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그 후 - 10년간 1,300명의 죽음체험자를 연구한 최초의 死後生 보고서
제프리 롱 지음, 한상석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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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후의 세계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 과학자이자 의사인 지은이는 오랜 연구를 통해 명확한 결론을 내린다. 죽음에 근접해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 '임사체험자'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이다. 지은이는 10년 동안 1,3000명이 넘는 임사체험자를 대상으로 100개가 넘는 상세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행하였고 이렇게 수집된 1,000건 이상의 사례를 연구하여 임사체험 사례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핵심요소를 추출하였고 그 결과 놀라울 정도의 일관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임사체험자들이 대부분 공통적으로 경험하였다고 하는 죽음의 단계는 가장 먼저 의식이 몸에서 분리되는 '유체이탈' 경험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때, 모든 감각은 매우 예민하게 고조되고 감정이나 느낌이 격렬하고 대체로 긍정적이 된다. 다음은 터널로 들어가거나 터널을 통과하는 경험을 하고 눈부신 빛과 마주치게 된다고 한다. 신비로운 존재나 이미 죽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재회하고, 자기의 지나간 인생이 주마등처럼 펼치지는 것도 보게 된다. 또한, 비현실적인 영역에 접하거나 특별한 지식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그러다가, 경계나 장벽을 만나게 되면서 자의나 타의에 의해 도로 자신의 몸으로 되돌아오는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임사체험은 대개 의식이 없거나 의학적인 사망 선고를 받은 상태에서 일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사체험자들은 유체이탈 상태에서 보고 들을 수가 있으며, 나중에 그 중 대부분은 사실로 판명이 된다. 또한, 선천적인 시각 장애인이라 할지라도 임사체험 중에는 정상적인 시각적 지각이 가능하다고 한다. 자신의 지나간 삶이 펼쳐지는 체험에서는 다른 사람들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몰랐던 사건까지도 포함이 된다고 한다. 죽음의 개념조차 정확히 모르는 어린 아이들의 체험도 어른의 경우와 다르지 않고, 전 세계 어느 문화권을 막론하고 임사체험의 구성요소와 단계는 거의 동일하다고 한다.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이러한 임사체험의 과정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의식과 마음의 활동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뇌의 활동이 멈추어도 의식이 지속된다는 지은이의 생각은 우리의 정신은 전적으로 뇌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일반적인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또한, 임사체험은 허구하는 비판도 분명히 존재한다.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 여부에 관계없이 이 책은 임사체험 사례에 대한 흥미로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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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고수의 시대
김성민.김은솔 구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기획 / IWELL(아이웰)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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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들이 가장 즐기는 여가활동은 '음주'일지도 모른다. 특히, 직장인들은 술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관계없이 이런저런 술자리에 자주 낄 수 밖에 없다. 아마도 양껏 술을 마시고 쌓인 스트레스를 거칠게 배설하는 행위가 정기적으로 즐기는 유일한 오락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한국 사회는 마치 '성공 바이러스'에 라도 감염된 듯 노는 것을 대단히 죄악시하고 불편해 한다. 남들 보다 몇 배 더 악착같이 일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고, 일하고 남은 시간에 여가를 즐기는 것은 한심하고 속 편한 행동이라 여긴다. 한국인들은 목표 지향적이고 성공 지향적인 가치가 지배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었지만 그에 비례하여 많은 것도 잃었다.

삶에는 3단계가 있다고 한다. '생존하는 삶'이 있다. 일단 먹고 사는데 지장이 있으면 인생은 고달픈 법이다. 일단 생존이 보장되면 좀 더 높은 가치가 필요해진다. 그래서, 다음은 '행복한 삶'이다. 행복하지 않으면 삶이 재미가 없다. 어떻게 하면 인생을 재미있고 즐겁게 살수 있을까? 라는 것이 요즘 내 주위에서 가장 흔한 화두이다. 마지막은 '의미있는 삶'이다.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생존과 행복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을 통해 삶을 완성하는 것이다.

