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 중국어로 읽는 한국동화 엄마나라 동화책
김애화 지음, 이연수 그림 / 아시안허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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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

개와 고양이는 만나면 서로 싸우는 것처럼 보인다. 왜 둘은 사이가 안 좋은 것일까? 언제부터 사이가 안 좋았던 것일까?

우리 조상들은 마당에 개와 고양이를 키우며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나 보다. 개와 고양이를 보며 아주 흥미진진한 전래동화가 있기 때문이다. 엄마나라 동화 시리즈에 우리나라 이야기인 개와 고양이가 있어서 놀랐다. 그런데 책 소개를 보니 중국 다문화 가정과 선주민들이 어우러져서 만들어진 책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책이어서 그런지, 이번 엄마나라 동화 개와 고양이는 중국어, 영어가 위주로 쓰여 있고 뒤에는 한글도 나와 있다. 아시안랭귀지 홈페이지에서 중국 원어민이 중국어로 읽어주는 파일을 들을 수 있다고 하니 중국어를 공부하고 싶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러면 이제 중국어, 영어, 한국어로 쓰여져 문화를 서로 나누고자 하는 이 뜻깊은 책의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개와 고양이는 바닷가에 사는 노부부댁에서 시작한다. 할아버지가 고기를 잡으러 갔지만 하루종일 한 마리도 잡지 못한채 돌아오려는데 큰 잉어를 한 마리 낚게 되었다. 그런데 그 잉어가 뚝뚝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닌가? 할아버지는 잉어를 놓아주었는데 알고 보니 잉어는 용왕님의 아들이어서 할아버지께 큰 은혜를 갚기 위해 용궁으로 함께 가 융숭한 대접을 한다. 그런데 며칠 동안 즐거이 지내던 할아버지는 집에 홀로 있는 할머니 생각이 나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일어서자 용왕의 아들은 소원을 이루어주는 파란 구슬을 할아버지께 드린다.

집에 들어온 할아버지는 파란 구슬에 소원을 빌어 부자가 되고 행복해 하는데 이웃 마을 방물장수가 이 소식을 듣고 와 파란 구슬을 바꿔치기 해 간다.

이 기나긴 이야기가 나온 다음에야 개와 고양이가 등장한다. 다시 가난해진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집의 가족같이 살던 개와 고양이가 파란 구슬을 찾기 위해 나서기로 한 것이었다. 방물장수 할머니의 집을 찾은 개와 고양이는 대장쥐를 인질로 삼고 파란구슬이 어디 있는지 알아오게 한다. 파란 구슬은 방물장수 할머니가 손에 꼭 쥐고 자고 있었고, 고양이는 이 구슬을 대장 쥐에게 찾아오게 한다. 구슬을 찾아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고양이는 개의 등에 타고 개가 강을 건너게 되었다. 파란구슬은 고양이가 입에 꼭 물고 말이다. 그런데 강을 건너는 도중 개는 계속 고양이에게 파란 구슬이 잘 있는지 묻는다. 입에 구슬을 물고 어떻게 답을 한단 말인가. 고양이가 대답않고 있자 개는 눈치없게도 계속 구슬이 잘 있는지 물었고 화가 치밀어 오른 고양이는 잘있다고 대답하는 순간 구슬은 강 밑으로 떨어져 버린다. 하지만 개는 고양이 탓만 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고양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에 속이 상해 집에 돌아가지도 못한다. 그 모습을 본 어부들이 죽은 물고기 한 마리를 고양이에게 건네고 고양이는 그 생선 뱃속에서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고양이는 파란 구슬을 찾을 수 있을까?

어린 시절 읽었던 이 이야기를 다시 읽게 되니 기분이 새로웠다. 고양이와 개가 살고 있는 위치가 이 이야기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새록새록 떠 올랐다.

재미있는 이 이야기가 중국어와 영어로 번역되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널리 퍼진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나는 지금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다음에 중국어 원어민이 읽어주는 동화 파일도 다운 받아서 공부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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탓쌍 - 한국어로 읽는 베트남동화 엄마나라 동화책
박선미 지음 / 아시안허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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탓쌍

탓쌍은 베트남의 전래동화이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 위치해 있으며 S자 형태로 남북으로 긴 나라이다. 국토의 3/4가 산지이고 북쪽의 송코이강 유역에 송코이강 삼각주, 남부의 메콩강 근처의 메콩강 삼각주가 발달되어 있다. 아열대 기후에 일조량과 비가 많은 베트남은 열과 습기가 풍부해서 생물이 자라기 좋은 조건을 가진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예부터 벼농사를 일년에 3번 지어 생활해 온 나라이다.

