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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의 경제학 - 석유 위기의 시대, 성공 투자를 위하여
스티븐 리브 외 지음, 김명철 옮김 / 세계사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현재 배럴당 65달러하는 원유가가 200달러 이상 될 거라고 저자가 제시하는 미래상은 경우에 따라 정말 암울할 수도, 대비를 하면 어려움이 많이 완화될 수도 있는 암울한 모습이다. 현대 사회에서 이는 전적으로 석유에 의해 결정된다. 지금까지 세상에 존재했다가 사라진 문명들이 종말을 맞은 이유의 많은 부분이 자원의 부족이라고 했다. 그나마 이전까지는 석탄, 또는 핵에너지라는 대체 자원이 있었지만, 지금은 석유 가격이 낮은 상태로 유지될 거라는 막연한 집단 심리 때문에 대체 자원 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단다. 따라서 저자는 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
예전에 알루미늄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몇 십년이 지나면 매장량이 고갈되어 알루미늄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을 줄 알았는데, 가격이 높아지면서 채산성 때문에 미발굴 상태였던 광산이 발굴되어 가격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했다고 한다. 석유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예전에 들었던 이 이야기를 떠올리며, 석유 가격이 높아지면 지금껏 채굴하지 않았던 유정을 개발하면 되겠거니 하고 쉽게 생각했다. 그런데 저자가 조목조목 설명해주는 허버트의 법칙과 세계 석유 생산과 소비의 추이를 보니 이는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었고, 발등에 떨어진 불과도 같은 형세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오일의 경제학을 설명한다.
첫번째는 오일, 석유에 관한 과학적, 사회적인 이야기이다. 석유 산유국인 OPEC과 비OPEC 나라들을 거론하면서 생산량과 향후 추이에 대해 설명하고, 액화 천연가스, 석탄가스 등의 대용물, 풍력, 태양열 등의 대체 에너지를 설명한다. 엄청난 인구를 앞세워 세계의 경제에 부상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중국과 인도에 대한 이야기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두번째는 경제에 관한 이야기이다. 미국을 주무대로 하였고 1900년대의 석유 파동과 연관하여 경제와 주식의 움직임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신의 이론이 틀리는 결과가 되더라도 정치가들이 대체 에너지 개발을 촉구하여 석유 부족으로 인한 문명 붕괴, 또는 후퇴가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불행하게도 지금처럼 집단 심리에 휩싸여 석유 부족 사태를 맞게 될 것을 대비하여, 투자 유망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을 알려준다. 부록에서는 우리 나라에서 판매하는 투자 유망 종목 리스트가 간략하게 나와 있어서 실제로 감을 잡을 수 있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의 해박함과 함께 정책 입안자들처럼 근시안적이지도, 환경운동가들처럼 원시안적이지도 않은 가깝고 먼 안목에 감탄했다. 듣기에는 참으로 무서운 전망이었지만 말이다. 이라크 전쟁은 사실 미국이 원유를 확보하기 위하여 일으킨 전쟁이라는 말도 떠돌았던 것을 보면, 우리도 서둘러 석유 위기에 대처해야 할 거라 생각된다. 준비하는 사람은 남들보다 쉽게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 앞으로는 세계 정세에 좀더 귀를 열고 살며, 미래를 준비해야겠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도 대체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