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가 고수의 시대
김성민.김은솔 구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기획 / IWELL(아이웰)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한국 남자들이 가장 즐기는 여가활동은 '음주'일지도 모른다. 특히, 직장인들은 술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관계없이 이런저런 술자리에 자주 낄 수 밖에 없다. 아마도 양껏 술을 마시고 쌓인 스트레스를 거칠게 배설하는 행위가 정기적으로 즐기는 유일한 오락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한국 사회는 마치 '성공 바이러스'에 라도 감염된 듯 노는 것을 대단히 죄악시하고 불편해 한다. 남들 보다 몇 배 더 악착같이 일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고, 일하고 남은 시간에 여가를 즐기는 것은 한심하고 속 편한 행동이라 여긴다. 한국인들은 목표 지향적이고 성공 지향적인 가치가 지배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었지만 그에 비례하여 많은 것도 잃었다.
삶에는 3단계가 있다고 한다. '생존하는 삶'이 있다. 일단 먹고 사는데 지장이 있으면 인생은 고달픈 법이다. 일단 생존이 보장되면 좀 더 높은 가치가 필요해진다. 그래서, 다음은 '행복한 삶'이다. 행복하지 않으면 삶이 재미가 없다. 어떻게 하면 인생을 재미있고 즐겁게 살수 있을까? 라는 것이 요즘 내 주위에서 가장 흔한 화두이다. 마지막은 '의미있는 삶'이다.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생존과 행복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을 통해 삶을 완성하는 것이다.
여가활동은 아마도 '행복한 삶'과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수 불가결할 것이다. 이 책은 2006년에서 2009년까지 문화관광연구원에서 개최한 '여가사례 공모전' 수상작 16편을 묶은 것이다. 실내정원 가꾸기, 스토리 클럽, 페이퍼 크래프트 등과 같은 '취미 생활'에서 부터 디스크 골프, 산악 자전거, 오토 캠핑 등 '레저 활동' 및 미술관 투어, 각국 문화원 탐방, 전시회 관람 등 '문화 생활'까지 망라하고 있다. 물론, 재활원 봉사, 궁궐 지킴이 활동 같은 '봉사 활동'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여가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지만, 내용의 깊이 면에서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자신의 여가 사례를 소개한 글을 모았다는 책 컨셉의 한계이다. 독자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사전에 세밀한 취재 후 쓴 글과는 아무래도 깊이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지은이도 이 책의 목표는 기상천외한 여가활동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책을 읽고 이 참에 나도 한 번 해 볼까? 라는 마음을 먹게 하는 것이라고 서문에서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