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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안의 전설 - 한국어로 읽는 필리핀동화 ㅣ 엄마나라 동화책
오혜진 지음, 오지혜 그림 / 아시안허브 / 2017년 5월
평점 :
두리안의 전설
필리핀은 적도의 약간 북쪽, 아시아 남동쪽 서태평양에 위치하고 있다. 약 7000여 개의 섬들로 구성되어 있는 섬 부자 나라이다. 에스파냐, 미국, 일본 등의 지배를 받은 ㅇ가슴아픈 역사가 있는 나라이다. 열대기후로 고온다습하며 갖가지 과일이 많이 나고,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나라이다. 필리핀은 여행을 다녀와 익숙한 나라이다. 아주 더운 나라에 아름다운 바다가 있어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녔다고 생각한 나라이다. 상냥하고 착한 필리핀 사람들과 함께 기억나는 것은 필리핀 음식들이다. 우리 입맛에도 꽤 잘 맞아서 늘 맛있게 먹곤 했던 필리핀 음식은 아직도 가끔 생각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필리핀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과일이다. 열대 기후 답게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다양한 종류의 과일을 맛볼 수 있어서 항상 입도 즐거운 여행이 되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과일은 역시 망고이다. 필리핀 어디에서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망고는 쥬스로 먹기도 하고 그냥 먹기도 하는 최고의 과일이었다. 그런데 필리핀 사람들이 최고로 꼽는 과일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과일의 황제라 불리우는 두리안이었다.
그런데 두리안이 과일의 황제라니! 처음에는 좀 의아했다. 겉은 울퉁불퉁 뾰족뾰족 단단하고 심술궂게 생겼는데 어찌 이게 과일의 황제란 말인가? 그리고 더욱이 두리안에 코를 가져다 본 사람이라면 정말 의아할 수 밖에 없었다. 이상야릇한 냄새가 나는 두리안은 겉보기와 함께 그 냄새 때문이라도 절대 먹어보고 싶지 않은 과일 중 하나였다. 그런데 그런 두리안이 최고의 과일이라니 하고 먹어본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차갑게 냉장해 둔 두리안의 과육은 닭고기 같기도 했지만 크림같이 부드럽고 달콤해서 영양분이 꽤 많은 과일이라는 것을 한 입에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쉽게 다가가지 못할 만큼 쉽게 느낄 수 없는 맛이었다.
이런 독특한 두리안을 두고 이야기 하나 없을 리가 없다. 물론 이 책 두리안의 전설을 읽고 나서야 나는 그 이야기를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필리핀 남쪽 섬 어느 마을에 ‘두링’이란 이름의 할머니가 살고 계셨다. 할머니의 작은 오두막은 나무로 둘러싸인 넓은 마당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늘 아이들에게 말을 안들으면 두링 할머니가 잡아간다고 했었다. 남편과 자식이 죽은 후 산 밑에 혼자 살며 식물과 나무만 키우던 할머니는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을 싫어해서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거절했고 그 후로 마을 사람과는 점점 멀어져서 무서운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꽤 흘러 아이들이 다 어른이 되었는데 마을에 이상한 냄새가 났다. 사람들은 궁금해서 냄새를 따라갔는데 바로 두링 할머니의 집이었다. 하지만 할머니댁에는 아무도 없었고 껍데기가 날카로운 가시 과일 나무만 보였다. 마침 과일 열매가 너무 익어서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그 냄새는 과일에서 나온 것이었다. 마을 사람 누군가가 그 과일을 코를 막고 먹어본 순간 너무 맛있는 것을 알게 되고 사람들은 열매를 마을로 가져왔다. 다른 마을 사람들이 그 과일을 보고 무슨 과일이냐 물었을 때 사람들은 두링할머니가 키운 나무열매예요 라고 말했는데 그것이 ‘두링 얀(이것이 두링이다)’로 전달되고 나중에는 ‘두리안’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뾰족뾰족한 두리안과 마을 사람들과 담을 쌓고 혼자 사는 할머니가 키운 열매라는 전설은 정말 잘 어울린다. 냄새처럼 쉽게 다가가지 못했지만 정성들여 키운 열매는 맛이 달콤했고 말이다. 어린이가 그린 듯한 귀여운 삽화와 그 속에서도 잘 나타낸 필리핀 집과 두리안 그림이 인상적이었던 귀여운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