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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엄마들의 첫번째 교과서 - 한국에서 아이를 잘 키운 엄마들의 숨은 노하우
이승민 지음 / 갤리온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내가 자랄 때만 해도 아무런 걱정이나 사교육의 부담이 없이 학교 수업만 잘 따라가면 대학 가기는 어렵지 않았다. 사교육이라고 해 봐야 일반적인 아이들은 영어, 수학에 대해서만 단과반 학원을 다녔고, 좀 잘 사는 아이들은 과외를 받았다. 앞으로의 인생 계획을 설계하는 기점은 고등학교 2학년때 이과와 문과를 선택할 때였고, 진학할 과와 대학을 고를 때까지만 잘 생각하면 되었다.
그런데 요즘은 조기 유학이니 대안 학교니, 특목고니 해서 초등학생 때부터 뚜렷한 인생의 목표와 시간표를 정해 두고 이를 지키기 위해 힘들게 살아가는 모양이다. 이번에 중학교에 들어간 조카가 시험 기간에는 밤 11시까지 학원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고등학교 3학년때에도 자율학습을 11시까지 한 적이 없는데 요즘 아이들은 참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 보니 초등학생도 학원 여러 개는 기본이고, 사교육비가 가계수입의 20~30%가 넘는다고 하니 참으로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이다 보니 내후년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나는 너무 준비가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지 않나 하는 조바심이 생긴다.
그러나 이 책 ‘초등학생 엄마들의 첫번째 교과서’는 굳이 사회의, 엄밀히 말하면 강남 엄마들의 교육 트렌드를 맹목적으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 증거로 특별한 사교육을 하지 않고도 아이들을 국내외의 명문대에 보낸 10가지 사례를 1장, ‘그 집 아이는 어떻게 성공했을까’는 ‘지극히 평범한 엄마들의 아주 특별한 교육해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소개된다. 부제는 그렇지만 성공한 아이를 둔 이 가족들은 절대 평범하지 않았으므로 이들에 맞추려고도 너무 신경쓸 필요는 없겠다.
2장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전에 준비된 부모가 돼라’, 3장 ‘잘못된 초등교육 상식이 아이를 망친다’, 4장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시절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들’, 5장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은 따로 있다’에서는 주로 부모와 아이의 정서적인 교류를 강조하면서 앞의 10가지 사례에서 배우는 특별한 노하우 등을 반복적으로 설명한다.
우선 10가지 사례들에서는 아이 교육에 비용은 들이지 않았지만 가족 전체가 많은 대화와 노력을 했고, 뚜렷한 가치관과 목표가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아이에게만 공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도 함께 공부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돈을 많이 내는 대가로 학원 강사들에게 의지하는 부모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모습이겠지만, 책에서도 ‘티처 보이 teacher boy’라며 우려했던 그런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바람직하고 한번 해 볼만한 노하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슬슬 아이의 공부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할 때이다. 그래서 이 책은 참 시기적절하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떤 학원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보다 어떤 엄마, 어떤 선생님, 어떤 친구가 되어줄 것인가 생각하기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