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고의 사운드 - 전 세계의 경이로운 소리를 과학으로 풀다
트레버 콕스 지음, 김아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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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얼마나 작은지

볼 수 있는 것, 먹어볼 수 있는 것, 가볼 수 있는 것이

한 사람으로 제한되다고 했을 때 모르고 끝나버리는 한 사람의 인생이라니.

그런 측면에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보는 건

작은 세상을 조금씩 확장하는 가장 적극적인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세상의 소리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소리 뿐 아니라

자연의 소리.

그리고 소리가 끼치는 영향.

놀랍다.

사실상 시각 위주의 생활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멋진 소리에 대한 기록들은

마치 또하나의 차원일지도.

총 9장으로 구성된 본문에서

다양한 소리여행을 떠나도록 안내하고 있는데

직접 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면

이 책은 여행책이 될 수도 있겠다.

나름 과학적 설명을 풀어주기는 했지만

고대 건축물의 음향 효과에 대한 설명은 오히려 더 신비해지는 느낌이다.

인간의 역사에서

대부분의 것들을 설명하지 못할 뿐

대부분 인간들은 이미 알아야 할 것들을 이미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아니라면

그 때 어떻게 이런 게 가능했지?

그 시대 저자와 같은 음향 엔지니어들은 알고 있었지만

아직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남아있지 않을까?

그리고, 자연 다큐에 대한 이야기도 나름 인상적이였다.

인공적인 소리로 묻어버린

자연의 소리들.

얼마전 동물에 관한 다큐를 보는데

동물이 내는 주파수는 우리와 달라서

우리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내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 장면이 있었다

거기에서 우리가 듣는 소리로 가공해서 들려주었었는데

자연 다큐에서 좀 더 담아둬야 할 것들은

시청자의 감정을 유도하는 가공의 음악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소리를 알려주고

인공의 노력을 좀 더 입혀야 할 부분은

우리가 미쳐 듣지 못한 소리를 잡아주는 작업 쪽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튼, 신선한 책이였다.

세상을 보기만 하지 말고

귀를 기울여 살아가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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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역사학자 유 엠 부틴의 고조선 연구 - 고조선, 역사.고고학적 개요
유리 미하일로비치 부틴 지음, 이병두 옮김, 유정희 해제 / 아이네아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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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 그대로 출간 당시까지의 고조선에 관한 연구 내용을 정리해놓은 책이다.

특이점이라면 저자의 국적이 러시아 사람으로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정리되어 있다는 지점이다.

주변 국가인 중국,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과 북한의 연구자들에게는

각자 입장이라는 것이 반영되는 측면이 있어 상대적인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시선의 측면을 떠나 이 책이 나오기 전에 국내의 연구서 출간이 없었다고하니

저자가 우리 학계에 큰 선물을 주었구나 싶다.

개인적으로 고조선이라고 하면

곰과 호랑이가 인간이 되는 신화적 시기로 인식하고 있어서

책을 통해 보여지는 모습이

나름 조직되어진 사회의 흔적들이 남아있다는 서술에

좀 놀랍기도 했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고조선의 영토 문제와 인종 구성

2장은 문헌에서 언급되고 있는 고조선에 대한 내용

3장은 초기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고조선의 문화를 알려주는 유물들에 관한 설명

4장은 고조선의 사회, 경제적인 상황을 나름 설명하고 있다.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국가이기도 하고

독립적인 문자도 없어 기록도 없고해서

중국의 기록이나 유물들을 통해 추론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그대로 추론이라

얼마 없는 자료들을 통해 가장 합리적인 그림을 그려내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상황인 거 같다.

더구나 남북으로 나뉘어 있어

지리적으로 접근이 더 어려웠던 우리 학계에서는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다.

여러모로 복잡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학계의 연구과제들은

교류하며 쌓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논문에 가까운 느낌이고

사실 관계에 대한 논리적 접근을 우선하고 있다보니

스토리적인 재미를 찾기도 어렵다.

다만

존재했던 국가인 고조선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상상을 자극하는 단서를 찾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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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운전하고 오겠습니다 - 인생은 대리가 아니니까
김희철 지음 / 동아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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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정도의 다큐멘터리와 다큐 관련 책을 한권 낸 저자가

생을 위한 직업으로 대리운전을 택한다.

(택한다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다양한 선택지가 아닌

몇개없는 길 중 하나일 때도 선택인가?)

그 나날들의 기록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나는 sns에서 다른 사람들의 생활을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

(? 좋아? 거의 무의식적인 중독같은 느낌?)

특별한 이벤트가 없더라도 세상을 무너뜨리는 사건 사고가 아닌

일상의 순간순간들은 나름의 생명력이 전달된다.

2018년 11월 21일부터 2019년 6월 2일.

비교적 최근까지의 하루하루의 기록들이다.

길고양이 사진으로 시작된 일기는

거의 매일 대리 운전을 통해 만나는 고객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삶이 그렇듯이 좋았던 고객에 대한 기록보다는

불쾌했던 고객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많다.

