹시 인도인이라면 앞뒤가 안 맞는 이 모든 현실을 다 소화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 머리로는 어림도 없다. 나는 속이 상해서 유명한 행복학자 중 하나인 존 헬리웰에게 전화를 건다. 어쩌면 그는 답을 조금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간단합니다." 그가 말한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하나가 아니에요." - P522

불행한 나라들은 모두 똑같지만, 행복한 나라들은 각각 자기만의 방식으로 행복하다. - P522

"불행도 나름대로 역할이 있다."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마이어스는 이렇게 말한다. 옳은 말이다. 불행은 우리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의 상상력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불행이다. 아이슬란드가 증명하듯이, 불행도 나름대로 멋진 매력을 갖고 있다. - P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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