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만 있고 끝이 없는 당신을 위한 책
이경수 지음 / 다연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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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찔려서 집어들었다.

사실 정확한 요즘 고민은 시작도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심리학 전공인 저자의 약력이 제목과 함께 읽는 사람을 채찍질한다.

10년을 전업맘으로 지내다가

학사편입 후 대학원을 진학해 박사과정을 밟고

현재 동 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일 뿐 아니라 기업 컨설팅도 하고 있다.

시작 후 결과를 내기 위한 가열찬 경로가 보이지 않는가.

전체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명확하게 보이는 구조다.

시작하기

가능성 믿기

과거 마무리하기

미래 디자인하기

의미와 동기 찾기

실행하고 점검하기

축하하기

로 진행되는 스탭들은 제목만으로 충분히 짐작할만한 내용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있다.

기존에 관련 책을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반복적으로 만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오히려 포인트는 부록에 있다.

챕터별 요약으로 본문의 내용이 정리되어 있고

스스로의 변화를 위한 행동을 만들기 위한

목표 수립 양식, 습관목표 만들기 그리고 실천하기, 주간 리뷰 양식이 실려있다.

별책으로 만들어 실사용이 양호하게 해주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 너무 떠먹여달라는 심보같아서 이쯤에서 만족만족.

 

 

"조금만 부지런히 움직여서 주말에 하기로 마음먹은 집 안 곳곳 청소, 옷장 정리, 고장 난 물건 수선 등을 생각한 대로 마치고 나면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기분에 하루가 뿌듯하다. ......

우리가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느낌이다. 하루하루를, 그래서 우리 삶의 모든 날을 그런 느낌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 그것들이 모여서 언젠가는 인생을 변화시킬 만큼 커다란 전환점을 만들어줄 것이다."

라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저런 뿌듯한 느낌이 언제였는가를 돌아봤다.

언젠가는 해야지 라고 마음먹은 일들이 내 주변을 가득채우고 있다.

아마도 나는 이것들에 발이 매여 어디로도 가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그 어떤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로 하는 작음 약속과 결심들을 끝까지 해내고

작은 성취들을 쌓는 삶을 시작하는 것이

언제고 너무 늦은 결심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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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좀비의 목숨을 건 철학 수업
사쿠라 츠요시 지음, 김영택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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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뚱맞은 제목이다 싶었다.

그리고 절벽에 뛰어내린 인간과 좀비가 생사를 걸고 철학수업을 한다는 식의

소개글을 읽고는 설정 참 극단적이네. 싶었다.

좀비랑 철학이라니, 가장 철학에서 멀어보이는 존재를 엮어낸 저자의 발상이 신선했다.

저자 소개에 따르면

희극인을 지망하다 여행, 과학, 경제학 서적을 집필했다.

그런데 이번엔 철학?

뭐하는 사람인가 싶은데 여행 서적은 베스트셀러, 과학 서적은 과학책 100선에 선정 되었단다.

이 인간 좀비 철학서도 엄청난 양이 판매되었다는데...

뭐하는 사람이지?????? 더욱 궁금증이 증폭되는 저자의 약력이다.

다만 하나 짐작해볼 수 있는 건 어떤 소재를 다루든 글을 참 잘 쓰는가보다 하는 것이다.

사실 처음에는 절벽에 갖혀

사람은 좀비의 먹이감이 되고

좀비는 먹이감을 눈앞에 둔 무시무시한 상황에

펼쳐지는 생의 끝에서 되짚는 철학 이야기일거라고 짐작했다.

너무 극단적이지 않은가.. 재미보다는 공포와 압박감이 우선일 것 같고.

응. 역시 글 잘쓰는 저자는 저런 재미없는 없는 설정이 아니라

철학좀비라는 새로운 좀비를 선보인다.

생전 철학에 대한 배움과 연구가 있던 자는 좀비에게 물려도 생각을 지속할 수 있으며

이돌라의 숨결이라는 살아있는 다른 인간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게 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까지 가진 좀비가 된다.

ㅎㅎㅎ

뭐야 대체. 싶기는 하지만

대체로 철학좀비들은 시간의 제약 없이 철학에 대해 탐구할 수 있기 때문에 만족스러워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빛나는 존재는 히로. 철학좀비에게 철학수업을 듣는

철학을 쓸데없는 학문으로 인지하고 있던 주인공이다.