아니, 내 기억이 불쾌함을 좀 더 담아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대리 운전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그들로 구성되는 사회가 보여진다.

저자와 손님들의 대화를 통해 보여지는 이 사회는

결코 선이 이기고

노력이 보장받는 사회가 아니다.

그래도 살아갈 수 밖에....

제목처럼

인생은 대리가 아니니까.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꼽으라면...

부제인 [인생은 대리가 아니니까] 였다.

인생을 대리로 살아줄수도

대리를 부탁할 수도 없는 것이 인생이니까

그런데, 돈 많은

힘있는 사람들은

많은 부분을 대리로 처리하지 않나?

불금의 대리 콜이 불타오르듯

즐거운? 시간을 위해 운전을 대리시키듯...

인생은 대리가 아닌데,

노동과 고통은 대리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에서 느껴지는 씁쓸함의 원인이 아닐까?

말그대로 대리운전하면서

써내려간 일기들이다.

특별한 깨달음이나

예민한 감상보다는

그냥 하루하루의 나날들이다.

누군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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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으로 귀신 잡는 법 짧아도 괜찮아 5
박생강 지음 / 걷는사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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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 좀 경쾌함을 기대했었나보다.

표지 그림도 약간 만화같기도 하고.

워낙 짧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보니

(작은 책에 무려 16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모두 다 경쾌하기만 할 수는 없지.

현대판 옛이야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들은

그래서인지

사람들 사이에 웃음꺼리로 돌아다니는 도시전설을 닮았다.

의례 도시전설이 그러하듯

약간의 찝찝함과 불쾌함이 미련처럼

묻어있는 느낌까지.

표지작인 치킨으로 귀신잡는 법과 연관된

그림인 것으로 짐작되는 치킨이 들어간 부적 이미지가

작품과 작품 사이 남는 페이지를 메우고 있는데

꽤나 귀엽다.

책갈피 타입으로 만들어서 사은품?으로 함께 주어도 좋았겠다.

작품 외에 짧게나마 저자 박생강과 다른 소설가인 오한기 작가의 대담이 실려 있다.

거기에서 알건데

박생강 작가가 수사전문지 기자 일을 하고 계시다고. @@;

신선신선.

거기에 에어비앤비 청소(운영하시나?)

칼럼 쓰고, 강의하고...

사우나에서 일했던 경험, 에이앤비에서 일했던 경험들을

모두 소설로 풀어냈던 전작의 모습처럼

이 짧은 이야기들 안에서도 작가의 삶이 조금씩 녹아들어 있는가보다.

놀라운 건

그 작은 파편들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구성됐다는 점이다.

하나하나가 작가이면서

작가로부터 독립적인 이야기들이라는 것이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멋진 일인거 같다.

이 작가의 특이한 점이라면

특정 브랜드가 가공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들어나는 점인데...

(한 작품에 lg,금성 등 브랜드 명이 그대로 나오는데

굉장히 신선하게 환기가 되더라.

그리고, 정말 2019판 이야기가 되는 느낌도 있고)

대담에서 나왔던 것처럼

그런 기존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에 좀 더 편해져서

다른 작품들에서도 볼 수 있으면 좋겠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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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어 괜찮은 하루 - 말보다 확실한 그림 한 점의 위로
조안나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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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분자분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책.

그림에 관한 가이드나 안내서가 아니라

그림을 매개로 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엮여있다.

하루의 일기 중

그림 이야기가 들어간 일기들을 모아놓은 듯한?

전문적인 그림의 정보가 들어있거나

그림 애호가? 로서의 감상과 관람의 팁이 있는 것도 아니니

정보라는 것을 얻고자 하는 목적의 독서에 적합한 책은 아니다.

특히나 나같은 경우

회화 작품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서

(회화 작품을 보면 뭔가가 잘 안 느껴진달까?

저자들처럼 그 화가가 말하고자 하는, 전달하고자 하는 정서를

읽어내질 못하겠다.

다른 그림 그리는 사람들과

유명한 작품들과의 차이를 못 느끼겠달까...)

저자가 말하는 감각들에 공감하기도 힘들어서

오히려 그림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조안나라는 개인이 보이는 부분이 더 흥미로웠다.

급하게 서두는 모습이 연상되지 않는 ...

해나가야 하는 일이 차 있어도

일상의 감각들을 글로 옮기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욕심.

그런 것들이 쌓여 이루어진 사람.

단편적인 글을 통해 누군가를 아는 듯 느낀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나름 자신이 허락하고 드러낸 일면을 통해

누군가를 상상해 내는 것 또한

책을 읽은 개인의 자동반사적인 작업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또하나라면

저자처럼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소개된 작품들을 한 편 한 편 천천히 시간을 들여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슬몃 자리 잡았다는 건

이 책이 나를 움직였다는 거겠지.

그림으로 위안을 받을만큼의 감성은 아니지만

그림으로 위안을 찾을 수 있구나 라는 걸

알게 된 것으로 감사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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