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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좀비의 목숨을 건 철학 수업
사쿠라 츠요시 지음, 김영택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2월
평점 :
생뚱맞은 제목이다 싶었다.
그리고 절벽에 뛰어내린 인간과 좀비가 생사를 걸고 철학수업을 한다는 식의
소개글을 읽고는 설정 참 극단적이네. 싶었다.
좀비랑 철학이라니, 가장 철학에서 멀어보이는 존재를 엮어낸 저자의 발상이 신선했다.
저자 소개에 따르면
희극인을 지망하다 여행, 과학, 경제학 서적을 집필했다.
그런데 이번엔 철학?
뭐하는 사람인가 싶은데 여행 서적은 베스트셀러, 과학 서적은 과학책 100선에 선정 되었단다.
이 인간 좀비 철학서도 엄청난 양이 판매되었다는데...
뭐하는 사람이지?????? 더욱 궁금증이 증폭되는 저자의 약력이다.
다만 하나 짐작해볼 수 있는 건 어떤 소재를 다루든 글을 참 잘 쓰는가보다 하는 것이다.
사실 처음에는 절벽에 갖혀
사람은 좀비의 먹이감이 되고
좀비는 먹이감을 눈앞에 둔 무시무시한 상황에
펼쳐지는 생의 끝에서 되짚는 철학 이야기일거라고 짐작했다.
너무 극단적이지 않은가.. 재미보다는 공포와 압박감이 우선일 것 같고.
응. 역시 글 잘쓰는 저자는 저런 재미없는 없는 설정이 아니라
철학좀비라는 새로운 좀비를 선보인다.
생전 철학에 대한 배움과 연구가 있던 자는 좀비에게 물려도 생각을 지속할 수 있으며
이돌라의 숨결이라는 살아있는 다른 인간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게 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까지 가진 좀비가 된다.
ㅎㅎㅎ
뭐야 대체. 싶기는 하지만
대체로 철학좀비들은 시간의 제약 없이 철학에 대해 탐구할 수 있기 때문에 만족스러워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빛나는 존재는 히로. 철학좀비에게 철학수업을 듣는
철학을 쓸데없는 학문으로 인지하고 있던 주인공이다.
뭔가 음성지원이 되는 기분이다.
다다다다다다. 자신감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다다다다다다.
말이 어찌나 많은지. 그리고 말도 잘해!
무엇보다 신났던 건
히로의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딱 내 수준인거다. ㅎㅎㅎㅎㅎ
그래서일까? 좀비철학선생의 수업은 그런데도 잘 읽혀나갔고
한 챕터마다 거북하지 않은 양의 정보가 전달되어서 부담도 없었다.
왜 그렇게 많이 판매가 되었는지 알 것 같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만담을 읽는 느낌이랄까.
대중철학서로는 더할나위 없는 책을 만난 것 같다.
철학은 어렵지 않나? 하며 내키지 않아하는 분이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