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들면 몸을 살짝, 움직입니다 - 어느 정신과 의사의 작고 느릿한 몸챙김 이야기
허휴정 지음 / 생각속의집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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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정신과 전문의가

힘든 마음을 들여다보는 몸의 언어를 발견하는 경험에 관한 이야기.

몸 안에서 숨 쉴 공간이 생기자, 마음도 그 공간에서 숨 쉴 수 있었다.

-72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심드렁한 마음으로 읽고 있었다.

그러다가 움추르렸던 어깨를 펴고

가슴을 열어서 편안하게 숨쉬게 하자

초초하던 마음이 달래졌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가슴을 펴며 크게 숨을 쉬기 시작했다.

그리곤, 이 책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내 몸이,,, 내 다리가 스스로 진료실로 걸어가고 있는 거예요. 아, 내가 살고 싶었나보다. 정말 살고 싶었나보다 생각했죠.

-173

그리고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거는 내 몸에 대해 생각했다.

당장 내일이 아쉽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생명을 이어나가는 식욕과 수면 등의 욕구에 목소리를 높이는 녀석.

몸의 나는 마음의 나의 학대에 열심히, 열심히 저항 중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안쓰러워졌다. 몸의 내가.

몸은 나에게 사람에 대한 친근감과 연민을 가르쳐준다. 몸으로 만나는 자리에서는 누구라도 그저 몸을 가진 한 사람일뿐임을 깨닫는다.

-193

하지만 분명, 이 몸이 갈 수 있는 곳과 가지 못하는 곳은 여러가지 이유로 정해진다.

그 공간을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허울을 통과한 비슷한 허울을 쓴 사람들끼리의 밑낯이다.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배우기 시작하자 그녀의 몸이 그녀를 위로해주었다.

-205

길을 걷다보면 공황발작이 올까봐 두려웠어요. 혼자 남겨질까봐. 혼자 남겨져서 주저앉아 아무것도 할 수 없을까봐 무서웠어요. 그런데, 내 몸이...... 이렇게 움직이는 내 몸이 그 무서운 순간에도 여전히 함께하고 있었어요. 그게 큰 힘이 돼요.

-220

요가와 소마틱스를 접하고

상담과 접한 소마 움직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혹은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렇게 방법적인 것을 우선했다면

어쩌면 거부감이 들었을지도...

과정들 속에서 어떤 마음이였는지

함께 참여한 사람들이 했던 말도 담담히 전해지면서

그 이야기들에 나를 놓아볼 수 있었다.

막 기적같은 효과가 일어났다는 간증은 없지만,

나를 느끼기 시작했다는 기적같은 고백들이 있었다.

그리고 온전히 나를, 살펴보고 나와 이야기한다는 게 어떤 걸까 라고 상상해보게 했다.

꼭 저자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요가, 소마틱스를 배우러 다닐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담자들에게 하는 말처럼

바르게 앉아

사물에 닿는 내 몸을 의식하고

바르게 펴주며

몸 안에 숨 쉴 공간을 내어주는 것부터

나와 인사를 나눌 준비가 시작된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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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한빛비즈 문학툰
SunNeKo Lee 그림, 김성은 옮김, 샬럿 브론테 원작, Crystal S. Chan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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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설명하는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 중

고전 읽기에 실패했던 분.

에 속한다.

고전을 읽어야겠다. 생각은 하는데

막상 잡으면

지금은 만나보기 힘든 긴긴~ 묘사와

뭔가 휘휘 돌아가는 등장인물들의 대화에 지쳐서

놔버리기 일쑤.

근데 만화로 나왔어?!

원작 그대로의 문장을 읽을 때와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무슨 내용인지는 알 수 있잖아! 그게 어디야~

읽기 쉬운 걸로 치면 남부럽지 않을 웹소설들도 죄 만화화 하잖아?

읽기 쉽게, 라는 측면에서

만화화. 이미지화라는 건 뚜렷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덕택에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었다.

덕택에 제인에어라는 인물이, 이야기가 이런 거였구나.

그 시절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자신이 바라는 삶의 방향키를 잡는 멋진 여성의 이야기였구나.

라는 걸,

마침내

알게 되었다. ㅎㅎㅎㅎ

만화의 퀄리티는 좀 아쉽다.

만화화의 강점을 살리는 연출보다는

무난하게 옮기는 것에 중점을 둔 것도 좀 아쉽고

개성이 좀 부족한 캐릭터 디자인도...

한 마디로 만화 작가의 개성과 장점이 드러나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첨엔 일본 타이틀인가 했는데

작가 이름도 그렇고 미국 프로젝트라는 이야기도 있고

작가는 중국계라는 말도 있고..

이런 류의 프로젝트가 시스템 중심으로 흘러가기는 하지만

좀 더 색깔있는 작가의 에너지가 들어간 버전으로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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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스토리블랙 3
김정신 지음, 홍세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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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톱을 깍은 후 잘 치우지 않으면

쥐가 그것을 먹고 자른 손발톱의 주인으로 변해서 나타난다는

옛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그 손톱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되어졌다.

표지와 내지의 그림 분위기가 좋다.

살짝 모래가 섞인 것 같은 느낌의 색상이

서늘하면서도

차갑지 않은 분위기를 전해준다.

쥐들과 표제에 박처리까지 해서 빛을 잘 받으면 반짝반짝한다.

