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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가게
사회연대은행 무지개가게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 우리나라 속담집에도 여전히 들어있는 속담이지만, 이는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는 1973년 무담보자립기금대출 (마이크로크레디트)을 제시하고 1983년 그라민 은행을 설립하여 마이크로크레디트 운동을 펼침으로써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다. 은행의 기본 특성이라고 익히 배워온 영리 추구가 아니라, 사회복지라는 새로운 차원에서 방글라데시의 수많은 가난한 이들을 가난에서 구제했을 뿐 아니라 삶의 의욕과 행복을 주었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처럼 우리나라에도 사회연대은행이 있다. 2002년에 설립되어 2008년 현재 495곳의 무지개가게 설립을 도왔다고 한다. 그렇게 설립된 무지개가게들 중에서 스무 명의 이야기를 실은 것이 이 <무지개 가게>(2008. 갤리온)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은행과 세상에서 가장 용기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기적'이라는 <무지개 가게>의 부제에서는, 가난과 용기, 기적이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단어들이 모여 감동적인 문구를 이루고 있다.
경제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많은 고난을 맞닥뜨린 주인공들은, 끝까지 포기하거나 쉬운 길을 찾지 않고 최대한 노력해서 그 고난을 이겨내려고 한다. 그러나 워낙 가진 것이 없어서 시작할 발판조차 마련하기 어려웠을 때, 사회연대은행을 통해 소액 대출을 받음으로써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라디오나 잡지에 실리는 수기들처럼 익숙하게 다가오는 글들은, 다양한 삶의 배경과 다양한 일에서 일어서는 강한 생명력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생활에서 우러나는 감동을 준다.
예전에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에는 펌프로 지하수를 길어서 썼다. 물이 하나도 없으면 펌프가 힘을 받지 못해서 물이 나오지 않는다. 한 대접 정도의 물을 붓고 펌프질을 해야 압력이 걸리면서 지하수가 콸콸 쏟아지게 되는데 이때 부어주는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
사회연대은행은 무지개 가게의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도움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 삶의 희망과 꿈을 주고 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승리의 기록들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자금이나 노력, 기술 봉사로 함께 할 수 있는 사회연대은행의 홈페이지(www.bss.or.kr)를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좀더 따뜻하고 희망찬 사회를 향해 우리도 적은 힘이나마 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