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둥어 - 한국어로 읽는 태국동화 엄마나라 동화책
수켓싹 완와짜.신옥주 지음, 최지인 그림 / 아시안허브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태국은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나라로,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낮은 곳에 있어서 열대 몬순 기후로 강수량이 많고 무더운 나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여행을 많이 가서 친근한 이 나라는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95%에 다랄 정도로 많은 대표적인 불교국가이다. 그래서 태국에서는 많은 불상과 사원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친근한 나라임에도 사실, 태국의 전래동화를 접해보기는 쉽지 않다. 이 한국어로 읽는 태국동화로 태국의 전래동화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망둥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우리말과 태국어, 그리고 뒤에는 영어로 쓰여 있어서 여러나라 언어를 공부하기에도 좋아보인다. 물론, 나는 태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하나도 읽을 수는 없지만, 태국어의 모양을 익숙하게 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되며, 다음에 태국어를 배울 기회가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먼저 망둥어라는 이 전래동화는 구성이 익숙하다. 문화가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르고, 기후가 다르지만, 결국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비슷하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의 첫 구성은 서양의 신데렐라, 우리나라의 콩쥐팥쥐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잘 사는 부자가 부인 카닛타와 딸 으이와 잘 살고 있다가 도박과 여자에 빠진 아빠가 새로운 부인 카닛티를 첩으로 들이고, 그녀의 딸 아이도 함께 살게 되면서 고난은 시작된다. 신데렐라와 콩쥐팥쥐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새어머니를 맞게 되는 것과는 달리, 이 이야기는 첩을 들이게 되는데, 이것은 아마 태국의 옛날 모습이 첩이 일상적인 이야기어서 그런 것 같다. 이런 약간의 다른 점이 있지만,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이 새로 들어온 첩 카닛티와 새 언니들은 본부인 카닛타와 딸 으이를 못살게 굴고 괴롭힌다는 점은 같다. 참 신기하다. 어떻게 서로 멀리 떨어진 다른 곳의 이야기 구성이 이렇게 비슷할 수 있을까 하는 점 말이다. 물론, 당시에는 이동이 지금처럼 쉽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카닛티는 신데렐라의 새 엄마나 팥쥐 엄마보다도 더 나쁜 사람인 것 같다. 신데렐라의 새 엄마와 팥쥐 엄마가 죽이려고 하지 않고 비교적 소극적으로 괴롭힌 것보다는 정도가 더 하다. 물론, 아빠도 마찬가지이다. 양쪽의 아빠들이 먼저 병으로 아내를 잃었지만, 이 곳 아빠는 고기를 잡으러 간 배에서 팔리지 않는 망둥어만 잡힌다고 망둥어를 때려 죽이려 하고, 이것을 말리는 본 부인을 노로 때려 물에 빠뜨려 죽게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온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 물론 첩도 마찬가지다. 억울하게 죽은 엄마는 덕분에 목숨을 구한 망둥어의 도움으로 망둥어로 환생해 딸을 찾아온다. 딸은 엄마를 알아보고 매일 만나러 가지만, 첩은 이것을 알아차리고 망둥어를 잡아 비늘을 뽑아 죽인다. 오리 덕분에 이 사실을 알게된 딸은 슬퍼하지만, 신기하게도 비늘을 묻은 곳에 가지 나무가 자라고 또 이 사실을 알게 된 첩은 가지나무를 뽑아 버린다. 하지만 이번에도 오리가 가지나무 씨앗을 가져오고, 딸은 이 가지나무 씨앗을 언덕에 심으며 보리수나무로 나게 해 달라고, 아무도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기도한다. 다행히도 기도 덕분인지 보리수나무는 해를 입지 않고, 정성들여 나무를 돌보는 으이에게 프롬마붓 도시의 왕자 프롬마탓가 사랑에 빠지고, 둘은 결혼한다. 하지만 질투에 휩싸인 첩은 왕궁으로 잠입해 으이를 죽이고 자신의 딸을 왕자비로 변신시킨다. 하지만 으이는 앵무새로 환생해 왕자의 총애를 밭고, 가짜 왕자비는 앵무새 깃털을 모두 뽑고 주방장에게 요리하라 하지만 으이 앵무새는 도망쳐 한 도사의 집으로 간다. 불쌍히 여긴 도사는 으이를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만들어 주고, 그림 속의 한 꼬마를 으이의 아들 롭꾸만으로 만들어 주고, 모든 이야기를 롭꾸만에게 해 주었다. 아버지인 왕자를 찾아가려는 롭꾸만에게 으이는 자신을 알아볼 화관을 만들어주고 왕자는 이를 알아본다. 진짜 으이 왕자비를 찾아와 행복하게 된 왕자와 으이를 본 롭꾸만은 다시 그림 속으로 돌아가고 가짜 왕자비를 죽이라 명하지만 벌써 독약을 먹고 죽었다. 왕자와 으이는 어머니 보리수나무와 행복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매우 복잡한 이야기이지만, 여러 번의 환생을 거듭한다는 이야기에서 불교국가의 전래동화답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귀여운 삽화가 마음을 끌었다.  그렇지만, 나쁜 일을 한 아빠와 첩이 벌을 받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조금 안타까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물소는 윗니가 없을까? - 한국어로 읽는 미얀마동화 엄마나라 동화책
한승희 외 지음, 김공주 그림 / 아시안허브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물소는 윗니가 없을까?