이런 베트남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전해내려 왔을까? 이런 탓쌍이야기는 아열대 숲이 있는 베트남을 배경으로 착한 청년 탓쌍의 이야기를 아주 스펙터클하게 그려낸 이야기이다. 도끼 한자루와 간단한 옷만 갖고 초가집에서 사는 탓쌍은 무술을 익히며 살고 있었다. 이때 욕심 많은 술장사 이통이 탓쌍을 이용하기 시작한다. 요괴가 나타나는 곳에 탓쌍을 머무르게 한 것이다. 탓쌍을 이용해 요괴를 잡으려는 이통의 수작이었지만 탓쌍은 이를 알지 못하고 나타난 요괴를 잡아 머리를 벤다. 하지만 요괴의 머리를 본 이통은 나라의 보물인 요괴를 잡으면 큰 벌에 처해질 것이라며 탓쌍에게 얼른 도망가라고 거짓말을 한다. 탓쌍은 요괴의 머리를 두고 도망가고 이통은 요괴의 머리를 들고 궁궐로 가 자신이 요괴를 잡았다 한다. 임금은 이에 이통에게 높은 지위를 내리고 칭찬한다.

어느날 공주가 큰 독수리에게 잡혀가고, 우연히 이를 목격한 탓쌍은 요괴의 몸에서 나온 활로 독수리를 쏘고 독수리는 피를 흘리며 동굴로 피신한다. 이통은 왕으로부터 공주를 찾아오라는 명을 받았지만 방법이 없어 또다시 탓쌍을 찾게 되고 탓쌍은 자신이 한 일을 이야기 한다. 이통은 탓쌍에게 자신을 동굴로 데려가달라 이야기 하고, 탓쌍은 이통과 함께 동굴로 향한다. 이번에도 탓쌍은 동굴 안에서 독수리를 공격해 독수리를 죽이지만, 이통은 공주가 동굴을 나오자 동굴 입구를 막아 탓쌍이 나오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나서 이통은 공주를 데리고 궁궐로 가지만 공주는 탓쌍을 데려 오지 못한 탓에 말문이 막혀 버린다. 과연 탓쌍은 동굴을 탈출할 수 있을 것이며 공주는 말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통은 죄가 드러나서 벌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은 보통의 전래동화가 그렇듯 선인 탓쌍과 악인 이통이 등장하고, 이통은 끊임없이 탓쌍을 속이고 이용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물론 모든 전래동화처럼 권선징악의 형식은 깨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탓쌍을 응원하게 된다.

탓쌍이 여러 번 속고 여러 번 이용당하며 모험을 겪는 과정이 매우 스펙터클하고 흥미진진하다. 책의 삽화에 나오는 베트남의 풍경도 베트남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상상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요괴를 잡고 그 몸에서 나온 활과 화살을 사용하는 이야기가 조금더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독수리를 잡거나 할 때 사용한 활이 그 활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베트남어를 한국어로 바꾸는데에서 누락된 것일까? 어찌되었건 읽을 수는 없지만, 베트남어로도 이야기가 나와 있고, 한글과 영어가 모두 나와 있어 베트남어를 공부하거나 한국어를 공부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재미있는 전래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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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슥콜의 전설 - 한국어로 읽는 키르기스스탄동화 엄마나라 동화책
박지윤.심영준 지음, 김정화 그림 / 아시안허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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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슥콜의 전설

키르키스스탄은 보통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유목민의 나라로 알고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키르키스스탄에 대해서도 찾아 보았다. 키르키스스탄은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나라로 러시아로부터 1991년 독립했다. 전 국토의 90퍼센트 이상이 산악지역인 키르키스스탄은 평균 해발고도가 2700미터를 넘는다고 하니 보통 웬만한 구름보다 높게 위치해 있는 곳이라고 한다. 3000미터가 넘는 고지대에 자리한 타쉬바랏 초원은 중국과 키르키스스탄을 오가던 상인들의 쉼터가 된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도인 비슈케크에는 으슥콜 호수가 있다고 한다. 호수의 길이는 182킬로미터, 폭은 60킬로미터로 면적이 제주도의 네 배 정도인 6236제곱킬로미터나 되는 아주 큰 호수라고 한다. 그리고 사진으로 본 으슥콜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얕은 곳은 모래빛이고 먼 호수는 코발트 빛을 띠는 호수의 모습은 아름다운 바닷가를 연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수도에 이렇게 큰 호수가 있으니, 분명 많은 사람들은 이 호수를 배경으로 많은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전래동화가 바로 으슥콜의 전설이다.