여가활동은 아마도 '행복한 삶'과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수 불가결할 것이다. 이 책은 2006년에서 2009년까지 문화관광연구원에서 개최한 '여가사례 공모전' 수상작 16편을 묶은 것이다. 실내정원 가꾸기, 스토리 클럽, 페이퍼 크래프트 등과 같은 '취미 생활'에서 부터 디스크 골프, 산악 자전거, 오토 캠핑 등 '레저 활동' 및 미술관 투어, 각국 문화원 탐방, 전시회 관람 등 '문화 생활'까지 망라하고 있다. 물론, 재활원 봉사, 궁궐 지킴이 활동 같은 '봉사 활동'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여가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지만, 내용의 깊이 면에서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자신의 여가 사례를 소개한 글을 모았다는 책 컨셉의 한계이다. 독자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사전에 세밀한 취재 후 쓴 글과는 아무래도 깊이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지은이도 이 책의 목표는 기상천외한 여가활동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책을 읽고 이 참에 나도 한 번 해 볼까? 라는 마음을 먹게 하는 것이라고 서문에서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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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 - 솔로 미식가의 도쿄 맛집 산책, 증보판 고독한 미식가 1
구스미 마사유키 원작,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정임 옮김 / 이숲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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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가시라 고로'라는 남자는 외국에서 잡화를 수입하는 무역업자이지만 따로 매장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섣불리 점포를 얻었다가는 지켜야 할 것이 너무 많아지고 그렇게 되면 삶이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중년의 나이임에도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자기 몸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자유로운 영혼을 꿈꾼다.

주인공 '고로'는 직업상 이유로 거의 날마다 낯선 곳을 떠돈다. 허기를 느끼면 홀로 음식점을 찾는다. 이 작품에 실린 18개의 이야기는 그가 일부러 찾아 갔거나 우연히 들른 음식점과 요리에 대한 것이다. 아주 유명한 음식점이나 대단한 요리가 소개되기 보다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음식점과 요리는 대개 일본 고유의 맛을 내 놓는 오래되고 소박한 곳이다.

'고로'는 '먹는 것'에 대해서만은 유별난 집착을 보인다.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맛 집들을 찾아 헤매고, 원하는 음식을 먹고 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낀다.

"아마도 그에게는 먹는다는 행위 자체가 위안이었을 것이다. 그것도 혼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누구에게도 신경 쓰지 않고, 무언가 결핍된 상태에 있는 자신의 육체적·정신적 허기를 메워갈 때, 그는 언제나 자유를 느꼈을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 고독하게 혼자 무언가를 먹을 때, 주인공은 자유로웠다. 그에게 '미식'은 아니, 먹는다는 행위 자체는 단순하고도 자유로운 삶을 원하는 그의 고독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요리에서 소재를 가져왔음에도 기상천외한 요리 레시피 같은 것도 없고 음식점에 얽힌 극적인 사연도 없을 뿐더러 주인공의 이력에 대한 묘사도 거의 없다. 작위적인 줄거리 전개가 극도로 절제되어 있으므로 다소 심심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중년 독신남의 내면 풍경과 일본이라는 나라의 일상의 묘사가 볼만 했다. 

그리고, 진정한 미식이란 요란하고, 희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음식을 먹고, 그들에게 보편적인 것이 자신에게는 독특한 것으로 남는 그 깊고 오래된 맛을 기억에 새기고 그 기억을 더듬는 행위라는 작가의 메시지도 좋았다.

무엇보다 원작에는 없지만 국내 번역판에는 있는 '특별부록'은 출판사의 특별한 성의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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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양들의 축연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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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는 '소시민 시리즈'로 처음 만났다. 고교생 콤비가 등장하는 일상의 미스터리를 맛깔스럽게 다루면서도 미스터리의 깊이도 만만치 않아 눈 여겨 보았는데, 신본격 미스터리 경향을 정면으로 내세운 '인사이트 밀'에서 미스터리 작가로서의 역량을 한껏 과시하였다. 2008년에 나온 이 연작 단편집을 일관하는 세 가지 요소는 '마지막 일격', '왜 그랬는가?', '오래된 명문가의 이야기' 등이다.