왜 물소는 윗니가 없을까는 미얀마의 전래동화이다. 미얀마는 동남아시아의 인도차이나 반도와 인도 대륙 사이에 있는 나라로써 1885년 영국의 식민지가 되어 아시아 식민지의 거점이 되었으며 19481월 영국에서 독립하며 국호를 버마연방이라 하였다가 1989년 국호를 미얀마연방으로, 그리고 201011월 미얀마연방공화국으로 정하였다.

이런 미얀마는 사실 멀지 않은 동남아시아의 나라임에도 아직 낯선 느낌이 많이 든다. 필리핀이나 태국처럼 친근하게 알려진 정보가 많이 있지 않다. 쿠테타로 사회주의를 표방한 군사정권이 오랫동안 집권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아웅산 수치 여사의 나라로도 유명하다.

이런 미얀마에는 방문한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이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전래동화는 미얀마를 이해하는데 정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먼저 재미있는 삽화 덕분에 흥미가 이는 책이다. 황소, , 물소의 그림은 익살스럽게 그려진 모습에 친근하고 재미있다. 그리고 전래동화 속 이야기는 미얀마 사람들이 상상력이 참 풍부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촌 지간인 물소와 황소는 사이가 좋아서 아래턱에 한 줄의 치아만 갖고 있던 황소에게 물소는 식사를 마치면 자신의 윗니를 빌려주었다.

그런데 어느날 황소와 물소가 사는 곳 근처에 춤과 노래를 잘 하는 광대 말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물소는 관심이 없고 목까지 물에 잠긴 채 쉬는 것이 더 좋았다. 하지만 황소는 공연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멋지게 차려 입은 동물들처럼 황소도 윗니와 아랫니를 다 갖춘 모습으로 공연을 보러가고 싶었다. 웃음을 터뜨릴 때 두 줄의 이가 다 있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세상에 자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황소는 저녁식사를 마치고도 물소의 윗니를 돌려주지 않고 말이 공연하는 곳으로 갔다.

황소는 뽐내며 공연장 앞에 앉았고, 말의 공연은 너무 재미있었다. 황소는 윗니를 자랑하고 싶어서 일부러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다. 이 황소를 본 말은 기분이 나빴다. 자신도 윗니가 없는데 멍청해 보이는 황소가 윗니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은 꾀를 냈다.

공연이 끝나고 말은 자신에게 윗니를 빌려주면 더 좋은 무대를 보여주겠다 했다. 이 말에 황소는 자신의 윗니를 빼서 말에게 건네주고 말은 황소에게 고밥다고 하고 다시 공연을 했다. 말은 더욱 재미있게 공연했고 말이 더 높이 재주를 넘어 무대에서 벗어나자 동물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말이 한 번 더 재주를 넘자 무대와는 꽤 멀어졌다. 동물들이 환호성을 지를 때 말은 갑자기 등을 돌리고 전력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황소는 고래고래 소리치며 뒤쫓아 갔지만 황소는 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이것이 물소에게 윗니가 없는 이유이고, 물소는 황소만 보면 그건 내 거야!”라 하고, 황소는 그의 사촌을 지지하며 그게 진실이야! 그게 진실이야!”라고 소리치게 되었다. 그리고 오래전 공연에서의 윗니를 갖고 있는 말은 그 때마다 웃으며 히힝! 히힝! 히힝!”이라고 대꾸한다고 한다.

