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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 지방
안병수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샛노란 표지에 <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 지방>이라는 제목이 크게 찍혀 있다. 노릇하게 튀긴 프렌치프라이와 레인보우를 솔솔 뿌린 맛있어 보이는 도너츠가 위, 아래를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트랜스 지방이라는 단어에는 핀트가 안 맞기도 하고 구석구석에 부스러기가 끼어 있는 듯도 하고 상당히 불편한 외관을 하고 있다. 왜 그럴까?
'기름을 가열하게 되면 그 속에 들어 있던 유익한 물질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대신 그 자리에는 해로운 물질들이 들어선다. 그림 같은 집이 화마에 휩싸여 일순간에 흉가로 변한 꼴이다. 흉가는 보금자리가 될 수 없듯, 가열된 지방은 영양분 역할을 할 수 없다. 그런 지방은 더 이상 지방이 아니다. 그것은 차라리 '독극물'이다'라는 표지의 작은 설명으로 책 내용은 충분히 알 수 있다. 그 주장의 근거를 본문에 들어가서 알아보자.
트랜스 지방의 유해성을 처음 지적한 사람은 1958년 미국의 안셀 키즈라는 생리학자이다. 1970년대 후반에 매리 에닉 박사가 키즈 박사의 가설을 검증한 이후 학자들과 식품업계 사이에서 트랜스지방산 전쟁이 벌어지게 되고, 결국 2004년이 되어서야 모든 가공식품 지방 중 트랜스지방산을 2퍼센트 이하로 유지하도록 법제화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P씨와의 대화 형태로 포화 및 불포화 지방산, 트랜스지방산의 생성 과정과 역할을 이야기하고, 실제로 우리가 먹는 기름들에서 각 지방산들이 차지하는 비율과 적당한 용도, 사용하지 말아야 할 점 등을 꼼꼼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일상적인 부침, 볶음은 기름을 조금 쓰고 낮은 온도에서 빨리 하면 안전하고, 구이는 재료에 들어있는 불포화지방산이 트랜스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라고 한다. 튀김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트랜스지방산을 몸 밖으로 빨리 배출하는 식품들을 이야기함으로써, 섭취를 피할 수 없을 경우 배출을 빨리 함으로써 나쁜 영향을 줄일 수 있게 한다.
워낙 전문적인 내용들이라서 독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래도 아주 어렵지 않게 쓰여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올리브유와 포도씨유 등 속설로 떠돌던 것의 진실을 알게 되었고, 섬유질, 항산화제, 미네랄 등 몸에 좋은 성분을 섭취하고, 우리가 예전부터 먹어오던 슬로푸드를 되살린다면 건강한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트랜스지방산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이 되어 있어서 앞으로는 좀더 안전하게 먹을 수 있겠다.
저자의 전작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도 감명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구체적인 과자들의 성분과 해로운 점들을 배움으로써 지금까지도 과자를 줄이는 등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트랜스지방산은 구체적인 형태를 띠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호르몬 만큼이나 위험한 존재인 트랜스지방산, 앞으로도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