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원리
차동엽 지음, 김복태 그림 / 동이(위즈앤비즈)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유태인들의 육아와 학습에 관해서는 그들의 노벨상 수상 비율과 더불어 많이 알려져 있다. 세계의 0.3%를 차지하는 유태인은 노벨상의 20%를 수상하고 있고 경제와 문화, 정치, 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성취를 누리고 있다. 가톨릭의 사제인 차동엽 신부는 이러한 유태인의 성공 비결을 그들이 매일 암송하는 ‘셰마 이스라엘’에서 찾았고, 이를 뇌과학과 연계하여 무지개의 7가지 색에 해당하는 7가지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셰마 이스라엘’은 ‘무엇을 하든 마음을 다하여, 목숨을 다하여, 힘을 다하여 임하는 자세를훈련시키고, 이를 거듭거듭 가르치고 행하도록 이끄’는 유태인들의 철학이다. 저자는 셰마 이스라엘의 구절 중에서 ‘힘을 다하여’는 지성 계발로서 좌뇌 개발을, ‘마음을 다하여’는 감성 계발로서 우뇌 개발을, ‘목숨을 다하여’는 의지 개발로서 뇌량 개발을, ‘거듭거듭’은 전인화를 나타낸다고 보았다. 따라서 좌뇌 개발을 위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지혜의 씨앗을 뿌리라는 이야기, 우뇌 개발을 위해 꿈을 품고 성취를 믿으라는 이야기, 뇌량 개발을 위해 말을 다스리고 습관을 길들이라는 이야기, 전인화를 위해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무지개 원리이며, ‘지, 정, 의의 모든 영역에 관련된 성공적인 인생의 생활 지침 7가지를 통합적으로 묶은 원리’이다.

그리고 치유와 비전이라는 커다란 바탕을 제시한다. 이 위에서 우리는 찬란한 무지개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항목들은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 등장하는 이야기이고, 소개하는 일화도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맥스웰 몰츠와 이민규, 노먼 빈센트 필, 나폴레온 힐 등 성공학에 관한 저술가들이 자주 인용된다. 영혼을 가장 중요시하는 종교가가 뇌과학을 이야기하는 것이 사실 언밸런스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처음에는 저자가 가톨릭의 사제라서 종교색이 진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성경 말씀이 자주 나오기는 하지만, 생각 외로 종교색은 진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다른 책과의 차별화를 위해 좀더 종교적인 이야기가 나왔어도 좋을 뻔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책 표지에서 유태인을 특별히 언급했기에 많이 다룰 것이라 예상했는데 다른 책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이 아쉽다. 그래서 이제 자기 계발을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전반적인 흐름을 총괄하는 책으로서 한번 읽어보라고 권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의 성공 뿐만 아니라 행복과 감사 등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무장하고 매사에 감사한다면, 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는 무지개가 항상 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에 걸린 나라
조기숙 지음 / 지식공작소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각 대통령이 선출되면 그 대통령의 특징이나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정부의 명칭이 달라진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시대에는 군인 출신이 아닌 첫 민간인의 정부라고 하여 문민정부라고 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시절에는 국민의 정부, 현재 노무현 대통령의 정부는 참여정부라고 불린다. 인수위의 말에 따르면 '이제는 우리 민주주의를 국민의 참여가 일상화되는 참여 민주주의의 단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점과 진정한 국민주권, 시민주권의 시대를 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던데, 정말 참여정부에 모든 국민이 참여하고 있는가에는 커다란 회의가 든다. 이런 이탈과 분열은 ‘조중문’으로 대표되는 보수 언론에서 시작되었다고 청와대 전 홍보수석이자 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에 재임중인 조기숙 교수는 이야기한다.

 

돌이켜 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 행보는 참 파란만장하다. 막판에 후보 사퇴로 인하여 예상 외로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탄핵에 처해지기도 했으며 다시 복권해서 수많은 일들을 해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업적과 성과들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라는 보구 언론들에게 막히고 왜곡되고 굴절되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청와대와 정부에 대해 직접 알게 되는 사람은 워낙 극소수이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언론과 방송을 통해 한번 걸러진 모습을 대하게 된다.

