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tamins for the Soul 성공을 만드는 작은 습관, 자기계발 원서읽기 1
Choquette, Sonia 지음, 박산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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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등학교 다니던 때 영어 공부를 위해 영한대역 책들을 읽던 기억이 난다. 왼쪽은 영어가 쓰여 있고 오른쪽에는 번역본이 한글로 나와 있어서, 뜻이 막히는 일 없이 죽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 때의 목적은 문장의 구조를 익혀서 독해를 빠르게 하고자 했던 것.
이제는 더이상 정해진 시간 내에 몇 문제 이상을 풀어야 하는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기에, 좀더 편한 마음으로 자기계발서를 영한대역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21세기북스에서 나온 '성공을 만드는 작은 습관 자기계발 원서읽기'의 첫번째 권은 Sonia Choquette의 <Vitamins for the Soul>이다. 저자 소개를 보니 <Trust your Vibes> 시리즈의 작가이며 미국에서 영적 치유사로 존경받는 spiritual teacher라고 한다. 5권 정도의 원서가 우리나라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초반에는 책을 읽는 법에 대해 설명한다. 자기계발서에는 소설보다 쉽고 실용적인 표현이 가득하므로, 원서 읽기의 부담을 덜면서 영어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여섯 쪽이 한 꼭지를 이루는 사이클로 책이 돌아간다. 처음에 아주 노란 바탕에 삽화가 크게 나오고 영어 원문이 등장하며, 좀 어려운 단어는 오른쪽 아래에 발음기호와 뜻이 제공된다. 다음 두 쪽에는 우리말 해석이 나와 있고 앞의 삽화가 노란색으로 희미하게 다시 등장하며, 네모난 검은 박스에서는 본문의 내용과 관련하여 번역과 해설을 맡은 박산호 님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흘러나온다. 마지막 두 쪽은 영어와 해석이 양쪽으로 마주보도록 구성되어서 각 문장별로 다시 확인할 수 있고, 아래쪽에서는 문법과 단어 설명이 구어체로 진행되어서 친절한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 듯하다.
작년에 대대적으로 유행한 시크릿Secret의 끌어당김의 법칙을 연상시키는 많은 글들을 텍스트로 하여 독해면 독해, 문법이면 문법, 한번에 다 볼 수 있겠다. 

참 오랜만에 영어 원서를 읽으면서 해석을 병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설처럼 의역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간단한 문장들은, 자기계발의 은은한 내용과 함께 머리에 쏙 들어온다.
선명한 노란색은 주의를 집중시키는 동시에 약간은 눈을 피로하게도 만든다. 연필 스케치 같은 삽화는 본문의 내용을 좀더 부드럽게 전달한다.
어느 페이지부터 펼쳐서 읽어도 부담없는 글들, 자기계발서로 영어를 공부한다면 영어 실력과 인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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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in 맨해튼 1
에밀리 기핀 지음, 안은주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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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결혼한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은 선택일까 의무일까. DINK (double income no kids)족이 뜬다는 기사를 아주 예전에 읽은 기억이 난다. 우리 나라에도 아이 없이 둘만 사는 부부가 그렇게 드물지 않다.
나는 결혼하고서 아이 셋을 낳자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낳고 보니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회사와 아이를 병행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뉴욕의 커리어 우먼은 그런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까 하는 궁금증에서 <베이비 in 맨해튼> (2008. 지식의날개)를 읽게 되었다.

