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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 - 남자를 눈뜨게 하는 여자의 신비
존&스테이시 엘드리지 지음, 강주헌 옮김 / 청림출판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남자를 눈뜨게 하는 여자의 신비-매혹'이라는 책 제목을 보았을 때, 나는 뜬금없이 장정일 작가의 '아담이 눈뜰 때'를 떠올리고 있었으니, 새빨간 표지에서 여자의 육체적인 신비를 미리 넘겨짚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책을 들춰서 읽어보기도 전에, 책 표지의 속날개에 적힌 소개글에서부터 그 넘겨짚음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으니, 아주 잔잔하고 경건하며 정신적인 내용들이었다.
부부인 저자들은 사람들과의 상담, 자신의 경험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들을 통해 여자로 키워져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하려고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자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성경에 근거한 여자의 역사와 뿌리 깊이 박혀 있는 편견들을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가장 공감을 받을 만한 책이다. 모든 내용이 성경에 근거하여 쓰여졌기 때문이다. 중요한 곳곳에 성경이 인용되어 있고, 룻, 다합, 라말, 에스더, 마리아 등 성경에 등장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도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에서 여자는 남자의 일부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저자들은 이브가 만들어짐으로 인해서 세상의 창조가 끝났다는 사실에서 이브는, 다시 말해서 여자는 창조의 정화精華라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여자의 시조인 이브가 선악과를 먹을 당시 옆에 있으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아담의 무력함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고, 사탄이 이브를 선택한 것이 이브의 아름다움을 질투해서였다고도 말한다.
지금까지 여자이기 때문에, '제2의 성'이라는 단어의 상징적 의미처럼 상냥하고 양보하고 소극적이고 부지런하고 헌신적이고 반듯하게 처신하고 침착하고 외모를 꾸미고 겸손하고 자신을 억누르고 모든 것을 참아야 한다는 굴레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페미니스트들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과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여성스러운 자신을 찾아내라고 말한다. 여자들의 영원한 궁금증, "내가 예쁜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남자에게서 찾지 말고, 우리에게 영원하고 대가없는 사랑을 약속하시는 하나님 안에서 찾는다면, 우리는 그 안에서 영원히 행복할 거라고 말한다.
나는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같은 내용 전개가 사실 조금 어려웠고, 지금까지 어쩌다가 교회에서 들은 내용들과 많이 달라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신자이든 아니든 나 자신이 여자로서의 강함과 자신감을 깨닫는다면 남자와, 또 여자와의 모든 관계에서 좀더 편안하고 여유로우며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거라 생각하게 되었다. 스스로를 신데렐라로 생각하고 구하러 올 왕자를 기다리는 대신, 내 자발적인 의지로 삶을 개척하고 사랑을 나눠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되고 싶은 그리스도교 여신도들은 한번쯤 읽어봐도 괜찮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