그런데 보수의 세력이 워낙 강하고 이들의 왜곡 보도를 통제할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전제가 성립되지 않아서, 결국 국민과 정부가 괴리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발언 내용에서 특정 구절만 따서 의미를 왜곡한다던가, 성과는 축소하거나 무시하고 스캔들은 과장하고 특집으로 다루는 등의 편파적인 보도가 조중문의 주된 무기이다. 게다가 참여정부의 힘이 되어주어야 할 진보 언론까지도 보수 언론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임을 아주 안타까워했다. 이런 사례들을 조목조목 들어가며 저자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어둠의 마법사의) ‘마법에 걸린 나라’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기까지의 상황을 정부, 대통령, 열린우리당, 진보 진영, 홍보수석이었던 자신의 책임으로 나누어 냉철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7년 대선에서 진보 진영에게 희망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 언급하며 마무리를 짓는다. 이제 김대중 전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진보 진영의 10년이 거의 끝나간다. 다시 보수 진영에게 정권이 돌아간다면 다시는 진보가 발을 딛기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감이 그의 말을 절박하게 만든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되었을 때의 그 국민적인 절망감과, 탄핵이 무효화되었을 때의 그 해방감과 희망이 아직 생생한데, 정치권이 사분오열되고 국민들이 정부를 불신하는 이런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의 임기나마 진보를 위한 초석을 굳건히 하며 매일 더 나아지는 그런 상황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정치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려고 생각한다.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것이 아닌 국민 모두의 삶이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틀라스 세계는 지금 - 정치지리의 세계사 책과함께 아틀라스 1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 지음, 김희균 옮김 / 책과함께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내가 어렸을 때는 방학 숙제가 있었다. 1권씩 나오는 탐구생활 외에도 과목마다 숙제가 있었으니 독후감 몇 편, 그림 몇 장, 곤충 또는 식물 채집, 만들기, 천자문 두 번 써 오기, 사회 과목에서는 지도 그려오기 숙제가 있었다. 4학년 즈음에는 전국지도를, 6학년인가에는 세계전도를 그렸던 기억이 난다.
지도를 그리려면 일단 커다란 도화지를 준비하고 ‘사회과부도’에 나온 원본과 도화지에 모눈종이처럼 줄을 가로세로로 긋는다. 그 후 그 칸에 해당하는 그림을 그리면 일정 비율로 축소되어 비교적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도나 나라마다 색깔을 달리 하여 칠하고, 산맥과 강, 도청 소재지 등의 대도시, 나라의 수도는 따로 표시해야 했다.
나는 그 지도들을 숙제로 그리면서 확연하게 그려지는 국경과 지역 경계선처럼 지도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지도는 땅을 두고 싸워온 나라들의 역사와 정치 그 자체였다.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임을 새삼 알았다.

부제로 ‘정치지리의 세계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아틀라스 세계는 지금>의 표지에는 ‘지도가 현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라고 쓰여져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며 지도는 계속 바뀌고 있다.
1부 ‘지정학 지도’에서는 유럽, 미국,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로 나누어 여러 나라들이 현재와 같은 지도의 모양을 하게 된 내력을 설명한다.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전쟁과 박해, 이해관계와 인종이 개입된다. 따라서 지리뿐만 아니라 정치와 사회, 경제, 종교를 함께 배울 수 있다.
2부 ‘다가올 세계’에서는 크게 분쟁과 불안한 경제로 나누어 전쟁과 핵확산, 경제와 건강, 석유, 지구 온난화 등 여러 중요한 이슈들을 거론하며 이에 해당하는 나라들을 설명한다.
산맥은 올라오게, 평지는 평평하게 올록볼록 입체적으로 표현된 데다 연대, 단체, 나라별로 다양한 색채를 사용했기 때문에 알아보기 쉽다. 필요한 경우 지구의 북극에서 내려다본 구 모양의 지도도 실려서 이해를 돕는다.

지도에 대한 설명에도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지, 세계의 모든 나라가 아니라 현재 분쟁 중이거나 영향력이 큰 곳을 더 우선적으로 다룬 듯하다. 유럽연합은 나라별로 다루지 않고 통째로 다루었으며, 아시아 편에서 중국이 14쪽, 일본이 6쪽 차지한 반면 우리 나라는 빠져 있다. 이 책이 개정될 다음 쇄에서는 우리 나라가 통일되어 책의 일부분을 배정받기를 기대한다면 너무 거창할까.
학교 다니던 때 암기과목으로 묶여서 내 주의를 끌지 못했던 지리, 사회, 역사에 대해 통합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김삿갓 - 바람처럼 흐르는 구름처럼
이청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김삿갓이라고 더 많이 알려진 김병연은 왜 우리에게 이렇게 익숙한 것일까? 그의 생애에 관해서는 가수 홍서범이 부른 노래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대략 알고 있을 것이다. 조상을 욕한 죄로 하늘이 부끄러워 삿갓을 쓰고 다녔고,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며 글재주로 못된 양반을 혼내주었다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김삿갓의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겨우 200년 전의 사람인 김병연을 전설처럼 묘사하는 것을 반대한다. 대신 ‘전설 뒤에 있던 실제의 김삿갓을 조용히 만나 그의 진정한 모습과 고뇌까지 담아서 보여주려고 애썼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이 책에서의 김병연은 지치고 외롭고 약하고 때로는 현실과 타협하는 한 사람일 뿐이다.

 

김병연을 알려면 그의 조상을 알아야 하므로 책의 초반에는 ‘홍경래의 난’이 자세하게 소개된다. 홍경래의 난에서 성을 빼앗긴 김익순이 바로 김병연의 할아버지이기 때문이다.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불의에 굴복하는 일은 있을 수 있지만, 위험을 벗어난 후 사실을 은폐하고 보상을 피하려고 별감을 내치려 한 김익순의 행동은 사실 비겁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자신의 친할아버지였기 때문에 김병연은 모르는 사이에 패륜을 저지른 것이고 그 때문에 펼칠 수도 있었던 인생을 마음에서부터 접어버렸다.

