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장이 왕 1 - 젤레즈니 여왕 데네브가 한 곳에서 새로운 별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대장장이 왕 1
허교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의 취향상 읽기 쾌감을 가장 극대로 느끼는 장르는 판타지 계열이다.

물론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당연한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새롭게 조성된 세계와

그 세계를 구성하는 역사와 공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은 가슴을 뛰게 한다.

오랜만에 신선함을 품은 세계가 다가온 읽기를 경험했다.

마법사들의 왕국.

예언에 휘둘리는 형제.

대장장이 왕을 수호하는 사제들.

연인을 대장장이 왕으로 떠나보낸 여왕.

가장 낮은 곳에 있던 대장장이 왕.

세상을 지배하려는 황제

사라졌지만 존재하는 왕국의 왕과 왕자와 병사들.

전설같은 미지의 괴물.

아아.. 너무 좋다.

아마도 이어질 이야기는 서른두 번째 대장장이 왕인

청년 에이어리가 미성숙한 자신을 펼쳐보일 속터지는 모험담이 아닐까 싶다.

1권은 에이어리의 이야기를 위한 사전 포석인데

가공임이 분명하지만

부여된 역사가 깊이와 실제감을 만들어내고

다른 세상과 시간을 살아가지만

나와 같은 감정을 지닌 그들의 이야기가

꿈틀거린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너무 좋다.

에이어리를 사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청년의 객기를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하지만 대장장이 왕의 사제들은 이미 사랑하기 시작했으니까

끌려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아아아악!

한 권씩 내지 말라고!!!

전작 스무고개 탐정도 잘 만들어진 이야기로 읽는 맛이 좋았다.

하지만 종종 매끈한 계산이 느껴지는 게 아쉬웠는데

본격 판타지라는 장르를 만나서

치열한 계산이 거름이 되어 이야기를 생생하게 해주는 것이 참 좋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물 파는 아이, 곡비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작 고학년 책장
김연진 지음, 국민지 그림 / 오늘책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태어나면서 아비가 없었던 곡비 아이.

죄인의 아들이라 태어난 게 죄이고 존재치 않는 취급을 받는 오생.

뒤주에 갇혀 죽은 아버지를 위해 울 수도 없던 왕.

설움을 누르고 누르고 살아야만 했던 세 사림이 함께

눈물을 나누는 이야기는

왕이 어린 아이들과 우연히 연을 맺어

마음을 나눈다는 설정이 너~무 동화적이기는 하지만

오생의 아버지를 위한 상을 치루는 장면이 너무 인상적이고 마음을 뒤흔들어서

바라게 된다.

정말 아이와 오생과 왕이, 실컺 울 수 있었기를.

절정은 슬픔을 누르던 선비에게

"울어도 된다"라고 아이가 말해주는 장면이였다.

지금 다시 되돌려도 눈물이 왈칵나온다.

아이에게는 부모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절실한 존재를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잃어야 한다면, 그 슬픔을 표출하지 못하는 건

형벌이 되어버린다.

못되먹은 성격의 아씨도

어미를 잃고 유모의 정에 기대어 사는

형벌 속에 살고 있었다.

아버지를 잃고도 무서운 할아버지 밑에서 슬픔을 누르며 살아야했던 정조와

살아있으나 산 사람으로 살 수 없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위해 울 수도 없었던 오생.

매일이 서럽지만 자기가 서러운 줄도 몰랐던, 눈물이 나지 않는 곡비 아이를

엮어낸 발상이 놀랍다.

울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울어도 된다."고 작가는 말해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를 벌을 받는 존재들을 위한

위로의 이야기가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혼나고 오셔! - 택시운전사의 빙글빙글 일기
우치다 쇼지 지음, 김현화 옮김 / 로북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들어볼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욕보셔" 라는 말이 있었다.

그냥 수고하시라 하면 될텐데

굳이 욕을 봐야할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오늘도 혼나고 오셔!