개구리를 비롯해 동물들의 웃음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운 전래동화가 많다. 하지만 미얀마의 이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이지만 너무 재미있다.

물소가 윗니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제 알았고, 그리고 말이 히힝!”웃는 이유가 윗니 때문이라는 사실은 너무 재미있었다. 아마 미얀마 사람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리안의 전설 - 한국어로 읽는 필리핀동화 엄마나라 동화책
오혜진 지음, 오지혜 그림 / 아시안허브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리안의 전설

필리핀은 적도의 약간 북쪽, 아시아 남동쪽 서태평양에 위치하고 있다. 7000여 개의 섬들로 구성되어 있는 섬 부자 나라이다. 에스파냐, 미국, 일본 등의 지배를 받은 ㅇ가슴아픈 역사가 있는 나라이다. 열대기후로 고온다습하며 갖가지 과일이 많이 나고,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나라이다. 필리핀은 여행을 다녀와 익숙한 나라이다. 아주 더운 나라에 아름다운 바다가 있어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녔다고 생각한 나라이다. 상냥하고 착한 필리핀 사람들과 함께 기억나는 것은 필리핀 음식들이다. 우리 입맛에도 꽤 잘 맞아서 늘 맛있게 먹곤 했던 필리핀 음식은 아직도 가끔 생각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필리핀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과일이다. 열대 기후 답게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다양한 종류의 과일을 맛볼 수 있어서 항상 입도 즐거운 여행이 되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과일은 역시 망고이다. 필리핀 어디에서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망고는 쥬스로 먹기도 하고 그냥 먹기도 하는 최고의 과일이었다. 그런데 필리핀 사람들이 최고로 꼽는 과일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과일의 황제라 불리우는 두리안이었다.

그런데 두리안이 과일의 황제라니! 처음에는 좀 의아했다. 겉은 울퉁불퉁 뾰족뾰족 단단하고 심술궂게 생겼는데 어찌 이게 과일의 황제란 말인가? 그리고 더욱이 두리안에 코를 가져다 본 사람이라면 정말 의아할 수 밖에 없었다. 이상야릇한 냄새가 나는 두리안은 겉보기와 함께 그 냄새 때문이라도 절대 먹어보고 싶지 않은 과일 중 하나였다. 그런데 그런 두리안이 최고의 과일이라니 하고 먹어본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차갑게 냉장해 둔 두리안의 과육은 닭고기 같기도 했지만 크림같이 부드럽고 달콤해서 영양분이 꽤 많은 과일이라는 것을 한 입에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쉽게 다가가지 못할 만큼 쉽게 느낄 수 없는 맛이었다.

이런 독특한 두리안을 두고 이야기 하나 없을 리가 없다. 물론 이 책 두리안의 전설을 읽고 나서야 나는 그 이야기를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필리핀 남쪽 섬 어느 마을에 두링이란 이름의 할머니가 살고 계셨다. 할머니의 작은 오두막은 나무로 둘러싸인 넓은 마당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늘 아이들에게 말을 안들으면 두링 할머니가 잡아간다고 했었다. 남편과 자식이 죽은 후 산 밑에 혼자 살며 식물과 나무만 키우던 할머니는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을 싫어해서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거절했고 그 후로 마을 사람과는 점점 멀어져서 무서운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꽤 흘러 아이들이 다 어른이 되었는데 마을에 이상한 냄새가 났다. 사람들은 궁금해서 냄새를 따라갔는데 바로 두링 할머니의 집이었다. 하지만 할머니댁에는 아무도 없었고 껍데기가 날카로운 가시 과일 나무만 보였다. 마침 과일 열매가 너무 익어서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그 냄새는 과일에서 나온 것이었다. 마을 사람 누군가가 그 과일을 코를 막고 먹어본 순간 너무 맛있는 것을 알게 되고 사람들은 열매를 마을로 가져왔다. 다른 마을 사람들이 그 과일을 보고 무슨 과일이냐 물었을 때 사람들은 두링할머니가 키운 나무열매예요 라고 말했는데 그것이 두링 얀(이것이 두링이다)’로 전달되고 나중에는 두리안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뾰족뾰족한 두리안과 마을 사람들과 담을 쌓고 혼자 사는 할머니가 키운 열매라는 전설은 정말 잘 어울린다. 냄새처럼 쉽게 다가가지 못했지만 정성들여 키운 열매는 맛이 달콤했고 말이다. 어린이가 그린 듯한 귀여운 삽화와 그 속에서도 잘 나타낸 필리핀 집과 두리안 그림이 인상적이었던 귀여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지 명궁수 - 한국어로 읽는 몽골동화 엄마나라 동화책
유수진 옮김 / 아시안허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엄지 명궁수