그런 다음 방랑의 길을 떠났다. 20대에 시작하여 57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정처없이 떠돌며 먹기보다 굶기를 더 많이 했을 것이다. ‘풍자의 효시’, ‘저항의 예술가’, ‘문화 영웅’으로서의 멋진 풍모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구걸하면서도 양반 행세를 하는 마지막 자존심, 쓰지 못할 글을 배우느니 농사일을 배우는 것이 낫다며 훈장을 그만두는 허무주의, 홍경래와 서봉한을 지지하며 썩어빠진 조정과 양반에게 신물을 내는 그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뿐이다. 간간이 보이는 그의 시들은 그런 지친 삶에 작은 여유가 되고 때로는 한동안 먹고 살 수 있는 밑천이 되며 자신을 박대하는 사람들에게 따끔한 일침이 된다.

내가 가정을 꾸리고 보니 김병연의 방황 뒤로 그의 아내와 아이들, 어머니가 마음에 밟힌다.  아들이 찾아왔을 때 그를 따돌린 것도 아마 미안해서겠지.

그의 일생은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시 한 수로 설명된다.

 

萬事皆有定 만사개유정

세상만사 모두 운명이 정해져 있거늘

浮生空自忙 부생공자망

허공에 뜬 인생들 공연히 헤매누나

 

이 책을 통해 김삿갓의 반항적 이미지의 전설을 잃었으나 살아 숨쉬는 김병연을 만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물일곱 송이 붉은 연꽃 샘깊은 오늘고전 3
허난설헌 지음, 이경혜 엮음, 윤석남.윤기언 그림 / 알마 / 200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 조선 시대의 여자들은 세 남자를 따르는 것이 행복이라고 배웠다. 혼인하기 전에는 아버지, 혼인한 후에는 남편,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따르도록 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허난설헌은 허균의 누나이자 여류 문인이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는 개화된 아버지 덕분에 혼인하기 전에는 학문의 자유와 단란한 가정의 행복을 누리며 행복한 시들을 지어냈다. 그러나 혼인한 후에는 재능을 시기한 주위 사람들과 고부 갈등 때문에 남편의 사랑을 잃었고, 사랑하는 아들과 딸이 어려서 죽음으로써 마지막 기둥까지 잃었다. 친정이나 온전했다면 돌아갈 수도 있었겠지만, 출가외인이라는 올가미와 친정의 몰락 때문에 마음 둘 곳이 없었던 그의 처지가 참으로 안타깝다. 그래서인지 별다른 병도 없이 스물 일곱 살에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손톱에 ‘불그스레한 별빛’같은 봉숭아물을 들이고 그네를 뛰던 소녀가 독수공방을 지키며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아들을 잃고 통곡하는 시를 쓰기까지 짧고 힘든 생애가 고스란히 떠오른다.
뿌리를 진흙탕에 두고 더러운 물 속에서 올라오지만 스스로 티끌 하나도 묻히지 않은 고귀한 연꽃에 자신을 비유하고, 천상에서 지상으로 유배된 선녀로 자신을 생각했던 허난설헌은 그렇게 해야만 잠깐씩 숨을 쉴 수 있었나 보다.
처음부터 새장에 살았던 새보다 야생에서 잡혀와 길들여진 새가 더 애처롭듯, 날개가 꺾여 시들 수밖에 없었던 허난설헌의 삶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세하게 피어난 그의 문학적 재능을 보며, 현재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허난설헌의 시는 한문으로 쓰여져 있어서 원문으로 읽기는 꽤 어렵다. 내용만 전달되면 되는 글이 아닌 ‘시’이기 때문에 번역이라기보다는 번안에 가까운 작업으로 엮었다고 한다. 시 한 수를 아름다운 우리 말로 번안하고, 이어서 시와 허난설헌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를 부드럽게 이끌어나간다. 여기에는 그가 살았던 시대의 상황과 가족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 여기 수록된 시들은 어린 독자들에게 고전을 소개하기 위해 이백여 편 중 스물 일곱 편을 고른 것이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대표한다고는 말하기 어렵겠다. 그러나 여러 성향의 시편들을 감상하며 그의 섬세함과 외로움, 상상력과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여기에 더해 윤석남, 윤기언님의 미술 작품은 외로운 듯 무표정한 여인의 목각 작품과 연꽃을 주제로 한 그림으로 나뉘어, 허난설헌의 현실과 이상을 대비시킨 듯해서 시의 감상을 돕는다.

다듬어 쓴 이경혜님의 말처럼, 외로이 살았던 허난설헌이 이제는 사랑하는 아들, 딸과 함께 행복하게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중국과 일본에서처럼 우리 나라에서도 작품을 인정받았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