뭔가 음성지원이 되는 기분이다.

다다다다다다.  자신감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다다다다다다.

말이 어찌나 많은지. 그리고 말도 잘해!

무엇보다 신났던 건

히로의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딱 내 수준인거다. ㅎㅎㅎㅎㅎ

그래서일까? 좀비철학선생의 수업은 그런데도 잘 읽혀나갔고

한 챕터마다 거북하지 않은 양의 정보가 전달되어서 부담도 없었다.

왜 그렇게 많이 판매가 되었는지 알 것 같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만담을 읽는 느낌이랄까.

대중철학서로는 더할나위 없는 책을 만난 것 같다.

철학은 어렵지 않나? 하며 내키지 않아하는 분이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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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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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의 작가 미우라 시온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픽.

받아본 책이 너무 이뻐서 기쁨 두배!

아직 어두운 새벽녁의 푸르스름 속에서 제 빛으로 빛나는 세밀한 식물들.

그 속에서 은은하게 존재감을 보이는 실험도구가 인간이 있음을 알린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반짝반짝인다.

차가운 듯 하지만

은은하게 품고 있는 빛의 여운이 사랑 없는 세계가 얼마나 따뜻한지를 예고하는 것 같다.

식물학 실험실의 이야기라고 했는데

느닷없이 소년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요리로의 길을 파이팅 넘치게 내달리는 청년

후지마루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사랑 없는 세계.

좋은 가게임은 틀림없지만 엔푸쿠테이의 2층에서 기거하며 눈

뜨고 가게일을 시작하고 가게일이 끝나면 2층으로 올라와 잠들어 버리는 것 뿐인 일상에

아무런 불만이 없을 뿐더러 더욱 요리의 길에 매진하고자 하는

보기드문 성실과 열정을 지닌 후지마루의 삶이 대단하다고 느낀 것도 잠시.

가게 앞 대학의 연구실로 배달을 가서 만난 모토무라를 비롯한 연구실 사람들의 생활 또한 대단하다.

특히나 모토무라는 식물의 기공 무늬나 버섯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아무렇지 않게 입고 다니며

(읽으면서는 나도 그게 뭐 그렇게 특별한가? 했는데 성적인 이미지가 있다고 한다.)

온통 애기장대 생각뿐이다.

그런 그녀에게 반해버린 후지마루.

모든 관심과 애정이 식물을 향해 있는 그녀에게 인간의 애정을 전할 수 있을 것인가!?!?

알려주고 싶지만... 스포니까... 참아본다...

이 작품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정말 좋은데,

일단 식물학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다.

일본식물학회에서 "식물연구 활동에 대한 정확한 묘사를 통해 일반 사회에 식물학을 잘 알렸다." 며 특별상을 받았을만큼 차분차분한 설명을 따라가다보면 (이해했는지 여부를 따지지말자.) 뭐가 식물학에 대해 알아버린 것 같아진다. 어떤 연구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아는 듯한 착각이 일어난다.

이 작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사전 편찬 때도 그랬지만, 얼마나 공부하고 인터뷰를 한 걸까?

단지 알아본 정도로는 이렇게 못 쓸 것 같은데...

그리고, 또 하나는 독특한 개성을 가진 좋은 사람들에 대한 묘사다.

후지마루의 식당의 단골 손님과 대장. 대장의 연인.

많은 분량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좋은 사람들이라는 것이 전해지는 따뜻한 사람들이다.

모토무라 실험실의 개성넘치는 연구자들 또한 매력이 넘치는데

그중에서도 연구실 대장 마쓰다가 처음부터 넘 마음에 들었었다.

아, 마쓰다의 예전 동료 에피소드를 읽을 때는 펑펑 울었다.

전체적으로 잔잔하게 진행되어서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던 건지

스스로도 당황스러울만큼 서럽고 안타까워 한참을 울어댔다.

(영상화된다면 이 장면, 어떻게 풀어낼까? 어떤 배우로든 만족할 자신이 없다. 크흑.

나는 마쓰다에게 반해버렸다. 크흑...

가공인물을 사랑하는 이 사랑없는 세계라니... 크흐흑)

후일담이 궁금하면서도 궁금하지 않은 독특한 작품.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이후로 어떻게 살아갈지 알 것 같은 기분이랄까...

ㅎㅎㅎㅎ

참 좋은 책이다.