우리나라의 동북쪽, 중국 위에 위치한 몽골은 아시아의 중앙 내륙에 있는 국가이다. 13세기초 칭기즈 칸이 있을 때 역사상 최대의 몽골 대제국을 건설해서 동서 지역 여러 나라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몽골제국이 멸망하고 남은 내륙 중앙부는 청에 속하게 되어 외몽골이라 불리게 되었다. 1911년 중국으로부터 제 1차 혁명을 일으켜 자치를 인정받았지만 1920년 철폐되었다가 러시아 10월 혁명의 영향을 받아 일으킨 1921년의 2차 혁명으로 독립하게 되었다. 몽골은 드넓은 땅에 인구가 적어서 전통적으로 소, , 염소, , 낙타 등을 몰고 목초지를 찾아다니는 유목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아 계획적이고 집단적인 목축을 행하고 최근 산업발전으로 도시로의 인구가 집중되고 있다. 이 정도가 흔히 알려진 몽골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도 몽골은 흔히 드넓은 땅에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 칭기즈칸의 후예가 사는 곳 정도의 정보만 갖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이번 엄마나라 동화 한국어로 읽는 몽골동화 시리즈는 몽골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또다른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엄지 명궁수 이야기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대표적인 몽골 사람의 이야기 이다. 활을 아주아주 잘 쏘는 엄지라는 명궁수였다. 그가 사는 곳은 일곱 개의 해가 하늘에 떠 있었기 때문에 너무 뜨거워서 무척 힘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엄지 명궁수를 찾아와 하늘의 해를 모두 쏘아달라 부탁했다. 물론, 명궁수는 그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일곱 개의 해를 없애지 못하면 엄지손가락을 자르고, 물도 풀도 없는 어두운 땅속에 사는 동물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하면서 말했다. 그리고는 동쪽으로 해를 쏘기 위해 갔다. 높은 산에 올라 활로 동쪽에서 서쪽까지 하늘에 뜬 일곱 개의 해를 하나씩 쏘기 시작한 명궁수는 여섯 번째 해를 다 쏘고 마지막 해가 남았을 때 명궁수의 활이 그만 지나가던 제비의 꼬리를 맞추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을 본 해는 산 뒤로 숨어버렸다. 그 후 제비 꼬리가 갈라지게 되었다.

엄지 명궁수는 무척 화가 나서 해와 제비를 향해 말을 타고 달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의 말이 호언장담을 했다. 새벽부터 밤까지 달려서 제비를 쫓지 못하면 내 앞다리를 잘라서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버리라 했다. 하지만 제비를 잡지 못하고 밤이 되자 명궁수는 말의 다리를 잘라 버렸고, 말은 설치류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제비도 해도 쏘지 못한 명궁수도 죄책감을 느끼고 엄지손가락을 자르고 물도 풀도 없는 어두운 땅속에 사는 우두척이 되었다. 그래서 우두척은 지금 아침에 해가 뜨고 저녁에 해가 질 때에만 남은 해를 쏘려고 굴에서 나오고, 일곱 번 째 해는 산너머에 잘 숨어 있다가 살아남아서 낮과 밤을 만들었다고 한다.

몽골 사람들은 빠르고 강하며 굉장히 강인한 성격이었나보다. 물론 이야기이기 때문에 과장된 면이 많이 있었겠지만 뛰어난 능력을 가진 엄지 명궁수의 성격은 단호하고 불같다. 대제국을 호령하던 칭기즈칸의 기백이라 볼 수 있을까, 굽히지 않고 결국 부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몽골 사람들이 이렇게 강한 모습을 지녔는지는 모르겠지만, 해가 생겨나고 동물의 습성을 따서 유래를 만드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나 거의 비슷하게 있는 재미난 이야기이다.