<베이비 in 맨해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아주 단순하다. '나'로 등장하는 클로디아는 유명한 출판사의 잘 나가는 편집자이고, 나의 가족들과 회사 동료가 전부이다. 자신의 사랑을 위해 가족을 버린 어머니 때문인지, 아니면 계획에 없던 임신으로 태어났음을 어려서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나는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큰언니는 바람둥이와 결혼하여 낳지 말아야 할 아이들을 셋 낳았다. 작은언니는 성실한 남자를 만나 결혼했으나 아이가 생기지 않아 애태우고 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으나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이유로 이혼하게 된다. 나의 친구인 제스는 유부남과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임신이라도 하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한 여자들은 모두 아이와 사랑이라는 문제에 아주 다양한 형식으로 얽혀 있다. 나는 그리 심각하지 않은 말투로 그 복잡한 이야기들을 이끌어 나간다. 아이는 두 사람의 사랑의 완성을 상징한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여자의 전적인 희생을 필요로 한다면, 더이상 사랑의 상징으로서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클로디아는 결국 아이와 자유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은 사회를 구성하는 인구의 재생산이라는 필요에 따라 장려된다. 그러나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우리 전래동화에서처럼 아이가 가지는 족쇄의 역할은 꽤 극명하다. 그래서 딩크족 외에도 싱글이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인가 보다.
자기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클로디아의 열정이 마음에 든다. 책은 참 잘 읽혔지만, 그를 둘러싼 일들은 좋은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이 약간 아쉽다. 선남선녀들만 나오고 모두 주인공을 사랑하는 순정만화 같은 분위기였다. 베이비옐로와 베이비그린 표지에다 같은 색의 책끈까지 화사하고 귀여운 분위기를 더한다.
아이와 자유를 바꿀 것인가. 클로디아의 선택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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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 서평단 알림
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 문학동네 화첩기행 5
김병종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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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단어에서부터 열기와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듯하다. 언제일지 가 볼 기약이 없어서일까, 더 아련해지는 라틴 이야기를 화가이자 저술가인 김병종 님의 <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 (2008. 랜덤하우스)에서 보고 들었다. 이는 모 일간지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것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김용택 시인은 추천사에서 '사회인문학적인 폭넓은 지식과 시적인 예술적 상상력이 빚어낸 남미는 그의 손에서 더욱 풍요로운 사람의 땅으로 살아난다'고 이야기한다.

쿠바,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페루. 그가 다니는 여러 라틴 나라들은 우리나라에 비해 그다지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곳이 많다. 그리고 혁명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지 않다. 미국의 경제봉쇄 정책과 소련의 특혜 무역 철폐 때문에 극히 궁핍한 쿠바도, 스페인의 식민지 생활을 오래 겪은 멕시코도 그렇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와 여유가 있다. 그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여러 아이콘들을 소개하며 문화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한 나라를 묘사한다. 쿠바에서는 헤밍웨이와 체 게바라, 호세 마르티를, 멕시코에서는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카를로스 푸엔테스를, 아르헨티나에서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 피아졸라를. 화가, 음악가, 소설가, 시인, 철학자 등 다양한 예술가들과 정치가들은 정신적인 지주로서 그 나라를 대표한다.

그에 덧붙여 저자가 본 풍경과 느낀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함께 실었다. 선이 굵고 단순화된 그림들은 모두 그게 그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내가 그림에 문외한이기 때문일 게다. 책에서 묘사하는 글을 읽다 보면 실물이 보고 싶어질 정도로 궁금했으나, 사진 자료는 거의 싣지 않았으므로 갈증을 해소하기는 불가능하다.

남미, 아프리카, 인도 등 지금껏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나라들에는 어느 정도의 환상이 있는 듯하다. 그 환상에서 어떤 것을 느끼는가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화가의 시선으로 함께 본 라틴의 나라들은 참 감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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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 1 (보급판 문고본) - 순간 이동
스티븐 굴드 지음, 이은정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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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집트, 런던, 내가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순간 이동! 점프!"
이번에 개봉한 영화 [점퍼]의 원작 소설이라는 스티븐 굴드의 <점퍼 1 : 순간 이동>은 1992년에 쓰여졌고, 그 내용은 은회색 띠지에 위와 같이 간략하고 명쾌하게 나와 있다.
스파이더맨처럼 손에서 거미줄이 나가서 공간을 이동하는 것도 아니고, 슈퍼맨처럼 옷을 갈아입고 날아가는 것도 아니고, 생각만 하면 원하는 곳으로 순간 이동할 수 있다는 것,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오랜 꿈을 책에서라도 이루고자 하는 열망으로 책을 펴 들었다. 