온기가 넘치는 사랑 없는 세계로 어서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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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를 묻다 The Tangled Tree - 다윈 이후, 생명의 역사를 새롭게 밝혀낸 과학자들의 여정
데이비드 쾀멘 지음, 이미경 외 옮김 / 프리렉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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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두툼한 두께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깔끔한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고.
다만 진화라... 그렇게 친한 주제는 아닌데...
살짝 들춰보니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어쩌고 수준이 아니라
DNA 운운한다. 겁이 났다.
그래도, 왠지 따뜻해보이는 책을 용기내어 들었다.

저자 데이비드 쾀멘은 전 세계의 오지를 탐사하면서 원주민과 동물을 연구해온 최고의 생태 저술가이자
논픽션과 소설 15권을 펴냈다. 단지 연구자가 아닌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전달할 줄 아는 작가라는
걸 짐작할 수 있는 이력이다.

저자에 대한 기대대로 낯선 분야의 전문적인 이야기이지만 꽤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럴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이런 과학적 이야기들과 함께 거론될 수 밖에 없는 연구자들의 인간적인 이야기들이
함께 서술되어 있다는 점이다.
격동과 놀라움, 때로는 분노와 가끔 어이없는 전개를 보고 있노라니
극으로 구성한 재현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워낙 낯선 분야라서 한 페이지에서 접하게 되는 정보의 양이 엄청나다.
이해와 습득을 목표로 하기에는 버거워 그저 살펴본다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책은 우리가 그래도 이름은 들어봤던 다윈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지만, 곧 낯선 (이 분야에서는 중요한 사람이라는데..) 이들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중심축이 되는 칼 워즈라는 '고세균'를 발견하고
새로운 형태의 생명의 나무를 완성시킨 사람의 죽음으로 이 책은 마무리가 된다. 
 
재미있었던? 충격적이였던 내용은
1970년대 중반, 과학자들이 DNA 염기서열을 사용하여 모든 생명의 역사를 다시 조사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중 가장 놀라운 발견은 수평적 유전자 전달 (HGT) 즉 종을 가로지르는 유전자의 이동이었다.
인간 게놈의 약 8%가 조상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옆에서 들어온 것이라는 것이다.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라는 재앙이 이 수평적 유전자 전달 (HGT)의 직접적인 결과임을
발견한 츠토무 와타나베의 이야기까지 이르면

요근래 전지구의 발을 묶고 있는 코로나19와 최근 발생했던
다양한 바이러스가 떠올라 버렸다.

이맘때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운명적이라는 느낌?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정보량이 워낙 어마무시하기는 하지만
읽는 것 자체는 힘들지 않아서
관련하여 읽기를 이어가고 싶은 호기심을 던져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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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중의 탄생 - 흩어진 개인은 어떻게 대중이라는 권력이 되었는가
군터 게바우어.스벤 뤼커 지음, 염정용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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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으로 보이는 군중들의 행동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를

보여줄까 싶어서 읽어보려고 했는데...

좀 어려웠다.

베를린 출신의 철학자 두 분이 공저한 책인데

스벤 뤼커라는 분은 희곡도 쓰시는 분이라고 한다.

철학자의 희곡이라...

왠지 두려운 걸... ㅎㅎㅎ

새로운 대중의 탄생이라는 책은

21세기를 개인의 시대라고 하지만

대중의 활동 무대가 바뀌었을 뿐 여전히 정치, 문화 영역에 힘을 발휘하고 있다.

라는 이야기라고 정리할 수 있다.

다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개진하고

대중 속에서도 자신의 자아와 개인주의를 잃지 않는 개인주의와 융합되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강화되어 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개념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별스럽지 않은 이야기라고 느껴진다.

이미 우리는 광화문의 경험과

온라인 운동가들, 가깝게는 홍콩의 대중들을 보고 있는 참이니까.

예전의 대중들이 광장에 모였다면

앞으로의 대중들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며 필요한 일에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궁금해지는 것은

새로운 대중들은 그들을 컨트롤하고자 하는 의도에

자유로운가 하는 점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퍼퓰리즘적 대중의 역습이라고 설명하는 부분을

꼼꼼히 읽어봐야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특히나 불처럼 타오르는 기질의 우리 사회에서라면 더욱 그러하다.

쉽지는 않지만 @@;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소재라는 측면에서

온라인의 무리지음에 지쳐있는 분들에게 권해본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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