라는 말은 저자 우치다 쇼지가 택시를 몰고 나갈 때

사무소의 직원분이 건넨 인사다.

하루 종일 차 안에서 버터야 하고

진상손님을 만날 때도 있고

화장실도 못가고 버텨도 하루 5만엔을 채우지 못할 때가 비일비재

운좋은 날은 어쩌다 한 번.

그러니 혼나고 오는 날이 기본값이라는 거겠지?

사업체가 도산하고 특별한 기술이 없던 저자가

돈을 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택시 운전이였다.

50세부터 65세까지

신체적인 무리가 느껴지기 전까지 15년간 달려왔던 택시 인생이 담겨있는 책이다.

글을 읽고 있다보면

굉장히 성실한 타입이신 것 같다.

처음 택시 회사에 가서 면접 보고, 교육받고

초기의 어려움들에 대해 꽤나 꼼꼼하고 성실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전투적인 영업으로 돈을 버는 일은 성격이 안 맞는 듯.

대신 접객만은 자신있어하는 자긍심도 전달된다.

일본 택시는 손님에게 불필요하게 말을 걸어서도 안되고

얼굴을 처다봐도 안되고

원치않는 음악을 틀어서도 안되는 가보다.

요즘 좀 좋아지기는 했다지만

한국의 택시들도 좀 기본값으로 장착해줬으면 좋겠다.

취객을 상대하는 요령이라거나

개인택시 취득 요건 등

택시기사분들의 이야기들을 꽤나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줘서

좀더 현실적인 부분을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꼴보기 싫은 진상 이야기도 강렬했지만

빨리 가려는 손님만 있는 건 아니다. 라는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좀 돌아가더라도 예쁜 꽃길을 보면서 가고 싶어하기도 하고

지름길이 아니지만 항상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길로 다니는 사람도 있곤 했다는 이야기가

왠지 모르게 조금 위안이 되었던 건 무슨 이유였을까?

부를 이루고

인생역전을 한 건 아니지만

15년을 성실하게 매일을 살아갔던 사람의 기록은 그 자체로

응원이 되고 위안이 된다.

#로북 #일본에세이 #택시운전사 #오늘도혼나고오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 도서관 소설집 꿈꾸는돌 33
최상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관을 소재로 7명의 작가가 펼쳐내는

책냄새 배인 이야기들.

표제작인 최상희 작가의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는 읽고 나면

왜 이 작품이 표제작인지 바로 설득된다.

도서부의 연례행사. 책의 밤.

책을 읽으며 학교 도서관에서 밤을 보내는 모습은

지나간 학창시절의 기분좋은 두근거림을 떠올리게 한다.

거기에 학교 도서관에 도토리를 숨겨놓듯

지정 자리가 아닌 곳에 숨겨진 책을 찾아 범인을 쫓는 재미까지 추가되어 있다.

범인을 찾기 위해 숨겨졌던 책을 함께 읽고

감상을 나누고

어떤 사람일지 추론하는 즐거움.

혹시 범인은... 하며 희미하게 도토리를 숨기는 자의 정체가 느껴질 때쯤

불안한 행복이 안쓰러우면서도

순간의 기쁨에 슬며시 따라 웃게된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100% 활용된 이야기라고 느껴졌다.

우아한 거짓말과 완득이의 김려령 작가의 [우리가 아주 예뻤을 때]는

귀염뽁짝한 예쁜 러브 스토리로 좋은 이야기이기는 한데

도서관 이야기라기보다는 방짜 유기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 게 아쉬웠다.

김혜원 작가의 [황혜홀혜]는

비가 처오는 세상, 돈 없는 사람들이 꼭대기에서 낮은 땅을 쫓겨가는 세상에

종자 보관처럼 책이 보관되는 세상에서

각자의 이유가 담긴 책을 지키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얼마 전 퍼부은 비 속에서 지하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죽은 사람들과

주차장에 갇혀 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생각났다.