'명문가의 아름다운 아가씨와 그녀를 모시는 몸종'이라는 설정은 수 많은 소설에서 흔히 등장하는 구도이지만, 나는 언제나 박경리 선생의 '토지'에 등장하는 '서희'와 '봉선이'가 가장 먼저 떠 오른다. 기품있고 명민한 아가씨를 대신하여 위험에 뛰어들어 곡절을 겪게 되는 몸종의 운명, 주종 관계를 떠나 친구와 같은 정을 나누는 두 여자의 삶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이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다섯 편의 단편 중에서 '집안에 변고가 생겨서'와 '타마노 이스즈의 명예' 두 편의 이야기는 '아가씨와 하녀'라는 이러한 고전적인 구도를 정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고풍스럽게 전개되던 아름다운 이야기는 충격적인 반전과 함께 완전히 전복된다.

'북관의 죄인'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들려 준 출생의 비밀에 따라 명문가문에 입적하게 되지만 하녀와 다를 바 없는 처지인 아가씨의 눈에 비친 가문의 후계자를 둘러싼 암투의 전말을 다루고 있다. 수록작 중 가장 미스터리의 깊이가 강했다.

'산장 비문'은 부호의 별장을 관리하는 여자가 겨울 산 속에서 조난자를 구출하면서 벌어지는 서늘한 이야기이다. 어딘지 '스티븐 킹'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이야기이다.

표제작인 '덧 없는 양들의 만찬'은 예기치 않은 유산을 받은 졸부가 신비한 이력을 가진 요리사를 고용하는데 그녀는 어느 누구도 먹어 본 적이 없는 음식을 내 놓는다. 어두운 환상을 구현한 기담의 느낌이 강하다.

이 연작집의 부제는 'The Babel Club Chronicle'인데, 각각의 이야기는 상류계급의 아가씨들만 가입할 수 있다는 '바벨'이라는 독서모임과 연결되어 있다. 그 때문인지 작품 속에는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여러 가지 코드들이 숨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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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스윙 테라피
차혁준 외 지음 / 책나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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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공적 자리, 사적 자리를 막론하고 골프에 대한 화제가 슬슬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내 손에도 골프 클럽이 잡혀졌다. 실내 연습장에서 기본 스윙을 두 달 배우고, 인도어 연습장에 한 번 가 보고는 마침내 머리를 올렸다. 그리고, 그 해 딱 4번 필드에 나가고는 골프 클럽을 놓아 버렸다. 그게 벌써 6년 전 일이다. 어쩔 수 없이 골프를 쳐야만 했던 이유가 소멸해 버린 것도 있지만, 채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필드에 나갔기 때문에 당연히 제대로 된 스윙이 나오지 않아 게임을 즐기기 보다는 플레이 내내 고역이라는 느낌만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직장인 사이에서는 예전에 우루루 몰려 당구장 가는 것만큼이나 스크린 골프장에 가는 일이 많아지고, 조만간 필드에 나갈 일도 생길 것 같아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해서 다시 골프 연습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워밍업 정도로 골프 책이나 사 볼까 서점에 들렀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운동신경이 타고 났다면 골프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코치의 레슨을 통해 몸으로 먼저 골프를 받아 들일 수 있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무조건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코치의 레슨에 적응하기가 참 힘들었다. 설명을 하더라도 원리가 이해되도록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었기에 도대체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시키는 대로만 할려고 하니 정말 스윙이 늘지 않았다.

골프에 관한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골프를 책으로 배웠어요'는 물론 불가능하겠지만 무작정 다시 연습을 시작하기 보다는 골프 스윙의 원리 내지는 기본을 차근차근 살펴볼 생각이 들어서 이다.

이 책은 '초보자들의 잘못된 습관 바로잡기 프로젝트'를 표방하고 있다. 잘못 배운 기본기나 몸에 배인 나쁜 습관 때문에 필드에서 '좌절'을 맛본 초보자들을 위한 맞춤형 처방전이란다. 지금, 나 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책인 것 같다. 골프 스윙의 기본인 그립과 어드레스부터 최상의 스윙법, 고질적인 미스 샷 교정법, 실전에서 겪을 수 있는 트러블 샷 등 다양한 오류를 분석하고 그 대처 방안을 처방해 준다.

사진 위주의 구성인데, 모델의 골격을 단순화된 선으로 사진 속에 표현하여 자세를 이해하기가 시각적으로 용이하다. 설명 부분은 '원인', '교정방법', 'Tip' 등의 항목으로 짤막짤막하게 정리 되어 있다.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 않고 책 분량도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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