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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둥어 - 한국어로 읽는 태국동화 ㅣ 엄마나라 동화책
수켓싹 완와짜.신옥주 지음, 최지인 그림 / 아시안허브 / 2018년 10월
평점 :
태국은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나라로,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낮은 곳에 있어서 열대 몬순 기후로 강수량이 많고 무더운 나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여행을 많이 가서 친근한 이 나라는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95%에 다랄 정도로 많은 대표적인 불교국가이다. 그래서 태국에서는 많은 불상과 사원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친근한 나라임에도 사실, 태국의 전래동화를 접해보기는 쉽지 않다. 이 한국어로 읽는 태국동화로 태국의 전래동화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망둥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우리말과 태국어, 그리고 뒤에는 영어로 쓰여 있어서 여러나라 언어를 공부하기에도 좋아보인다. 물론, 나는 태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하나도 읽을 수는 없지만, 태국어의 모양을 익숙하게 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되며, 다음에 태국어를 배울 기회가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먼저 망둥어라는 이 전래동화는 구성이 익숙하다. 문화가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르고, 기후가 다르지만, 결국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비슷하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의 첫 구성은 서양의 신데렐라, 우리나라의 콩쥐팥쥐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잘 사는 부자가 부인 ‘카닛타’와 딸 ‘으이’와 잘 살고 있다가 도박과 여자에 빠진 아빠가 새로운 부인 ‘카닛티’를 첩으로 들이고, 그녀의 딸 ‘아이’와 ‘이’도 함께 살게 되면서 고난은 시작된다. 신데렐라와 콩쥐팥쥐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새어머니를 맞게 되는 것과는 달리, 이 이야기는 첩을 들이게 되는데, 이것은 아마 태국의 옛날 모습이 첩이 일상적인 이야기어서 그런 것 같다. 이런 약간의 다른 점이 있지만,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이 새로 들어온 첩 ‘카닛티’와 새 언니들은 본부인 ‘카닛타’와 딸 ‘으이’를 못살게 굴고 괴롭힌다는 점은 같다. 참 신기하다. 어떻게 서로 멀리 떨어진 다른 곳의 이야기 구성이 이렇게 비슷할 수 있을까 하는 점 말이다. 물론, 당시에는 이동이 지금처럼 쉽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카닛티는 신데렐라의 새 엄마나 팥쥐 엄마보다도 더 나쁜 사람인 것 같다. 신데렐라의 새 엄마와 팥쥐 엄마가 죽이려고 하지 않고 비교적 소극적으로 괴롭힌 것보다는 정도가 더 하다. 물론, 아빠도 마찬가지이다. 양쪽의 아빠들이 먼저 병으로 아내를 잃었지만, 이 곳 아빠는 고기를 잡으러 간 배에서 팔리지 않는 망둥어만 잡힌다고 망둥어를 때려 죽이려 하고, 이것을 말리는 본 부인을 노로 때려 물에 빠뜨려 죽게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온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 물론 첩도 마찬가지다. 억울하게 죽은 엄마는 덕분에 목숨을 구한 망둥어의 도움으로 망둥어로 환생해 딸을 찾아온다. 딸은 엄마를 알아보고 매일 만나러 가지만, 첩은 이것을 알아차리고 망둥어를 잡아 비늘을 뽑아 죽인다. 오리 덕분에 이 사실을 알게된 딸은 슬퍼하지만, 신기하게도 비늘을 묻은 곳에 가지 나무가 자라고 또 이 사실을 알게 된 첩은 가지나무를 뽑아 버린다. 하지만 이번에도 오리가 가지나무 씨앗을 가져오고, 딸은 이 가지나무 씨앗을 언덕에 심으며 보리수나무로 나게 해 달라고, 아무도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기도한다. 다행히도 기도 덕분인지 보리수나무는 해를 입지 않고, 정성들여 나무를 돌보는 으이에게 프롬마붓 도시의 왕자 프롬마탓가 사랑에 빠지고, 둘은 결혼한다. 하지만 질투에 휩싸인 첩은 왕궁으로 잠입해 으이를 죽이고 자신의 딸을 왕자비로 변신시킨다. 하지만 으이는 앵무새로 환생해 왕자의 총애를 밭고, 가짜 왕자비는 앵무새 깃털을 모두 뽑고 주방장에게 요리하라 하지만 으이 앵무새는 도망쳐 한 도사의 집으로 간다. 불쌍히 여긴 도사는 으이를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만들어 주고, 그림 속의 한 꼬마를 으이의 아들 ‘롭꾸만’으로 만들어 주고, 모든 이야기를 롭꾸만에게 해 주었다. 아버지인 왕자를 찾아가려는 롭꾸만에게 으이는 자신을 알아볼 화관을 만들어주고 왕자는 이를 알아본다. 진짜 으이 왕자비를 찾아와 행복하게 된 왕자와 으이를 본 롭꾸만은 다시 그림 속으로 돌아가고 가짜 왕자비를 죽이라 명하지만 벌써 독약을 먹고 죽었다. 왕자와 으이는 어머니 보리수나무와 행복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매우 복잡한 이야기이지만, 여러 번의 환생을 거듭한다는 이야기에서 불교국가의 전래동화답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귀여운 삽화가 마음을 끌었다. 그렇지만, 나쁜 일을 한 아빠와 첩이 벌을 받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조금 안타까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