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평점 :
책이 가벼워서 좋다.
매년 대여섯 차례 8년 동안 공모전에 도전해 왔다는 작가의 말이... 단 한 줄이지만..
참으로 길고 긴 시간이였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한 서른 번쯤 떨어지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내가 소설에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더 해야 하는지를 잠시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겐 딱히 재능이라 불릴 만한 재능이 하나도
없었다. 이제까지 그렇게 살아왔던 내가 느닷없이 재능 없음을
한탄하다니. 좀 웃겼다. 선택은 그래서 간단했다. 어차피 나는 모
든 일에 재능이 없으니, 그냥 내가 좋아하는지 아닌지만 생각하
면 되었다.]
작가의 말 중 일부를 가져왔다. 단순하면서도 모두 쉽지 않다고 말하는 ... 그런 삶이다.
이 소설의 모든 장 제목은 잭슨 폴록 작품명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장마다 그림을 작게라도 이미지로 넣어줬으면 좋았을텐데...
표지도 잭슨 플록의 작품에서 가져왔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 바싸니까... 못했겠지...쩝.
작중에서는 잭슨 폴록의 작품에서 본연의 순수함과 악의 전통성이 느껴진다는 .. 이야기가 있는데...
모르겠다. 작품의 이면을 보는 눈이 없어서일까?
내 눈에는 혼란과 무질서. 가 느껴질 뿐이다.
그리고, 작가의 의도와 부합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읽은 저스트스맨은 그 이미지가 아주 잘 어울린다.
오프닝부터, 정확하게는 오물충이라 불리게 되는 사내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시끄럽고, 어수선하며,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모두가 이야기 하고 있는 분위기가
폴락의 흩뿌려져 공간을 가득 차운 작품의 이미지들과 맞춘 듯이 어울렸다.
줄거리를 파악하는 것이 힘든 작품은 아니다.
생각보다 단순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꽤나 친절한 설명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시끄럽다는 이미지를 떨칠 수가 없었다.
온라인상에서 단지 텍스트들이 줄줄이 올라올 뿐인데
그것들이 음성을 더해 엄청난 소음으로 느껴졌던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게 어떤 느낌인지 이해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선지 책을 읽고나서 생각이 정리가 안된다.
그저 시끄러운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로그아웃 하듯
책을 덮고, 책 밖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고 싶을 뿐이다.
ps. 등장인물 중 여성들도 [그]라는 대명사를 쓴다.
어떤 의도였을까?