어느 나라 사람이나 그 성격이 어떠 하든, 해가 뜨고 지며, 동물들이 살아가는 습성은 신기하기도 하고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었나 보다.

책의 삽화가 몽골 사람들의 전통의상을 입고 있어서 인상적이었고, 몽골 문화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책 뒷부분에 첨부된 몽골어는 단 하나도 읽을 수는 없지만 이 책 덕분에 몽골어의 생김을 알게 되었고, 더불어 첨부된 영어로도 함께 읽으며 여러 나라의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혜로운 할아버지와 사자 - 한국어로 읽는 몽골동화 엄마나라 동화책
멀얼게럴.안희주 지음 / 아시안허브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혜로운 할아버지와 사자

몽골은 중국의 북쪽에 위치한 나라로 국토 전체의 평균 해발고도가 약 1600미터에 이르는 고원국가 이다.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로 여름은 덥고 겨울은 혹한이 몰아쳐서 유목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이 정도 일 뿐 아는 것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아시안허브출판사의 엄마나라 동화, 한국어로 읽는 몽골동화 덕분에 조금이나마 몽골도 친근하게 느껴졌다. 특히 이 책 지혜로운 할아버지와 사자의 저자를 보면 더욱 그러하다.

공동저자이신 멀얼게럴(Molorgerel)님은 통번역사를 꿈꾸며 몽골에서 오신 두 아이의 엄마라 하신다. 이 분은 한국문화를 배우는데 집중하셨는데 이번 동화책 집필을 통해 모국인 몽골에 대해 한국 사람들에게 더 알려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하셨다. 또한 공동 저자이신 안휘주 님은 멀얼게럴님과 함께 파트너가 되어 몽골동화를 정리하고 그림을 넣는 작업을 하시는 동안 몽골의 전통의상에 대해 알게 되고 몽골 문화를 알게 되어 기쁘다 하셨다.

과연 이 분들 뿐 만일까. 이 책을 읽을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은 엄마나라 혹은 아빠나라의 전래동화를 통해 흔히 접하기 어려운 몽골의 전래동화를 책으로 읽을 수 있게 되어 뜻 깊을 것이다. 그리고 나와 같은 일반 학생들도 같은 지구 안에 사는 이웃 몽골의 문화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몽골에 갈 기회가 있을 때, 혹은 몽골 친구를 만날 때 그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아주 뜻깊은 기회인 것 같다.

지혜로운 할아버지와 사자는 몽골에서 아주 유명한 설화라고 한다. 많은 몽골 사람들이 그렇듯 양을 키우는 할아버지는 어느 날 자신의 양을 잡아가는 사자를 만나게 되고 자신이 힘이 센 동물의 왕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답을 듣는다. 이에 할아버지는 꾀를 내어 힘겨루기를 통해 이기는 자의 말을 듣기로 하자는 내기를 한다. 그러자 사자는 돌에서 즙이 나올 때 까지 돌을 쥐는 시합을 하자고 한다. 할아버지는 집에 와서 걱정하지만 할머니가 꾀를 내었다. 작은 돌들 사이에 달걀을 넣고 쥐라는 것이었다. 다음날,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시키는대로 작은 돌들 사이의 달걀을 쥐어 즙을 냈지만 사자는 하지 못했다. 그러자 사자는 나무를 쓰러뜨리자는 제안을 다시 한다. 이번에도 할머니는 나무를 미리 베어두라는 꾀를 내고 할아버지는 밤새 미리 베어둔 나무를 쉽게 쓰러뜨리며 지나가지만 사자는 잘 하지 못한다. 사자는 이번에는 할아버지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물론 잡아 먹기 위해서 였다. 처음에 맛있는 음식과 차를 대접하더니 저녁이 되어 칼을 숫돌에 갈러 나가는 사자 때문에 할아버지는 무서움에 떨다가 꾀를 낸다. 과연 할아버지는 이 위험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인가?

어려운 상황에 맞닿뜨렸을 때 이를 벗어나기 위해 꾀를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이렇게 많이 있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 이야기는 어느 나라건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서로 다른 곳에 살며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서로 다른 음식을 먹지만,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나 특별히 다르지 않고 공통적인 면이 많구나 하는 생각 말이다.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고 다가가는 일이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겠다하는 생각을 했다. 짧지만 재미있고 여러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