이야기 속 영혼이 변해버린 흰쥐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투자 실패 후 매일 술을 먹고, 화가 많아진 아빠.

천재인 줄 알았던 아들, 비싼 가구 처럼 남들에게 자랑할 것이 중요한 엄마.

숫자도 영어도, 그림그리기도 좋아했던 영재는

쏟아지는 기대 속에서

더이상 영재가 아닌 엑스가 되어버렸다.

매일매일 큰소리가 오가는 아빠와 엄마의 모습에 고통스러운 영재는

모든 게 자기 때문인 것만 같다.

--- 여기부터는 스포가 될 것 같아요.----------------------------------------

고통스러워하는 영재의 모습과

엄마의 날카로운 말들이 너무 날이 서 있어서

충분히 예상하던 장면들이였음에도

마음이 다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새로운 쥐부모님과 행복해지면 안되나? 하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일요일의 세시간에 대해 알게되면서

그 시간을 가슴에 품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버텨왔을 영재를 생각하면서

주니어 문학이니까...

통상적인 결과로서 영재가 원래 부모를 택할 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단지 내 진짜 부모님이니까가 아닌

좀 더 절박한 영재의 마음이 전해지는 느낌이였다.

그러면서 부모가, 어른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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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일기 - 비행 뒤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이야기
김연실 지음 / 언제나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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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5년간 근무한 티웨이항공의 승무원이였던 글쓴이의

입사에서 퇴사까지의 회고록?

승무원이 알려주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라고 하는데...

막 신박한 정보?는 없는 듯.

어찌되었든 나름 선망직업군으로

이런 저런 정보들이 알려져 있다보니

처음듣는 이야기네. 싶은 수준의 정보까지는 쉽지 않은 듯.

오히려 비행 탑승객 아버님, 어머님들을 대할 때

팍팍 반말 섞어 능청스럽게 대했다는

글쓴이의 서비스 후기가 가장 충격적인 수준.

진짜? 라는 느낌이랄까.

승무원이 되기 위한 취업 안내서로서의 정보는

제로에 가까운지라 승무원 지망생들을 위한 책은 아닌 듯.

중간중간 그림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전하고 있는데...

내가 늙어그런가..

그림과 함께 있는 글씨가 너무 작아서 보기에 꽤 불편했다.

배려가 부족한 편집이랄까.

전체적으로 글쓴이의 캐릭터성은 두드러지고 재미있는 사람 같다.

다만 그것이 일반적인 승무원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글쓴이 개인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다보니

글쓴이에 대한 애정, 관심이 동반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좀 뜬금없게 읽힌달까.

대부분 개인의 경험을 전달하기는 하지만

승무원이라는 직업군의 이야기를 읽으려던 독자입장에서는

난 특별했어! 라는 게 좀 어색해서. ^^;

지금은 항공 취업지망자 자소서 첨삭이라거나 면접 대비 등

관련 과외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은데

좀 더 지망생들을 위한 책으로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는 한데...

그러면 아무래도 독자군이 제한되겠지....

몹시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글쓴이 캐릭터가 꽤 재미있다.

그래서,

캐릭터를 살린 에피소드 만화였으면

(읽기 좋게. 인스타에 올린 만화도 폰트를 좀 작게 쓰는 경향이...

그냥 내가 늙은 건가.... ㅠ.ㅜ)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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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였네 끼였어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그림책 대상 수상작
박보라 지음 / 오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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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가 외출나간 빈 집.

주인공 고양이는

온 집안을 뛰어오르며 신나게 논다.

그러다가 소파 사이에 딱!

끼어버렸다!!

꼼짝달싹 못하고 있다보니

이것도 나쁘지 않은 듯.

다정하게 말 걸어주는 소파와 함께

커다란 고양이로 변신!

도 잠깐.

집사가 날 구해줘버렸네.

소파 친구에게 다시 말을 걸어봐도 대답이 없네.

좋아 그렇다면!!

다시!!!

아마도 작가는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가 아닐까?

어느 날 소파에 끼어버린 고양이를 끄집어 냈는데

다음에 또 끼어있는 고양이를 보고

이런 이야기를 생각해낸 것이 아닐까?

온라인에서 가끔

도대체 고양이는 왜 이러는 걸까?

라는 질문과 함께 올라오는

고양이 사진들을 종종 보곤 했는데

소파 뒤로 넘어가거나 끼어있는 모습의 고양이를 봤던 것 같다.

그런 모습에 대한 작가 나름의 이유를 이렇게 그림책으로 만들어 낸 것 같다.

요즘은 이렇게

어른을 위한? 자신을 위한?

그림책이 많아진 것 같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건네는 타입이 아니라

좀 더 자신의 이야기 같은???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대상의 폭이 넓다고 해야 하나..

29회 눈높이 아동문학 그림책 부분 대상 당선작으로

노란색을 주된 배경색으로 삼고

파란 고양이가 주인공이다.

정리되지 않은 자유로운 느낌의 선과 구성을 사용하고 있다.

어쩌면 어린이 문학은

어른 안에 있는 어린이의 시선을 보여주는 걸까?

고양이의 이해할 수 없는 모습에서 읽어내는 이야기가

낯설지 않은 건 내 안의 시선도 많이 다른 건 아닌 것 같아서 말이다.

구체적으로 구현된 이미지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작업은

매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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