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의 울음소리 - 한국어로 읽는 중국동화 엄마나라 동화책
류리리 지음 / 아시안허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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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의 울음소리

 

중국의 만리장성은 어마어마한 길이와 크기이다. 얼마나 규모가 큰지 지구 밖에서도 보인다 한다. 그러니 이 만리장성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만들어졌을까. 그 많은 사람들이 만리장성을 짓기 위해 억울한 일도 많았을 것이고 감동이 되는 이야기도 아주 많았을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지금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가는 만리장성 속에는 돌 하나하나에 사연이 담겨 있을 수도 있겠다.

이 이야기도 그런 이야기들 중 하나일 것이다. 만리장성을 짓는데 동원되어 젊음을 희생한 이야기 말이다.

중국 진나라 초기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지을 때에 인력부족으로 젊은 남성들을 강제동원해야 했다. 범희랑이란 청년도 그런 경우이다. 범희랑에게는 아름다운 아내가 있었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인인 맹강녀와 함께 하기 위해 범희랑은 맹강녀와 몰래 결혼식을 올린다. 절대 헤어지지 않겠다 약속하던 그 날 갑자기 병사들이 들이닥쳐 범희랑을 데려간다. 범희랑은 아내에게 꼭 살아 돌아오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끌려갔다. 하지만 맹강녀는 범희랑을 볼 수가 없었다.

몇 년이 지나도록 소식도 없어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또 다시 겨울이 오려 할 때 맹강녀는 남편에게 입힐 겨울옷을 밤새 지었다. 남편에게 겨울옷을 전하기 위해 천리가 넘는 길을 가야만 했지만 맹강녀는 범희랑만 생각하며 즐겁게 길을 갔다. 그렇게 몇 달을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갔던 맹강녀는 결국 만리장성에 도착했다.

 수 많은 인부 속에 남편을 찾았지만 어디에도 범희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아무도 그를 본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중 한 인부가 범희랑이 얼마 전에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고 맹강녀는 비통한 마음으로 울고 또 울었다. 유골이 어디 묻혀있는지도 몰라 더 서러웠던 맹강녀는 삼일 밤낮을 울었다.

그런데 하늘이 감동했는지 만리장성이 갑자기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범희랑의 유골이 나타났다. 맹강녀는 유골을 앉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만리장성이 무너진 소식을 듣고 진시황이 찾아왔고, 진시황은 아름다운 맹강녀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그리고 궁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한다. 자신을 따르면 어떤 요구도 다 들어주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말이다. 맹강녀는 금화도 은화도 아닌 세 가지 일만을 이루게 해 준다면 진시황을 따라가겠다 말했다. 진시황은 맹강녀의 세가지 일을 들어주고 결국 맹강녀는 진시황에게 복수 할 수 있게 된다.

참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식 날 헤어져 몇 년을 소식도 듣지 못하고 사는 것도 안타까운데 그 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일만 하다가 굶주림으로 죽어야했으니 말이다. 분명 전래동화이기는 하지만 진짜 만리장성을 쌓을 때 이런 일은 비일비재했을 것 같다. 앞으로 만리장성을 가서 걷게 되면 이 이야기가 많이 생각날 것 같다. 그래서 돌을 하나하나 바라볼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이 이야기는 중국 민간에서 전해지는 가장 유명한 네 가지 이야기 중 하나라고 한다. 그만큼 안타깝고 가슴아프다는 뜻일 것이다.

이 책은 중국어와 한국어로 쓰여져서, 중국과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에서 사는 사람들과 중국어를 배우고 싶은 한국사람,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중국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게다가 뒤에는 영문 버전이 있으니까 일석삼조일 것이다. 그리고 중국풍의 삽화가 더욱 중국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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