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박완서 외 지음 / 작가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매년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문학상 수상집에는 단편들이 주로 실려 있어서, 쉽게 읽히면서도 완성도가 뛰어나서 좋다. 장편소설을 읽기 버거워하는 기억력에다 여러 작가들의 감칠맛나는 작품들을 읽는 것은 여러 권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행복하다.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2007>에는 여섯 편의 소설이 실려 있고, 여섯 편의 서평이 실려 있었다. 소설에는 70대의 박완서 선생님부터 20대의 김애란 씨까지 다양하고 독특한 작가들이 다양한 주제로 삶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서문에 크게 실려 있듯 작가들의 소설을 시작하기 앞서서 평론가가 작가를 인터뷰한 글이 실려 있었고, 소설을 읽은 후에 바로 평론가의 소설 평론이 실려 있는 구성으로 진행이 되었다.

작가의 인터뷰 글에서는 작가의 가치관과 생각,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진솔한 이야기들이 드러나 있어서, 작품에서 간접적으로 유추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작가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되었다. 전문적이거나 길다란 인터뷰가 아니라서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외국 소설가가 아닌 우리 소설가들 각자에 대해 이처럼 인터뷰가 실린 방식은 처음이라서 새로웠다.
여기 실린 소설들은 뒤에 딸린 평론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육체 문학, 분단 문학, 최상류층 삶의 넘침과 모자람, 서울, 2007, 당신들의 천국, 결핍된 욕망과 좌절된 꿈, 비루한 삶을 다룬다. 쓰레기집에서 살던 아이부터 최상류층까지 다양한 계층에다, 몽골의 이야기까지 장소도 넓다. 그만큼 다양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소설에서 펼쳐진다.
소설이 끝나면 평론가의 평론이 바로 이어진다. 소설의 여운을 가라앉힐 새도 없이 평론을 읽다 보면, 내 안에서 무르익어야 할 생각들이 평론가의 생각에 눌려서 생각할 기회를 잃게 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작가의 전작들과 비교하여 전반적인 문학사를 이야기하는 좋은 기회이므로, 나름대로 소설에 대해 음미하고 난 후 꼭 읽어보면 좋겠다.

후반부의 평론은 <틈새>, <강산무진>, <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펭귄뉴스>, <자정의 픽션>, <타잔>이라는 여섯 권의 소설집에 관한 내용이었다. 평론은 어렵게만 생각되어서 손이 잘 가지 않는 분야였는데, 내가 읽었던 작품집의 느낌과 전문가의 느낌이 얼마나 다른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놓쳤었는지 점검할 수 있었다.
작가와 작품, 그간의 역사와 책 읽는 법을 알게 되어서 의미가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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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9-03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작가들을 한꺼번에 만나면서 전문가의 평론과 비교까지 할 수 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 단편집에서는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피하는 편이었는데 이 작품집은 꽤 좋은 느낌을 가지게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