동화는 키르키스스탄의 배경으로 시작한다. 높은 산 위에 있는 큰 도시, 그리고 그 옆에는 호화로운 궁전이 있었고, 그 성의 주인은 금과 은을 가득 채워 놓고 사는 욕심 많은 칸이었다. 그리고 칸은 매일 한 명씩 감옥에 가둘 만큼 포악한 사람이 되어갔다. 그 때 칸이 주목한 것은 높은 산 위 마을에 사는 가난한 어여쁜 아가씨였다. 그 아가씨의 소문을 들은 칸은 그 아가씨와 결혼하기로 결심했다. 물론, 그 아가씨에게 결혼 하자는 남자는 많았지만 아가씨는 늘 자신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들을 거절했다. 하지만, 아무도, 심지어는 그 아가씨 본인조차도 누구를 사랑하는지는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새하얀 말을 탄 멋진 남자가 나타나 만년설산 위로 아가씨와 함께 올라가서 반지를 끼워주게 되면서 아가씨는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아가씨는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어느 날 만년 설산에서 반지를 잃어버렸다. 울면서 집으로 돌아온 그녀를 누군가 납치했고, 아가씨가 잡혀 온 곳은 바로 칸의 궁전이었다. 칸의 결혼 요청에 아가씨는 칸과 결혼을 하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다고 한다. 하지만 칸의 집요한 요청에 아가씨는 어느날 창문 밖으로 뛰어 내렸다. 그 때 궁전이 흔들리고 벽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며 물이 차올랐다. 그리고 파란 하늘과 만년 설산 가운데 맑은 호수가 되었다. 그런데 호수는 아가씨의 뜨거운 사랑처럼 겨울에도 얼지 않았기 때문에 따뜻한 호수라는 뜻의 으슥콜이라고 이름지었다. 그리고 날이 좋고 고요한 여름밤에 가끔 아가씨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어느 나라건 부자가 되면 본인의 의사에 상관 없이 예쁜 여자를 데려와 결혼하겠다고 했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과거에는 정말 여성과 결혼에 대한 생각이 아주 많이 부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키르키스스탄의 자연환경에 대해 잘 알 수 있고, 삽화를 통해 키르키스스탄의 전통의상도 알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아름다운 으슥콜 호수에 가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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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의 울음소리 - 한국어로 읽는 중국동화 엄마나라 동화책
류리리 지음 / 아시안허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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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의 울음소리

 

중국의 만리장성은 어마어마한 길이와 크기이다. 얼마나 규모가 큰지 지구 밖에서도 보인다 한다. 그러니 이 만리장성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만들어졌을까. 그 많은 사람들이 만리장성을 짓기 위해 억울한 일도 많았을 것이고 감동이 되는 이야기도 아주 많았을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지금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가는 만리장성 속에는 돌 하나하나에 사연이 담겨 있을 수도 있겠다.

이 이야기도 그런 이야기들 중 하나일 것이다. 만리장성을 짓는데 동원되어 젊음을 희생한 이야기 말이다.

중국 진나라 초기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지을 때에 인력부족으로 젊은 남성들을 강제동원해야 했다. 범희랑이란 청년도 그런 경우이다. 범희랑에게는 아름다운 아내가 있었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인인 맹강녀와 함께 하기 위해 범희랑은 맹강녀와 몰래 결혼식을 올린다. 절대 헤어지지 않겠다 약속하던 그 날 갑자기 병사들이 들이닥쳐 범희랑을 데려간다. 범희랑은 아내에게 꼭 살아 돌아오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끌려갔다. 하지만 맹강녀는 범희랑을 볼 수가 없었다.

몇 년이 지나도록 소식도 없어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또 다시 겨울이 오려 할 때 맹강녀는 남편에게 입힐 겨울옷을 밤새 지었다. 남편에게 겨울옷을 전하기 위해 천리가 넘는 길을 가야만 했지만 맹강녀는 범희랑만 생각하며 즐겁게 길을 갔다. 그렇게 몇 달을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갔던 맹강녀는 결국 만리장성에 도착했다.

 수 많은 인부 속에 남편을 찾았지만 어디에도 범희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아무도 그를 본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중 한 인부가 범희랑이 얼마 전에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고 맹강녀는 비통한 마음으로 울고 또 울었다. 유골이 어디 묻혀있는지도 몰라 더 서러웠던 맹강녀는 삼일 밤낮을 울었다.

그런데 하늘이 감동했는지 만리장성이 갑자기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범희랑의 유골이 나타났다. 맹강녀는 유골을 앉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만리장성이 무너진 소식을 듣고 진시황이 찾아왔고, 진시황은 아름다운 맹강녀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그리고 궁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한다. 자신을 따르면 어떤 요구도 다 들어주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말이다. 맹강녀는 금화도 은화도 아닌 세 가지 일만을 이루게 해 준다면 진시황을 따라가겠다 말했다. 진시황은 맹강녀의 세가지 일을 들어주고 결국 맹강녀는 진시황에게 복수 할 수 있게 된다.