신현이 작가의 [덜컹거리는 존재]

사이가 틀어진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해답을 도서관에서 찾게 되는 이야기인데

소재를 활용하는 방식이 좀 아쉽다.

전쟁같던 시간에 회사를 다니듯 도서관을 다니며 근무하는 자세로 책을 읽자

전쟁이 끝나고 세상에 평온이 찾아왔다는 작가의 짧은 후기가

사는 곳 가까이 좋은 도서관이 있기를 희망한다는 말이

좀 더 마음에 와닿았다.

이희영 작가의 [책내기]는 인간의 이야기가 책으로 묶여 있는 도서관의 풋내기 관리관과

많은 이야기 책 중 누군가의 이야기다.

막 신선한 설정은 아니지만

지루하게 반복되는 책이라는 삶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였다.

대부분의 삶이 드라마, 영화처럼 엄청난 사건들로 채워져 있지는 않을테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루하겠구나.

꾸준하게 살아가는 삶의 한 방에 위로랄까, 다짐같은 걸 하게 하는 이야기다.

허진희 작가의 [유령이 머무는 숲]

도서관에서 만난 유령을 통해 엄마가 있을 거라는 희망을 찾는 아이.

마지막 구절이 좋다.

"모든 사라진 것들은 도서관에 있다."

[한밤에 만난 두 사람]은 황영미 작가의 작품이다.

엄마의 새로운 연인 때문에 마음이 불안해진 주인공은

매일 엄마와 다툰다.

다툼 끝에 집을 나와 주린 배를 안고 도서관까지 흘러?간 주인공이

어린 시절의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

"마음의 안개가 걷혀야 미래가 보인다."

돌베개의 꿈꾸는 돌 시리즈의 다음 작품집은 영화관을 소재로 한다.

길다면 긴 코로나 시간동안 영화관에 대한 느낌이나 이미지도 조금 변화된 것 같은데

그런 것들까지 반영되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잊어버리는 날 물구나무 세상보기
사라 룬드베리 지음, 이유진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뭘 계속 놓치고

어긋나고

힘들게 하는 날

노아와 엄마의 오늘이 그런 날인 듯.

나중에야 알게되기는 하지만

시작부터 문제가 있던 날이였다.

그닥 내키지 않는 알마의 생일날.

노아는 딱히 가고 싶지 않은데

엄마가 재미있을 거라며 손을 잡아끈다.

난, 알마랑 논적도 없는데!!!

시내로 뛰쳐나가 알마의 선물을 사려고 살펴봤지만 마땅한 게 보이지는 않는다

더운 나머지 노아의 재킷을 벗어둔 걸 잊어버리고 나와서 다시 돌아가고!

장난감 가게에서 기껏 선물을 골랐는데

노아의 모자를 잊어버리고 왔네!

그리곤 허겁지겁 알마의 집 앞에 도착했는데

선물은 어디 간거야!!!!!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였다는 거!!!

넘치는 사람들과 물건들 속에서

계속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모자의 모습에

왠지 마음이 허겁지겁해진다.

하루의 소동이 끝나고

"내일은 아무 것도 하지 말자."는

엄마와 노아의 모습을 따라

늘어지는 마음.

아마 진종일 벌어진 소동의 바닥에는

내키지 않는 노아의 마음이 있었던 게 아닐까?

예전에 엄마가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하면 사고가 난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억지로 할 거면 하지말라고 등짝을 얻어맞았던 듯.

그래설까 보는 내내 용케 노아의 엄마가 화를 내지 않는다라고 생각했다.

누가봐도 뚱한 표정의 노아인데. ㅎㅎㅎ

아마 엄마도 노아에게 아주 조금 동조하는 마음이 있어서는 아니였을까?

해야만 하는 일이 없는

늘어질 수 있는 하루를 보낼 다음 날이 있어서 다행이다.

알마의 선물로 산 잊어버린 왕관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그 뒷 이야기가

부록처럼 실려있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