술을 마시고 인색하며 아내와 아들을 습관적으로 때리는 아버지가 있었다. 어머니는 그 매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갔고, 남은 '나'는 온갖 집안일을 하며 학교를 다닌다. 책을 읽다가 잔디 깎으라는 말을 제때 수행하지 못한 나는, 아버지에게 로데오 버클이 달린 허리띠로 맞기 직전 스탠빌 도서관의 한 구석으로 '점프'한다.
그런 일이 생기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나는 연구와 실습을 통해 점점 더 점프의 가능성을 넓혀 간다. 신분증 없이는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얻지 못하는 미성년자로서, 나는 집에 돌아가는 대신 자립을 택하고 은행을 털어 100만 달러를 챙긴다. 
책을 읽는 것 외에는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다가 밀리라는 여대생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일찍이 떠나간 어머니를 찾게 된다. 우연하게도 테러에 휘말려 어머니를 잃게 된 후, 테러를 방지하고자 노력한다. 그 와중에 그의 능력을 두려워하는 정부 조직과 부딪치게 되고 그 아슬아슬한 순간들을 겪으면서 나는 더 많이 성장한다. 

판형이 작기는 하지만 56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나'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주 생생하다. 풋내기 고등학생이 집을 나와서 자신의 삶을 책임지게 되기까지의 그 치밀함과 막막함은 심장 고동 소리가 들릴 정도로 잘 전해진다.
점퍼 능력 덕분에 아침은 런던에서 먹고 커피는 뉴욕에서 마시고 태국에서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생활. 마음먹은 것은 대부분 가지고 올 수 있는 생활. 그러나 나는 더 바르게 살고자 노력한다. 물론 처음의 은행털이는 미성년자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법 체계 때문에 벌인 생존의 몸부림이었다고 봐야겠다.
한없이 가벼워질 수도 있는 내용에 가정 폭력, 테러, 이슬람, 사회보장, 생명에 대한 존중, 사랑 등 많은 것들이 들어가서 좀 무거워진 점도 있다. 그러나 그게 없다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나 아무 의미가 없는 삶이 되었을 듯하다. 성장기의 아픔과 외로움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성장한 내 모습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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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가슴속에 살아 있고 싶다 - 사랑하는 아내와 조국에 띄우는 영원한 청년 안창호의 러브레터
안창호 지음, 윤병욱 엮음 / 샘터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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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삼일운동이 일어난지 89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아직 100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일제 시대의 참혹한 기억이 가물가물 잊혀지고 있는 것을 반영하듯,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삼일절 담화에서 '일본의 과거사를 묻지 않겠다'는 말을 했단다. '역사의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이라 단서를 달았지만, 그 단서는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말로 가볍게 부정되었다고 개탄하는 진중권 씨의 칼럼은 참 씁쓸했다.
그런 의미에서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 조국과 아내에게 띄운 편지 모음집인 <그대 가슴 속에 살아 있고 싶다> (안창호 지음, 2007, 샘터)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개인사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상황을 모두 조망하는 비망록이자 질타처럼 느껴졌다. 

안창호 선생님(1878 ~ 1938)은 37년간 12개국 120여 개 도시를 돌아다녔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여러 단체를 조직하고 해외 동포를 규합하는 등 많은 일을 해냈다. 그러다 결국 광복을 보지 못하고 형무소에서 사망한다.
1902년부터 1938년까지 그의 일상을 찍은 사진들로 책을 시작한 후, 독립운동을 하다가 옥에 갇힌 시기인 1932~1938년의 편지들을 제일 먼저 배치하였다. 그 뒤로 1902~1910년의 '미국으로, 다시 한국으로', 1910~1919년의 '망명의 길-중국, 러시아 미국', 1919~1924년의 '상해독립운동', 1924~1932년의 '마지막 미주 순행과 민족통일운동', 마지막으로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들로 그의 일생을 나누어 그 시기에 아내에게 보낸 편지들을 수록하였다.
필요한 경우에는 그 배경이 되는 상황 설명이 들어 있다. 그의 생활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조국의 상황과 연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편지의 수신인인 이혜련 여사(1884 ~ 1969)는 결혼생활 37년간 겨우 10여 년만 함께 했으나, 아이들을 키우고 생활을 하느라 고생이 많은 가운데에서도 남편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잃지 않았다.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위한 사명감은 그의 편지의 전부이다. 어떤 감옥생활이 편할 수 있을까마는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한사코 가볍게 이야기하는 깊은 마음이 잘 전달된다.
다양한 사진 자료와 편지를 통해 지금까지 알아온 교과서적이고 평면적인 인물에서 벗어나, 가족을 사랑하는 자상한 남자이자 독립운동가로 살아 숨쉬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을 만나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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