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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하우스 - 평범한 하루 24시간에 숨겨진 특별한 과학 이야기 ㅣ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27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생각의나무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만약 육백만불의 사나이처럼 사물을 확대하여 볼 수 있는 눈이 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아니면 거인국에 떠내려간 걸리버처럼 된다면? 꼭 필요한 것들을 찾기는 쉽겠지만 수많은 먼지와 벌레, 기생충, 세균들 때문에 결벽증과 두려움이 생길 것이다.
여기 평범한 서양의 한 가정에서 하루동안 일어난 일들의 표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일지가 나왔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세균과 정전기, 각질, 기생충, 먼지, 바이러스, 곰팡이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비, 정전기 등 미생물학, 생물학, 물리학, 화학을 총괄한다.
자연물이 아닌 먹을 거리로 들어가면 더욱 참기 힘든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이야기를 했는데 그 중에서 케이크의 예를 들어 보자.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우선 돼지 비계와 죽은 지 오래된 생선을 압착해 얻은 생선 기름을 섞은 뒤 공기를 불어넣는다. 부피를 늘리기 위해 글리세롤 모노스테아레이트가 첨가되고 이 물질이 물을 기름에 녹이는 역할을 한다. 다음 설탕으로 무게를 맞추고 밀가루로 지방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준 다음 콜타르 색소와 향료, 베이킹 소다로 색과 향, 질감을 조정하면 보드라운 케이크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식품공학과 화학의 승리이다. 자, 알고도 먹을 수 있겠는가?
책을 보면 위의 학문들 외에도 사하라 사막에서 떠올라 이동하는 모래의 이야기에서는 지리학과 기상학, 지질학이, 향수와 데오드란트에서는 역사에 대한 지식과 인체 생리학이 자연스럽게 소개되어서, 백과사전을 보듯이 많은 지식들을 얻을 수 있다. 모두 일상 생활과 연계된 것이니 이야기로 과학을 배운다고나 할까.
그리 구미에 당기는 내용들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보이고 적당히 느껴지는 것이 새삼 다행스럽다. 이 책을 통해 기묘한 일상 속으로 과학 여행을 떠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