참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식 날 헤어져 몇 년을 소식도 듣지 못하고 사는 것도 안타까운데 그 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일만 하다가 굶주림으로 죽어야했으니 말이다. 분명 전래동화이기는 하지만 진짜 만리장성을 쌓을 때 이런 일은 비일비재했을 것 같다. 앞으로 만리장성을 가서 걷게 되면 이 이야기가 많이 생각날 것 같다. 그래서 돌을 하나하나 바라볼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이 이야기는 중국 민간에서 전해지는 가장 유명한 네 가지 이야기 중 하나라고 한다. 그만큼 안타깝고 가슴아프다는 뜻일 것이다.

이 책은 중국어와 한국어로 쓰여져서, 중국과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에서 사는 사람들과 중국어를 배우고 싶은 한국사람,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중국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게다가 뒤에는 영문 버전이 있으니까 일석삼조일 것이다. 그리고 중국풍의 삽화가 더욱 중국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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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갚은 지장보살 - 한국어로 읽는 일본동화 엄마나라 동화책
도가시 사오리 지음 / 아시안허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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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갚은 지장보살

일본은 우리나라와 참 가까운 나라이다. 비행기로 제주도보다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곳이니까 진짜 이웃나라인 셈이다. 역사적으로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말이다. 일본 문화는 아시아의 다른 문화보다는 영화나 만화로 접해볼 기회가 더 많았다. 여행을 통해서도 일본문화를 접해보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같은 거장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일본 시골 풍경이나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기회도 많았다.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할 때마다 느낀 일본의 모습은 참 아기자기하고 단정하다는 것이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소품들은 다양한 동물의 형태를 띠고 있고 갖가지 전설이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어렸을 적에도 엄마가 읽어주신 그림책도 일본 작가들 것이 많았다. 그림이 예쁘고 이야기도 따뜻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일본 전래동화를 접해 본 기억은 별로 없다. 아마 이 책이 거의 처음이 아닐까.

이 책은 은혜 갚은 지장보살이란 책이다. 일본 사람들은 신이 여러 곳에 깃들여져 있다고 믿는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예전에는 신이 여러 곳에 깃들여져 있다고 믿어서 여기 저기 신들이 지켜준다고 생각했다. 이 책도 그런 이야기 중에 하나이다.

가난하지만 착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새해를 하루 앞둔 날임에도 먹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는 새해 첫날 굶을 수는 없어서 삿갓을 만들기 시작했다. 삿갓을 다섯 개 만들어 내다 팔면 떡을 하나쯤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이었다. 하지만 눈이 올 것 같아 할머니는 걱정이 되었다. 아니나다를까 길을 나서자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하고 갈수록 눈발은 더욱 거세졌다. 할아버지는 삿갓 다섯 개를 등에 지고 계속 길을 갔다. 그렇게 힘들게 시장에 갔지만 아무도 할아버지의 삿갓을 사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결국 해가 질 때까지 삿갓을 팔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 오는 길은 쉽지 않았다. 눈 때문에 길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길가에 지장보살상들이 주욱 서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할아버지는 지장보살상 머리에 흰 눈이 쌓이는 것을 보고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지장보살상에다가 삿갓을 하나씩 씌워주었다. 그런데 지장보살상은 여섯, 삿갓은 다섯 개 뿐이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자신의 삿갓을 벗어 지장보살상에 씌워주었다. 그렇게 삿갓도 없이 집으로 눈 속을 헤치고 집으로 돌아온 할아버지를 할머니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일을 했다고 좋아했다. 다음날 아침 이상한 소리가 들려 나가 본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바로 집 앞에 명절음식과 떡이 수북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멀리 사라지고 있는 지장보살님의 뒷모습이 보였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는 이야기이다.

모두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그러면 복을 받는다는 것은 알지만 사실 착하게 사는 것은 쉽지 않다. 눈이 오는데 내 삿갓을 다른 이에게 줄 수 있을까. 나 였어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여분의 삿갓이라면 모를까 내가 쓰고 있는 것을 넘겨주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해낸 할아버지이기 때문에 복을 받고 살 수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흔한 권선징악에서 권선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는 볼 수 있다. 하지만 많이 봤다고 해서 그 감동이 덜한 것은 아니다. 모두가 쉽게 하지 못하는 선행을 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은 전 세계 사람들이 늘 곁에 두고 읽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모두 선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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