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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나라
조기숙 지음 / 지식공작소 / 2007년 2월
평점 :
각 대통령이 선출되면 그 대통령의 특징이나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정부의 명칭이 달라진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시대에는 군인 출신이 아닌 첫 민간인의 정부라고 하여 문민정부라고 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시절에는 국민의 정부, 현재 노무현 대통령의 정부는 참여정부라고 불린다. 인수위의 말에 따르면 '이제는 우리 민주주의를 국민의 참여가 일상화되는 참여 민주주의의 단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점과 진정한 국민주권, 시민주권의 시대를 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던데, 정말 참여정부에 모든 국민이 참여하고 있는가에는 커다란 회의가 든다. 이런 이탈과 분열은 ‘조중문’으로 대표되는 보수 언론에서 시작되었다고 청와대 전 홍보수석이자 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에 재임중인 조기숙 교수는 이야기한다.
돌이켜 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 행보는 참 파란만장하다. 막판에 후보 사퇴로 인하여 예상 외로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탄핵에 처해지기도 했으며 다시 복권해서 수많은 일들을 해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업적과 성과들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라는 보구 언론들에게 막히고 왜곡되고 굴절되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청와대와 정부에 대해 직접 알게 되는 사람은 워낙 극소수이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언론과 방송을 통해 한번 걸러진 모습을 대하게 된다.
그런데 보수의 세력이 워낙 강하고 이들의 왜곡 보도를 통제할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전제가 성립되지 않아서, 결국 국민과 정부가 괴리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발언 내용에서 특정 구절만 따서 의미를 왜곡한다던가, 성과는 축소하거나 무시하고 스캔들은 과장하고 특집으로 다루는 등의 편파적인 보도가 조중문의 주된 무기이다. 게다가 참여정부의 힘이 되어주어야 할 진보 언론까지도 보수 언론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임을 아주 안타까워했다. 이런 사례들을 조목조목 들어가며 저자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어둠의 마법사의) ‘마법에 걸린 나라’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기까지의 상황을 정부, 대통령, 열린우리당, 진보 진영, 홍보수석이었던 자신의 책임으로 나누어 냉철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7년 대선에서 진보 진영에게 희망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 언급하며 마무리를 짓는다. 이제 김대중 전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진보 진영의 10년이 거의 끝나간다. 다시 보수 진영에게 정권이 돌아간다면 다시는 진보가 발을 딛기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감이 그의 말을 절박하게 만든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되었을 때의 그 국민적인 절망감과, 탄핵이 무효화되었을 때의 그 해방감과 희망이 아직 생생한데, 정치권이 사분오열되고 국민들이 정부를 불신하는 이런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의 임기나마 진보를 위한 초석을 굳건히 하며 매일 더 나아지는 그런 상황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정치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려고 생각한다.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것이 아닌 국민 모두의 삶이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