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돈의 반란 - 디플레이션 시대의 공동체 생존 전략, 대안화폐
문진수 지음 / 북돋움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통화량이 줄어들면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위축되는 현상을 말하며, 사람이나 물자는 큰 변화가 없는데 노동과 물자의 교환을 매개하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가 돌지 않는 것이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대안화폐다. <돈의 반란>(2015, 문진수 지음, 북돋움 펴냄)에서 이 대안화폐의 이론과 실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회적기업과 희망제작소를 거쳐 현재 사회적금융연구원 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2013년에 <금융, 따뜻한 혁명을 꿈꾸다>(2013, 북돋움 펴냄)에서 사회적 금융 전반을 설명했다.
이번 책 <돈의 반란>에는 '디플레이션 시대의 공동체 생존 전략, 대안화폐'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나라에서 보장하는 법정(法定) 통화가 돌지 않을 때 태어난 것이 바로 대안화폐이므로, 대안화폐가 언제 어떻게 쓰이며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이 우선 나온다. 그런 다음 2장에서는 공동체 안에서 쓰이는 공동체화폐, 지역 안에서 쓰이는 지역화폐, 시간을 주고받는 시간화폐, 노동을 교환하는 품앗이화폐 등 거래되는 범위와 목적과 대상이 다양한 화폐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실제로 쓰이는 레츠, 킴가우어, 브리스틀파운드, 낭트화폐, 레스, 커뮤니티웨이, 이타카 아워, 에코머니를 설명한다. 우리가 모르고 있어서 생소할 뿐, 이미 세계 곳곳에서 십수 년에 걸쳐 대안화폐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2부까지가 대안화폐의 이론이라면 3부부터는 실제로 대안화폐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만한 제작 지침이 구체적으로 나온다. 우선 대안화폐를 유통시킬 범위와 대상을 선택하고 방향을 결정한 다음(3장) 발행자로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4장)을 설명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대안화폐를 잘 유통시키는 방법(5장)에 이어, 다시 앞으로 돌아가 대안화폐의 유형별 모델 설계 방법(6장)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7장은 대안화폐 만들기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훑어주고, 마지막 8장은 대안화폐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짚는다.
부록 '대안화폐 10문 10답'에서는 '대안화폐가 만들어지면 법정화폐와 충돌하는 것이 아닌가?', '대안화폐가 남발되면 인플레이션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가?'처럼 대안화폐에 대해 갖기 쉬운 오해를 바로잡는다.
죽은 노동력을 되살려 경제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대안화폐에 대해서 이 책으로 많이 배웠다. 우리나라에도 만들어진 지 16년이 된 '한밭레츠'를 비롯해서 서울 성미산 마을에서 쓰는 '두루', 강원도 화천에서 쓰이는 '화천사랑상품권',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 등 이미 여러 곳에서 대안화폐들이 쓰이고 있으니, 공동체를 복원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대안화폐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